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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계] 비정상회담 신드롬의 주인공, 임정아 PD(신문방송·94졸)

  • 등록일2015.03.24
  • 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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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뒤에 찾아오는 ‘월요병’. 최근 이 월요병을 말끔히 치료해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어 화제다. 11개국의 ‘비정상’이라는 외국인들을 보기위해 월요일 밤만 되면 시청자들은 TV 앞으로 모여든다. 가히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인기를 얻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PD를 맡고 있는 임정아 동문을 이화투데이에서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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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무언가를 기획하던 소녀, PD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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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하나씩 흥미 있어 하는 일이 있죠. 저는 어려서부터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무대에 올리는, 일종의 연출 일을 좋아했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성탄절 연극이라던가, 학교 학예회 등을 도맡아 기획하곤 했죠. PD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한 건 고등학교 때 였습니다. 대학 입시 준비를 하면서 진로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PD라는 직업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쪽으로 직업적 루트를 잡게 된 것이죠. 

 

대학에 입학해서는 주축은 아니었지만 학생회나 농활 등의 활동에 참여해서 다채로운 행사들을 만들어내는 일을 했습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과 연합해서 기획하는 활동들에도 대학 내내 꾸준히 참여했었죠.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경험하라고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다양한 상황에 놓여보고 그 곳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기를 바래요. 다양한 유형의 사람을 만나보는 것은 PD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에 꼭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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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장르계의 팔방미인, 예능의 매력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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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TV가 기본적으로 웃음을 주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TV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 교양이 아닌 예능으로 입사지원을 하게 되었죠. 예능에는 포함이 안 되는 것이 없어요. 예능을 통해 모든 걸 할 수 있죠. 재미는 물론 감동도 줄 수 있고, 의미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또, 가장 변화무쌍한 장르가 예능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저와 잘 맞겠다고 생각해서 지원한 것도 있습니다. 지금도 저는 이 선택이 아주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입사한 곳은 MBC였습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기획했던 프로그램이 ‘GOD의 육아 일기’였어요. 그 후로는 ‘신동엽의 러브하우스’, ‘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지금은 JTBC로 이직해서 ‘비정상회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저는 늘 모든 것에 ‘촉’을 열고 생활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가장 먼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떠올리고, 그 다음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프로그램이 탄생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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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닌 그들의 생각, ‘정상이 아닌 비정상의 생각 

 

사실 비정상회담이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져서 저도 굉장히 놀랐습니다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정상이 아닌 사람들 즉, ‘비정상들의 회담이잖아요여기서 비정상이라는 단어는 ‘summit’이 아닌 ‘non-summit’, 그리고 ‘normal’이 아닌 ‘abnormal’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이 회담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주로 2030세대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에요이 고민들을 우리의 시선이 아닌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토론하는 것이죠한국 사람들끼리 토론하면 매번 비슷한 이야기를 하다고 끝나버리고 말잖아요하지만 이 주제들을 가지고 외국인들과 함께 토론을 하니 굉장히 엉뚱하면서도 신선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요같은 고민거리를 놓고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정상적이라고 판단되는 생각이 그들에게는 비정상적인 것일 수도 있고그 반대가 되는 경우도 있죠신선하면서도 엉뚱한 G11의 시선을 통해 우리의 시선을 확장하고 사고를 넓히는 것이것이 비정상회담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의 G11 섭외 기준은 크게 두 가지였어요. 첫째로기존 방송에서 활발히 활동하지 않은 사람을 찾았어요그리고 둘째로본국에서 성장기를 보내 어느 정도 모국에 대한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했죠또한 부모 중 한 사람이 한국인일 경우한국적인 가치관이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섭외하지 않았습니다무엇보다 한국어 구사가 유창한 사람이 아닌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외국인을 알아보는 데 주력했습니다예를 들어패널 중 한 명인 로빈은 한국말을 그다지 유창하게 구사하지는 않지만 짧게 더듬거리며 말해도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말하죠이러한 기준으로 모든 방면에서 찾아보고인터뷰까지 진행한 끝에 최종적으로 11명의비정상을 선발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것을 세상 밖으로 펼치며 매일을 다르게 살아가는 직업, PD


PD라는 직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매일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점인것 같아요도예가가 도자기를 만들고 공예가가 공예품을 제작하듯, PD의 경우에는 스토리를 가진 영상을 만들어 방송에 내보내는 일을 하죠.여러분은 학생이라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사실 매일 똑같이 학교에 가는 것 같아도 매번 배우는 것이 다르죠이것이 가능한 직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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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들을 단순히 조합하거나 기존의 관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토대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좋아요. PD라는 직업의 이런 점이 저를 사로잡았기 때문에앞으로도 계속 기획과 연출을 하며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일을 하고 싶어요.

 

자기만의 샘을 채워나가는 대학시절이화인 여러분이 후회 없이 보내길 바랍니다

어떤 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대학 4년을 보내면취업은 할 수 있을지언정 취업 후 5년이 지난 뒤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거에요.물론 취업은 중요한 일이죠하지만 오로지 취업만을 목표로 획일적인 루트를 따라가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보지 않아요자신만의 경험과 지식을 얻기위해 주어진 일에 열정적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 대학생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샘을 가지고 있어요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의 샘에 무엇을 채울지 고민해서 그 샘을 가득 채워 사회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공부를 할 수도 있고연애를 할 수도 있고책을 읽을 수도 있겠죠많은 것을 경험하세요샘을 가득 채워 놓지 않으면 금방 말라버릴테니까요정답이 있는 시험은 대학교 이후로 끝이에요시험은 없어지지만 정답이 없는 수많은 테스트들이 기다리고 있어요.나만의 풍부한 샘을나만의 대답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어떤 위치에 있든 몸과 마음이 힘들 거에요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는 충분한 재료들을 마련해 놓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후배 여러분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대학시절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보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과거를 너무 후회하지도미래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도 않길 바랍니다과거를 극복하는 것도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사실 모두 현재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이화인 여러분이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며 자기만의 샘을 채워나가길 바랍니다빛나는 대학시절을 충분히 만끽하세요!


* 출처 : 이화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