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애다기도실
본관 건물 중앙 높은 곳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13개의 돌계단을 밟고 건물 안 3층으로 올라가면, 중간 지점에서 진한 갈색의 낡은 나무문을 만나게 된다. 이곳이 1931년 이화여전 재학중에 하늘나라로 간 김애다 동창을 기념하여 만든 ‘애다 기도실’이다.
‘여기는 조용히 묵상과 기도를 하는 장소입니다’라고 쓰인 팻말이 붙은 문을 밀고 들어서면 오랜 세월의 냄새가 코 끝뿐 아니라 가슴에 스민다. 진갈색의 낡은 마루와 의자, 마주 보이는 창문 앞의 진갈색 강대상과 그 위에 펼쳐진 큰 성경책은 높은 타원형의 천정 몰딩 그리고 등경과 어우러져 거룩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새삼 ‘이화’가 지는 ‘믿음의 전통’을 추억하게 한다.
이 기도실을 당시의 학우들이 주저없이 ‘애다 기도실’로 명명하게 한 김애다 동창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신촌교사 이전 문제로 고심하던 아펜셀라 교장과 함께 교사 이전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드려 아펜셀라 교장에게 큰 힘을 준 기도의 선배다. 그는 또 5년 동안 투병하면서도 늘 학교와 이웃을 위해 기도했는데, 그의 신앙생활을 기념하고자 당시의 학우들이 헌금을 모아 본관이 완성되던 1935년에 본관 3층 이 자리에 기도실을 마련한 것이다.
2. 학생문화관 기도실
각종 포스터와 알림판들이 요란한 학생문화관 2층의 원형 복도를 끝까지 따라 가다 보면, 제일 끝 쪽에 있는 기도실을 만나게 된다.
기도실 문 좌측 벽면에는 아래와 같은 쑥색의 머릿글이 붙어있다.
"이화는 기독교 정신을 건학이념으로 한국여성 고등교육을 담당해 오면서 학생들이 기도와 묵상으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기도실을 소망했습니다." 이런 뜻을 헤아려 기도실이 있는 학생문화관을 건립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신 최순영ㆍ이형자 님께 감사드리며 그 귀한 뜻을 기립니다.
<1998년 5월 30일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정신을 기억하라는 선배들의 격려에 힘입어 이곳에서는 기독학생동아리 모임과 예배가 자주 열리고 있다. 기도실을 들어서면 회색 카펫 위의 원목 장의자들이 각양의 기도제목을 갖고 간절히 간구하는 학생들을 위해 묵묵히 엎드려 있다. 십자가를 마주하고 있는 작은 창문으로 들어온 햇살은 강대상 위의 꽃 향기를 은은하게 드러내며, 작은 창문 사이로 보이는 나뭇잎의 움직임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케 한다.
3. 대학교회 예배실
박물관 뒤쪽으로 국제교육관과 나란히 대학교회가 있다. 흔히 보이는 첨탑이나 십자가가 보이지 않는 현대식 교회 건물이다.
건물의 중앙 부분을 십자 모양으로 감싸고 있는 철골 구조물이 십자가를 상징한다. 계단을 오른 후 교회 현관 안으로 들어가면 교회 사무실과 소예배실이 있고, 한 층 더 오르면 대예배실이 있다.
현재의 대학교회는 2000년 5월 31일에 봉헌되었다. 1935년 9월 29일 중강당에서 시작된 대학교회가 교인들의 오랜 숙원을 바탕으로 독립된 건물을 갖게 된 것이다. 영안모자 그룹의 백성학 회장이 어머니를 기리며 기부한 기부금과 교인들이 오랫동안 모은 헌금을 합하여 학교에서 제공한 부지 위에 아름다운 건물을 세웠다.
매주일 700명 정도의 교인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한국 사회의 지식인들과 젊은 부부 그리고 청년들이 모여서 주일마다 말씀을 묵상하고 찬송하고 기도하고 있다.
평일에도 아침에 출근하는 교직원들이 교회에 들러 기도하거나, 학생들이 조용히 명상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4. ECC 기도실
이화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이화캠퍼스복합단지(ECC) 지하2층 B 261호에는 ‘이미화 기도실’이라는 이름의 작고 아름다운 기도실이 있다. 기도실의 위치가 학생들이 공부하는 ECC 열람실 바로 옆이라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쉽게 찾아와 기도하고 명상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정문과도 가까운 곳이라 등하굣길의 학생들이 잠시 들러 학업과 진로, 취업, 그리고 여러 가지 고민으로 힘든 마음을 내려놓고 위로와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이 기도실은 최귀란 동문(약학 56년 졸)이 딸 이미화 동문(사회 82년 졸)을 위해 기부하며 시작되었고 이화여대 대학교회 교인들의 기부로 완성되었다. 이 기도실은 특히 김찬중 건축가의 재능기부로 아름다운 예술공간으로 탄생하였다. 두꺼운 원목으로 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짙고 푸른 나무향기가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기도실을 가득 에워싼 나무벽은 수많은 블록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채광은 마치 하나님의 계시와 은총을 말해주는 것 같다.
기도실 앞에는 특별한 십자가가 놓여 있다. 지구를 반으로 자른 것 같은 반구의 원목 안에 깊이 십자가가 패여 있고 그 속에서 은은한 빛이 우러나온다. 빛과 향기의 조화 속에 기도자는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영광을 경험하며 깊은 위로와 안식을 얻는다.
5. 기숙사 기도실
한우리집 ‘승민 기도실’은 1999년 2월 23일, 한우리집 개관과 함께 박인자 동창(영문 63)의 후원으로 마련되었다.
기도실 문의 좌측 벽면에 붙은 머릿글에는 하늘나라로 먼저 간 자녀 승민이를 추억하고, 이화의 딸들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기를 소원하는 박 동창의 마음이 담겨있다.
"이 기도실은 여러분이 기도와 묵상으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박인자 동창님(영문63)께서 후원해 주셨습니다."
<1999년 2월 23일>
사생들의 찬양과 기도모임 공간으로 사용되는 이 기도실에는 디지털 피아노와 피아노, 찬양악보, 찬송가, 성경 등이 비치되어 있으며 푹신한 방석과 은은한 조명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6. I-House 기숙사 기도실
2006년 개관한 I-House 기숙사 A/B동 지하2층 G207호에는 Christian Prayer Room라는 이름의 작고 예쁜 기도실이 있다. 이름 그대로 작은 예배당이기도 하다.
기도실에 들어서면 중앙벽면에서 자연스레 이어져 나온 십자가 뒤로 은은한 빛이 뿜어 나오며 방문자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그 밑에는 아담한 원목 보면대 위로 커다란 성경책이 펼쳐져 있고 여러 나라 말로 된 각국의 성경책들이 놓여있다. 전등을 켜지 않아도 절로 무릎 꿇고 앉아 기도하게 만드는 방이다. 천정과 벽과 바닥이 모두 따뜻한 재질의 원목으로 일체를 이루고 있어 여기에 들어오면 따뜻한 어머니의 품에 안긴 기분이다.
이곳은 세계 각국에서 이화를 찾아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이 그리운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곳이며 낯선 땅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건강하고 무사히 학업을 완수하게 해달라고 간구하는 곳이다.
7. E-House 기도실
2016년 8월에 완공된 이하우스(E-House) 기숙사에는 네 곳의 기도실이 있다. 안산 자락에 아기자기하게 위치한 이하우스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이국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기도하기에 좋은 기숙사이다. 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세련미를 풍기는 각각의 건물들에 위치해 있는 기도실들은 이러한 이하우스의 분위기와 느낌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202동 B175실에 위치한 기도실은 작은 제단과 기도의자를 갖추고 있으며 전면에 위치한 고동색 십자가에는 형광등이 있어 불을 켰을 때, 하얀 불빛이 하얀색 벽면으로 번져가며 경건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204동 B278실에 위치한 기도실은 다른 이하우스의 기도실보다는 공간이 넓은 편이다. 대학교회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이 기도실은 전면에 조형예술대학 패션디자인전공에서 제작한 다양한 십자가들이 있어 예술적인 감성을 느끼면서 기도할 수 있는 곳이다.
302동 B176실에 위치한 기도실은 좁은 장소이지만 벤치의자를 설치해 여러 명이 함께 기도할 수 있다. 전면 좌우 바닥에 조명시설이 있으며 여기에서 나오는 하얀 불빛이 전면 중앙에 위치한 하얀 십자가를 비추고 있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준다.
304동 B176실에 위치한 기도실은 성경을 올려 놓은 제단이 설치되어 있으며 전면 중앙에는 하얀색 돌들로 엮은 듯한 울퉁불퉁한 십자가가 위치해 있다. 그렇기에 이 기도실은 위에서 내려오는 불빛 조명과 함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안산자락의 주변환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맑은 공기와 청명한 하늘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하우스는 기도와 경건의 삶을 실천할 수 있는 훌륭한 장소이다. 학기 중에 집을 떠나 이하우스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은 가까이 위치한 이곳 기도실에서 경건의 묵상시간을 가지며 사랑과 나눔의 이화정신을 배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먼 미래의 자신의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