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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계] SBS 곽상은 기자(영문・95학번)가 말하는 현장 저널리즘 N

  • 등록일2026.07.02
  • 18

오늘 이화DNA 인터뷰의 주인공은 제42회 최은희여기자상을 수상한 SBS 곽상은 기자(영문・95학번)입니다.  ‘최은희여기자상’은 매년 취재 현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여성 기자를 선정하여 수여하는 상인데요. 곽상은 기자는 전쟁이라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현장의 진실을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 하나로 직접 취재 현장에 나서, 언론인의 사명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하고 있는데요. 정의롭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현장을 누비는 SBS 곽상은 기자님의 이야기, 함께 만나 보시죠.

SBS 스튜디오에서 곽상은 기자

Q. 안녕하세요, 동문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어영문학과 95학번, 국제대학원 99학번 졸업생 곽상은입니다. 2000년 가을 SBS에 입사해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해왔습니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는 평일 8시 뉴스 앵커로 시청자들과 만났고,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파리 특파원으로 활동했습니다. 현재는 귀국해 국제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2025년 한국 언론사 기자 중 처음으로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입성하여 현장을 보도하셨는데요. 이 경험이 동문님께 어떤 의미로 와닿았는지 궁금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이스라엘-이란 12일 전쟁’을 현장에서 취재했던 경험을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그랬듯, 지난해 12일 전쟁 때도 저는 주변국에 머무는 대신 전쟁 당사국으로 들어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전쟁의 표면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곳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는 한, 시청자들에게 현장의 진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Q. 분쟁지역 취재 등을 통해 국제 보도의 영역을 확장하며 최은희 여기자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최은희여기자상 수상은 개인적인 영광을 넘어, 이런 시대 속에서 ‘현장 저널리즘’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Q. 분쟁지역 보도는 외신 자료나 영상으로도 전달이 가능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현장 취재를 선택하셨는데요. 현장을 직접 마주하고 전달하도록 이끈 힘과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전쟁은 폭격 횟수나 사망자 수 같은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외교적 수사 뒤에는 언제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존재합니다. 저는 그 삶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우는 아이들, 불안 속에서도 일상을 지키려 애쓰는 시민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도 인터뷰에 응해준 가족들.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쟁이나 재난 관련 기사를 쓸 때면 늘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먼 나라에서 찾아온 기자를 바라보던 그 눈빛은 제가 계속 현장을 찾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언론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일은 여전히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책임감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Q. 전쟁 보도에서 ‘사전 취재, 윤리적 접근, 신중한 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해오셨는데요. 실제 특파원의 현장 취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원칙과 기준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는 인간에 대한 존중입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맥락입니다. 전쟁은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라 역사와 정치, 종교, 경제가 얽힌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단순한 선악 구도로 설명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취재팀의 안전입니다. 방송 취재는 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영상기자 등 동료들과 함께하는 팀 작업이기 때문에, 팀의 안전을 항상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는 전쟁 보도뿐 아니라 모든 보도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직업을 갖든 ‘존중’과 ‘맥락’은 결국 신뢰를 만드는 힘이니까요.


Q. 사회부·국제부 기자에서 앵커, 특파원까지 ‘언론인’이라는 직업 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셨는데요. 처음 언론인을 꿈꾸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학생 때 비교적 활동적인 편이었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기자라는 직업이 제 성향과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매체비평학회’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토론하는 과정을 무척 즐겼습니다.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일에 흥미를 느꼈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기자의 일이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사회를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언론인의 길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Q.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직업이라는 점이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계속 나아갈 용기를 얻으셨나요?

기자라는 직업은 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비극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큰 부담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또 세상에는 흑백으로 명확히 나눌 수 없는 일들도 많습니다. 

그럴 때면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정말 진실에 가까운가’, ‘혹시 놓친 부분은 없는가’를 끊임없이 자문하게 됩니다. 이런 질문들은 때로 기사를 쓰는 손을 주춤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도 삶의 어려움을 통해 성장하듯, 기자 역시 그런 고민 속에서 성숙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을 멈추지 않고 스스로와 사회를 계속 돌아보는 과정 자체가 기자의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결국 필요한 것은 특별한 용기라기보다, 마음을 다잡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에서 곽상은 기자

Q. SBS 뉴스 기자 소개란에 적힌 ‘정의롭고 따뜻한 사회’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습니다. 동문님께서 세상이 조금 더 정의롭고 따뜻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공감의 확장’을 볼 때 그런 변화를 느낍니다. 과거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차별과 폭력에 대해 이제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분노합니다. 타인의 고통에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사회가 조금씩 더 따뜻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물론 때로는 혐오가 관용과 포용을 밀어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집단지성과 역사의 흐름을 믿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은 인간의 가장 잔혹한 면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가족과 이웃을 지키고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돕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가장 폭력적이고 비이성적인 상황 속에서도 인간의 따뜻한 면과 끈질긴 생명력을 목격하게 됩니다.


Q.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 DNA’는 무엇인가요?

학창 시절에는 성별로 인한 차별을 크게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여학생이라는 이유로 더 낮은 목표를 제시받은 적도 없었고,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는 데 성별이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지 않았어요. 하지만 사회에 나와 보니 현실은 달랐습니다. 차별은 때로 구조적이었고, 겉으로는 친절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는 이화에서 배운 태도를 떠올렸습니다. 이화에서 우리는 누구의 보조나 대체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한 사람의 주체로 교육받았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선배들이 만들어온 역사 역시 그런 자세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다만 지금 사회에서는 한 가지 질문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차별받고 있는가’뿐 아니라, ‘내가 의도치 않게 차별을 만들거나 강화하고 있지는 않은가’도 끊임없이 돌아봐야 합니다. 차별을 견디지 않기 위한 감수성만큼, 차별을 만들지 않기 위한 책임감 역시 절실히 필요한 시대입니다.


Q. 세상을 바꾸는 힘을 기르고 있는 이화인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은 이미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때로는 냉정하기도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질문을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의롭고 따뜻한 사회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질문과 용기, 그리고 그 기록이 쌓일 때 비로소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바로 그 ‘누군가’가 될 수 있습니다.

언젠가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동료로 만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내일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7기 손승아, 17기 윤예원 ( 기사 원문 바로 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