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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WPBL 1순위 지명 김현아 동문(체육과학부·26년졸) N

  • 등록일2026.04.16
  • 28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아직 충분한 제도와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분야라면 그 길은 더욱 낯설고 외롭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오늘은 미국 여자 프로야구 리그 WPBL 보스턴에 1순위로 지명되며 국내 최초의 여자 프로야구 선수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김현아 동문(체육과학부·26년졸)을 만나보았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최초와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화에 새로운 길을 그려낸 김현아 동문님과의 인터뷰, 지금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자 야구 국가대표이자 미국 여자 프로야구 WPBL에 드래프트된 20학번 김현아입니다. 포수를 보고 있습니다.


Q. WPBL 보스턴에 1순위로 지명되며 국내 최초로 여자 프로야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되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WPBL 이 미국에서 70년 만에 열리는 역사적인 여자 프로야구 리그이다 보니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 리그에 도전한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인데, 보스턴에 발탁되어 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Q. 동문님께서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중학생 때 야구를 시작했어요. 남동생이 선수를 준비한다고 야구팀에 들어가면서 동생을 따라 취미로 야구를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에는 여자 선수들이 뛸 팀이 없어서 사회인 야구팀에서 야구를 이어가다가, 고등학교 1학년 후반부터는 야구를 잠깐 쉬며 공부에 집중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와서, 신입생 때 혼자 레슨장에서 1년 정도 준비를 하고 다시 야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Q. 포수라는 포지션을 맡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주로 3루수를 맡았고, 포수를 맡은 지는 사실 오래되지 않았어요. 제가 어깨가 강하고 시야가 넓은 편이라 감독님의 조언이 있어서 25년부터 포수를 보기 시작했어요. 감독님 추천으로 한번 포수 포지션을 맡아보니까 잘 맞아서 쭉 하게 됐습니다. 여자 야구선수들은 포지션을 돌아가면서 맡는 경우도 많거든요. 국가대표팀에서는 외야수랑 내야수도 맡아봤습니다.


Q. 경기 시작 전, 동문님만의 루틴이 있으신가요?

특별히 지키는 루틴이 있지는 않아요. 오히려 예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굳이 꼽아보자면 경기 시작 전에 노래를 듣고 들어간다는 정도가 루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로 밴드 노래를 듣고 경기장에 나가는데 가장 최근의 아시안컵 경기 전에는 강렬한 힙합을 들었어요. 힙합도 강렬한 매력이 있어서 잘 맞았습니다. (웃음)


Q. 프로 진출까지의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인지, 또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사실 WPBL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운동을 계속할 여건이 안 됐어요. 고등학교에는 여자 선수들이 뛸 수 있는 팀이 없는 등 여자 야구는 환경적 제약이 큽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허황된 꿈이라고 이야기했어요. 미래도 없고,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걷는 길이 남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길이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낙담했다기보다는 그러니까, 당장 야구를 그만둬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매일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하루하루에 집중하다 보니 지금까지 야구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여자야구 선수들은 모두 오직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운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사실 언제든 나만 손을 놓으면 바로 포기할 수 있는 분야다 보니,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후회를 남기지 말자’라는 마인드로 야구를 했어요. 야구를 할 때 내 모습이 진짜 ‘나’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Q. 여자야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여자야구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는 타구를 보면 ‘저건 2루타다’, 이런 식으로 예측이 잘 되잖아요. 그런데 여자야구는 안타를 쳐도 어떻게 될지 예측이 정말 어려워요. 센터 앞에 안타를 치는 경우에도 어떤 건 아웃이 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타점이 엄청 높게 나오기도 하거든요. 항상 예측하기 어려운, 뻔하지 않은 게임이 많다는 게 여자야구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이화에서의 경험은 무엇인가요?

제가 2022년부터 2025년 초까지, 햇수로 3년 정도 우리 학교 야구 동아리 #이화플레이걸스 의 훈련을 도와주면서 코치 역할을 했어요. 벗들이랑 함께 훈련하면서, 다들 야구를 경험하고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크다는 걸 느꼈어요. 이화플레이걸스 벗들을 보면서 제가 처음 야구를 시작했던 시절도 많이 떠올랐고, 덕분에 초심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화플레이걸스와 함께 했던 시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Q. 진로를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화인들이 많습니다. WPBL 도전 직전, 취업과 야구의 갈림길에서 고민하시며 먼저 그 길을 경험한 선배로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사실 제가 대단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야구에 너무 몰입해서 동아리, 대외활동처럼 취업을 위한 스펙 준비가 거의 안 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너무 한 우물만 파고 살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1년 정도 야구를 쉬면서 학교생활도 해보고, 취업 준비도 하면서 학과 교수님께 조언을 구했어요. 그때 교수님께서 "4학년이라도 늦지 않았다.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해라."라고 말씀하실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결국 야구였어요. 그래서 야구를 정말 후회 없이 해보자고 다짐했고, WPBL에도 도전하게 됐습니다. 

다들 항상 고민도, 생각도 많을 텐데 전 망설이지 말고 일단 "그냥 해라."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Q.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DNA’는 무엇인가요?

겁이 없다는 것이 이화인의 특징 같아요. 학교에서 친구들, 동기들, 후배들을 볼 때도 마찬가지고, 사회에 나갔을 때도 항상 느꼈어요. 여자 사회인 야구단에도 이대 출신이 꽤 있거든요. 정말 다양한 직업을 가지신 분들을 만났는데, 다들 겁 없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시더라고요. 그런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용기를 많이 얻었습니다.

또 이화 선배님들이 남몰래 뒤에서 도와주셨던 것도 생각납니다. 여자 야구에 대한 초반 기사들은 대부분 우리 학교 출신 기자님이 다뤄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본교 동문이신 스포츠서울 황혜정 기자님도 여자야구 혹은 저와 관련한 이벤트가 있으면 항상 기사를 내주세요. 또 야구 분야 선배님들도 제 고민이나 궁금한 점을 토로할 때 진심을 다해서 조언해 주시고 도와주십니다. 이렇게 이화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선뜻 도와주는 게 진짜 이화DNA라고 생각합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7기 김서정( 기사 원문 바로 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