김선애 교수 연구팀, 식품 생산 전 과정의 항생제 내성 전파 경로 규명
김선애
식품생명공학과
농장부터 소매점까지 추적… 도축·가공 환경의 항생제 내성 ‘저장소’ 역할 밝혀
국제저명학술지 <Microbiome (IF 14.9)> 게재
식품생명공학과 김선애 교수 연구팀이 식품 생산 과정의 항생제 내성 전파 경로를 규명했다.
항생제 내성(Antimicrobial resistance, AMR)은 ‘조용한 팬데믹(silent pandemic)’으로 불릴 만큼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는 공중보건 위협이다. 1990년 이후 매년 100만 명 이상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직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50년에는 연간 직접 사망자 수가 191만 명, 항생제 내성이 사망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연간 82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항생제로 치료하기 어려운 감염병의 발생과 확산을 초래하는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위협으로, 사람뿐 아니라 동물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One Health 관점에서의 대응이 요구되는 문제다.
특히 축산 분야에서 사용되는 항생제는 가축의 장내 미생물과 사육 환경에서 항생제 내성균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antimicrobial resistance genes, ARGs)의 선택과 확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주로 농장이나 최종 식육에서 내성균 또는 내성 유전자가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조사하는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며, 가축이 농장을 떠나 도축·가공·유통되는 전 과정에서 항생제 내성이 어디에서 유입되고 어떠한 경로를 통해 전달되는지는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김선애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동일한 돼지가 양돈 농장에서 출하되어 도축장, 식육가공장 및 소매점에 이르는 전 생산 과정을 추적하는 종단적(longitudinal) 차세대염기서열해독기술 기반의 샷건 메타게놈 시퀀싱(shotgun metagenomic sequencing, 시료에 포함된 다양한 미생물의 유전물질을 한꺼번에 분석하는 방법)을 이용해 미생물 군집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원천 추적(source tracking), 유전체 조립(assembly), 이동성 유전인자(mobile genetic elements, MGEs) 분석 및 메타게놈 조립 유전체(metagenome-assembled genome, MAG) 분석을 통합하여 내성 유전자가 어느 환경에서 유래하는지, 어떤 세균이 이를 보유하는지, 다른 세균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지까지 유전체 수준에서 추적하였다. 김선애 교수팀과 University of Florida의 KC Jeong 교수팀이 공동으로 참여한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Microbiome (IF = 14.9, JCR 상위 6%)>에 최근 게재되면서 우수성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종류와 분포는 생산 단계에 따라 뚜렷하게 변화했으며, 양돈 농장뿐 아니라 도축장과 가공장 환경에서도 높은 수준의 항생제 내성 유전자 저장소(ARG reservoir)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소매 단계에서는 ARG의 종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일부 임상적으로 중요한 항생제 내성 인자는 가공 과정을 거친 후에도 지속적으로 검출되었다.
돼지고기 생산 전 과정에서의 항생제 내성 환경 저장소와 전파 경로 개념도
특히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도축·가공 환경 자체가 돼지고기 표면의 항생제 내성 구성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이다. 가공장에서도 바닥과 작업대 등 현장 환경이 주요 항생제 내성 유전자 유입원(ARG source)로 나타났다. 이는 항생제 내성이 농장에서 형성된 뒤 생산망을 따라 단순히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도축·가공 과정에서 작업 환경과의 접촉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구성되고 새롭게 유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Acinetobacter와 Pseudomonas 등 식품 생산 환경에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세균들이 다양한 ARG의 주요 보유 세균으로 확인되었으며, 일부 내성 유전자는 트랜스포존(transposon)이나 삽입서 열(insertion sequence)과 같은 이동성 유전인자(MGEs)와 함께 존재하여 서로 다른 세균 사이에서 수평적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총 405개 ARG 가운데 13개가 MGE와 동일한 유전체 조각에서 확인되는 것을 통해 실제 식품 생산 환경에서 항생제 내성이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미생물 간에 이동하고 확산할 수 있는 유전적 기반이 존재함을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을 넘어 농장-도축장-가공장-소매점으로 연결되는 식품 생산 전 과정에서 항생제 내성의 환경 저장소와 전달 경로를 유전체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항생제 사용이 이루어지는 농장뿐 아니라 도축·가공 시설의 환경과 작업 과정 역시 AMR 관리의 중요한 개입 지점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식품 생산시설에서의 환경 모니터링과 위생관리 전략을 항생제 내성 관리까지 확장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논문은 궁극적으로 생산 환경과 작업 조건 중 미생물의 지속성과 ARG 이동을 촉진하는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식품 생산 시스템에서 AMR 위험을 줄이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김선애 교수는 “본 연구는 항생제 내성이 농장에서 유래해 최종 식품까지 단순히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도축·가공 과정의 환경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재구성되고 확산될 수 있음을 규명한 연구”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가축의 항생제 사용 관리뿐 아니라 식품 생산환경까지 포괄하는 항생제 내성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보다 효과적인 식품안전 관리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사업, △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논문은 「Environmental reservoirs and transmission pathways of antimicrobial resistance across the pork production continuum」이라는 제목으로 국제저명학술지 Microbiome(IF 14.9)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