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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계] KBS 국제협력실 김혜란 동문(영어영문·82년졸)

  • 등록일2015.10.30
  • 5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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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 매체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고 신뢰도 높은 언론 매체. 15년 연속 영향력 1위를 차지한 언론 매체. 어디일까요? 바로 KBS입니다.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에서 일하는 것은 언론인을 꿈꾸는 많은 이들의 목표이기도 할 텐데요. 흔히 ‘KBS’ 하면 기자, 아나운서, 앵커 등을 먼저 떠올리지만, 언론매체 또한 국제처, 대외협력실, 경력개발센터 등 다양한 기관과 부서로 구성돼 있습니다. 오늘은 KBS 국제협력실에서 28년 째 몸담고 있는 김혜란 동문(영문·82년졸)을 만나봅니다.

KBS, 국제협력실, 김혜란

안녕하세요, 저는 82년도에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KBS 국제협력실에서 근무하는 김혜란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웃음)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부터 KBS 국제 협력실에서 28년 째 근무하고 있고, KBS 여성협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KBS 이화언론인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KBS 국제협력실은 외교통상부와 같은 창구

KBS 국제협력실이라고 하면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저도 KBS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입사하고 나서야 알았으니까요.(웃음) 간단하게 말하면 KBS에서 ‘외교통상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국제협력실입니다. 직원은 10명 정도 계시는데, 대부분 영어를 기본으로 하고, 여러 외국어에 능통합니다. 직종도 PD, 촬영기자, 카메라맨, 기획 행정직, 기술 등으로 다양한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어요.

저희는 전 세계 방송국제기구 ABU(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 등 활동, 지역협력(일본NHK, 중국CCTV 방송사), 국제상 및 국제공동제작 등 글로벌콘텐츠 개발협력, 국제홍보, 주요 국제행사 기획 및 운영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전 세계 해외 방송사와 국제교류협력의 창구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드릴 수 있겠네요.

 

KBS와 이어온 오랜 인연

이화 재학시절에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신문방송학을 부전공했어요. 그 당시에 꼭 신문방송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막연하게 방송이라는 분야에 관심은 있었던 듯해요.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시절에 저희 합주단이 우승을 해서 KBS 어린이프로그램에 출연해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웃음) 그리고 대학교 1학년 때 3개월 정도 KBS 국제방송국에서 11개국의 언어로 여러 다른 나라에 송출하는 일본어반 인턴경험을 해본 적이 있어요.

대학 졸업 후에는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미국에서 가족과 3년간 생활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잠시 귀국했던 1988년에 일본어 전문가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시험에 응시해서 다행히 합격했고, 지금까지 이렇게 KBS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어릴 적부터 꽤나 다양하게 KBS와 인연을 이어왔네요. 

이화 언론인을 연결하는 이화 네트워크

‘KBS이화언론인회’는 이전까지 소그룹으로 이어져오다가, 2012년부터 공식화됐습니다. 저는 올해 4번째 회장직을 맡고 있고, 80여 명의 상당히 많은 여직원들이 가입돼 있어요. 직종도 아주 다양해요. 사람들은 방송에 노출되는 PD, 기자, 아나운서 등의 직종만 있는 줄 알지만, 그 뒤에는 기술발전을 위해 연구하는 ‘기술연구원’, 뉴미디어에 대해 연구하는 ‘IT인프라’, KBS 수신료 경영 등을 다루는 ‘기획 행정’ 등 다양한 직종의 분들이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KBS에서 일하는 이화 선배들 중에는 매스컴에 많이 노출돼 여러분에게 익숙한 분들도 계시지만, 상당히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며 일하고 있어요. KBS이화언론인회원들끼리는 이메일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정보공유를 하고 있고, 직종별로 간사들이 있어서 함께 네트워크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KBS이화언론인회는 연 2회 봄과 가을에 함께 식사하는 정기모임을 갖고 있는데, 올해는 특별히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님께서 기꺼이 여의도로 와주셨어요. 그래서 지난 6월에 함께 식사를 하면서 KBS와 이화여대의 네트워크를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했네요. 총장님께서 KBS에 이렇게 많은 이화 동문이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시면서, 이화여대 창립 13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 KBS 이화 동문들도 함께 재능기부를 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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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화언론인클럽'은 KBS뿐만 아니라 여러 신문사, 출판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화출신 언론인들의 모임입니다. 이화 언론인 클럽 중 KBS가 많은 인원을 차지해요. 연회비도 가장 많이 기여하고요.(웃음) 지난 4월에 학교 캠퍼스에서 함께 모여 모임을 가지기도 했어요. 승진 등 좋은 일이 있을 때에는 선배들을 중심으로 기부도 하고 좋은 정보도 공유하며 모임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더 많은 여성 CEO 나왔으면

KBS에 '여성협회'가 있는데 550명 정도의 여직원들이 가입돼 있어요. 이 여성협회의 협회장 중에는 이화여대 출신이 상당한 포지션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 이화 동문이 사회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신입사원 공채를 하면 PD, 기자, 아나운서 분야에서 여성 비율이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해요. 이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입사해서 제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여성 간부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고요. 일선에서 열심히 노력했던 선배들의 노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는 중간 간부들이 더 많아지고, 선배가 후배를 이끌어줘서 머지않아 더 많은 여성 CEO가 나왔으면 해요.

앞으로 열린 마음, 호기심,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할 것

 

KBS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사이기에 공적 책무를 하는 곳입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 한 선배가 KBS는 ‘꿈을 만드는 공장’이라고 말해주셨었는데 그 말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어떠한 서비스나 제품이 아닌 꿈을 만드는 KBS에서 일하면서 하루하루가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KBS는 창의적이고 신뢰받는, 그리고 미래를 여는 미디어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KBS를 만들 준비가 된 인재를 원해요. 국제협력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으로서, 저는 글로벌시대의 변화에 열린 마음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가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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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에서의 가르침

대학 재학시절의 저는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아서 항상 도전하고, 열심히 활동하려 했던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운동을 좋아해서 암벽등반 동아리에 들어서 주말마다 근교 산에 갔고, 여름에는 설악산에서 록클라이밍도 했어요. 그 외에도 외국어를 좋아해서 영어연극 동아리에서도 활동하고 국제행사에서 통역도 했어요.

학교에서의 4년은 저에게 사회에 나갈 힘을 주었고, 저를 기본을 충실히 지키는 사람으로 성장시켰던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을 많이 만났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 이화여대 출신인 경우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우리 이화 동문들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소리 없이 활약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껴요.

사실 요즘 남녀공학을 많이들 선호한다고 하지만, 저는 여성전문대학으로써 이화여대만이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학교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물론 많은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겠지만 저는 앞으로 이화여대가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에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학교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다운 생활을 즐기며 차근차근 준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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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전공을 정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어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전공이 좋은지 몰랐거든요. 막연히 외국어가 좋고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영어영문학을 선택했죠.

 

요즘 취업이 어려워서 후배들이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사회에 나갔을 때 전공도 중요하겠지만, 대학에서의 4년은 사회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소중한 기간이라고 생각해요. 대학생에게 주어지는 4년이라는 시간을 교양과 경험을 충분히 쌓고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해보면서, 나중에 사회에 나가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고 대비하는 시기로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사회에 나와 보니 동료로서 열린 마음으로 성실하게 협력하고, 얼마나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어느 회사나 단체에 가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와 동시에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파악하고, 들어가고 싶은 회사나 단체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파악해서 준비하는 것도 게을리 하면 안 되겠죠.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준비함과 동시에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봉사활동이나 배낭여행 등도 하고, 여유롭게 독서하는 시간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사회에 나가면 그런 활동을 할 여유가 없거든요. 대학생활은 일생에 한번밖에 없기 때문에 충분히 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화의 후배들에게 한마디

우선 저를 인터뷰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어렸을 적 꿈이 외교관이었는데 KBS 국제협력실에서 그와 비슷한 업무를 한다는 것에 감사하고 보람도 느끼고 있어요. 항상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앞으로 여성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활약할 수 있는 분야도 많아질 것이라 생각해요. 결혼이나 육아로 인해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인생이라는 게 장기적으로 봐야하더라고요. 끝까지 버티고 참는 사람이 승리를 하는 게임인 것 같아요. 여러분도 앞으로 졸업하면 정글같은 무한경쟁 사회에서 여러 도전을 마주하게 될 텐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일을 하길 바라요. 이 사회의 필수 구성원으로서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삶이 된다면 그것이 성공이 아닌가 생각해요.


이화투데이 리포터 김나경(국제·13), 김다빈(영문·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