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이화여자대학교

통합검색
nav bar
 
Ewha University

People

[경제계] 자폐인과 만든 아름다운 세상, 사회적기업 '오티스타'의 박혜성 동문(특수교육·03년 졸)

  • 등록일2015.03.24
  • 5751

이미지1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 군자폐인 수영선수 김진호 씨와 같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자폐인들이 주목을 받으며 '자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폐인들은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있기 때문에 정상인과의 원활한 소통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오해한다이러한 자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자폐인들이 사회 속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예비 사회적 기업 오티스타(AutiSTAR, Autism Special Talents and Rehabilitation)이다이화투데이는 오티스타의 이사인 박혜성 동문(특수교육·03 )을 만나보았다.

 

자폐인들의 재능을 발굴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 오티스타그 배경이 궁금하다.

 

오티스타(AutiSTAR, Autism Special Talents and Rehabilitation)는 이화여대 산학협력 활동의 성과로 설립된 서울시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2012년에 이소현 특수교육과 교수의 지도 아래 SK플래닛의 후원을 받아 자폐아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스쿨을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직접 만든 머그컵과 티셔츠를 시제품으로 학회에서 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그래서 다른 제품군으로까지 범위를 넓혀 학교에서 판매를 해보고자 시도했지만학교에서는 판매 행위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처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했던 나와 프로젝트 연구원들이 힘을 합쳐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 바로 오티스타이다.

 

현재 특수교육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학문과 경영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절대적 시간의 부족이 가장 큰 것 같다박사과정 공부라는 것이 원래 시간을 많이 요하는 일이고특히 특수교육과 박사과정의 공부량이 만만치 않은 편이라고 들었다.(웃음하지만 특수교육 전공의 경우에는 이론적인 공부가 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처음에 박사과정을 시작할 때부터 '특수교육과는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고또 박사과정쯤 되면 책임을 지고 사회에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왔다다행히도 내가 박사과정을 시작한 첫 학기 때 자폐아를 대상으로 디자인 스쿨을 운영하는 ESTAR 프로젝트(이화여대-SK플래닛 산학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고개인적으로 존경하는 교수님과 이러한 뜻깊은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그렇기 때문에 힘든 일보다는 행복한 일이 훨씬 많았고지금도 학생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옆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보람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다만 시험기간이나 논문을 써야 할 때는 시간이 늘 모자라서 체력적 한계를 겪으며 일은 일대로 학업은 학업대로 완전히 몰두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그렇지만 그 외에 정신적인 어려움은 그다지 없다내가 늘 하고 싶었고하면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지2 

 

특수교육 전공자로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시는지 궁금하다.

 

나는 특수교육 중에서도 자폐성 장애를 전공하고 있다자폐성 장애를 가진 이들은 시각적인 측면에서 학습을 했을 때 효과가 매우 높다시각적인 기억력도 뛰어나고색감 표현 또한 남다르다우리는 아이들에게 재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우리의 역할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사회에서 쓸모 있게 사용되지 않던 아이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아이들이 발견하게 해주고그것이 작품을 통해 세상에서 자리 잡게 도와주는 것이다그리고 이렇게 아이들의 재능으로 인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답게 변하는 데에 내가 기여했다는 생각을 할 때 가장 뿌듯하다그런데 사실 특수교육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의 그림 실력이 향상된 것을 볼 때보다는 자폐성 장애인의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인 사회성 기술이나 언어적 기술이 발달하는 것을 볼 때 더욱 뿌듯하고 보람차다하나의 에피소드로우리와 함께 일하는 석재라는 아이가 "가족 이외에 슬프거나 기쁜 일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박혜성 선생님"이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정말 감동의 눈물이 난다내가 이 아이들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행복해진다.

 

끝으로 특수교육을 전공하는혹은 특수교육에 관심이 있는 이화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미지3
나는 특수교육을 전공한 사람치고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국회 보좌관으로 일을 했고내가 국회에 있는 동안 특수교육 분야에 있어 매우 중요한 법이 통과가 됐었다그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숱하게 많은 회의에 참석하면서 변화하는 현장의 중심에 있었다그 당시에는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 아이들의 삶이 많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다물론 그 기대는 자폐아들의 부모님들 또한 하셨을 것이다하지만 어느 정도 예상은 하셨겠지만그 법 하나로 아이들의 삶이 곧바로 개선되지는 않았고 학교에서 교육을 잘 받던 자폐아들도 성인이 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현실을 많이 목격했다.

그래서 특수교육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일단 자폐아의 교육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교육받은 특수교육인은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자폐인들의 성인기 삶과 사회의 다른 분야에 함께 관심을 갖는 특수교육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있어서사회의 어느 곳에서든 자폐인 또는 장애인들이 사람으로서 대우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사람들 혹은 전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다른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한 가지씩 더 가지고 있다면그 어떤 상황에서 자폐인을 만나더라도 그들이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데 더욱 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지4

 

오티스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말에 디자인스쿨 졸업전시회를 개최하고장애인의 날과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이 모두 있는 4월에 현대백화점과 함께 정기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그 외에도 별도의 요청이 있거나 인식 개선의 기회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아이들의 재능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종종 연다고 한다앞으로 오티스타가 만들어 갈 자폐인과 함께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이 정말 기대된다.


* 출처 : 이화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