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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곽진영 동문(영문·88년졸)

  • 등록일201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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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에 부패가 만연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국민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국정 운영의 효율은 떨어질 것이다.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우리 사회 곳곳을 24시간 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곳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이 바로 그곳. 그곳에서 ‘국민권익’을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 곽진영 부위원장(영문·88년졸)이 있다. 고시에 ‘여풍(女風)‘이 분다는 말이 들려온 지 꽤 오래​지만, 여전히 여성 고위공무원을 찾기 힘든 이 때 차관급 고위공무원으로, 사회의 부패를 뿌리 뽑기 위한 역할을 다 하고 있는 곽진영 동문을 ’The Ewha'가 만났다.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 그곳이 궁금하다

민권익위원회는 분리되어 있던 청렴위원회고충처리위원회중앙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합하여 만든 위원회로권익개선정책국을 포함하여 총 4개의 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저는 그 중 부패방지부위원장을 맡고 있고요.


예방차원의 부패방지는 다각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우선 지속적으로 청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입법 과정에서 법조문을 철저히 검토해 부패를 발생시킬 여지가 있는 법조문에 대해서는 교정을 당부하고 있습니다어느 법안이든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영향평가를 피해갈 수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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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부패방지사업의 결정체는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권익위는 매년 전 공공기관에 대한 청렴도를 측정하고 이를 발표하여 자체적인 청렴도 제고 활동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방 차원의 노력을 통해 부패를 최소화하려고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부패들에 대해서는 처방 차원의 접근을 합니다부패 의혹이 신고된 경우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사실 확인을 한 뒤검찰경찰청감사원 등에 이첩을 합니다이 과정에서 저희는 수사를 맡기는 것만으로 끝내지 않고 수사 결과를 예의 주시결과가 미흡할 경우 재조사를 요청하고 있고요이 부분이 바로 국민권익위원회의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아울러국민의 건강안전환경 등을 침해하는 공익신고를 받아 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국민권익’, 국민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익


국민권익과 부패방지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우리는 보통 절차나 제도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낄 때 불행하다고 느낍니다. 분노를 느끼기도 하고요. 요새 취업시장의 문이 좁아지면서 대학생들도 취업을 위해 점점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이런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 과정에서 인사비리가 있다면 얼마나 화가 나고 억울하겠어요. 제가 현재 몸담고 있는 부패방지국에서는 이렇게 국민 개개인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부패 요소들을 예방하고, 부패 행위에 대한 처방 역할을 맡아 국민권익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청렴’, 우리 사회를 지키는 핵심

청렴, 반부패 등에 대한 문제는 잘 와 닿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알고 보면 ‘청렴’은 우리 사회를 지키는 핵심입니다. 특히 정치나 국정 운영에 있어서 청렴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지켜져야 할 핵심이지요. 청렴하지 못한 정치, 국정 운영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권위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참 안타깝게도 정책순위에서도 청렴은 뒤로 하고, 경제적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잃게 되는 경제적 손실 및 국가 발전에 끼치는 악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부패만 바로 잡아도 국정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우리 사회가 발전할 여지가 크게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청렴’이 우리 사회에 체질화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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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에는 120!

성공 비결에 대해 물었는데, 사실 성공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더 이화’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인터뷰를 해도 될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화 후배들에게 제 경험을 전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인터뷰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당연하게도, 이화의 후배들은 모두 여성이겠지요. 지금 재학 중인 후배들 세대에는 많이 좋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공직에서도 여성 공직자 수는 굉장히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여성 고위공직자 수는 적습니다. 사실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그래도 여성 후배들 개개인에게는 ‘100을 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120을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100도 못한 적이 많지만, 100을 해냈을 때에도 꼭 훗날 후회가 남더라고요.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큰 버팀목이 되어준 것은 ‘가족’

당연히 삶에서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도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하니까 절망하게 되더라고요. 모든 것을 관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이걸 왜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절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 계속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럴 때마다 늘 기도하고가급적 멀리 보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친정어머니와 남편의 자문이 어려운 고비마다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사실 친구들에게 힘든 일을 털어놓으면 위로만 해주는데, 어머니와 남편은 제게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을 많이 해주곤 했어요. 그 조언들이 저로 하여금 마음을 추스르고 긍정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혼란스러운 시대적 상황 속, 실천적 학문에 대한 관심 키워

저는 어려서부터 소설 읽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인문학을 공부하고도 싶었고요. 그 중에서도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지요. 그런데 제가 학부생일 때에는, 여러분도 그 시대를 떠올리면 알 수 있겠지만 시대적 상황이 참 혼란스러웠습니다.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학생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었지만, 그런 시대적 상황이 저를 좀 더 실용적인 학문인 정치학으로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치학을 배우기 시작,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울긋불긋한 단풍 아래서 먹곤 했던 강냉이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가을이면 울긋불긋하게 물들었던 아름다운 이화 캠퍼스가 생각납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정문 앞에서 강냉이를 팔았었어요. 정문을 지나쳐오며 그 강냉이를 사서 진선미관 앞에서 강냉이를 먹으면서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 때의 추억 때문인지, 제 아이들이 어렸을 적 가을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이화 캠퍼스에 놀러가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이화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여성으로서 사는 포부와 자존감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들은 모두 다르겠지만, 이화 캠퍼스에서 생활하면서 저도 모르게 배우게 됐던 것들이 인생에 두고두고 큰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딸만 넷인 집에서 자랐는데요. 어려서부터 부모님께서 ‘여성들도 직업을 꼭 가지고 경제적 활동을 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하셨어요. 이화에서 오랜 시간 교육을 받으면서 무의식중에 가장 강하게 자리 잡은 것도 주체적인 여성 의식이었는데요. 여성도 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제적 활동이나 사회적 기여와 같은 여성의 역할이라든지, 여성으로서의 자존감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지요. 여성으로서 사는 포부와 자존감, 역할들에 대한 것들이 이화 안에서 사회화가 되어있었습니다. 이화가 제게 가르쳐 준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미지4

‘자신만의 비밀병기를 마련하세요’

자신만의 비밀병기를 마련하세요. 준비단계에서는 다양한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공부하되, 자신만이 전문성을 갖는 한 두 분야에서는 지식을 탄탄히 쌓아 전문성을 기르시길 바랍니다. 또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인연들을 소중히 잘 이어나가시기를 바랍니다. 한편 인생의 길을 걸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어려움에 직면하기 마련인데, 그런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탈출로를 마련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믿습니다. 자기만의 철칙이나 신조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생각도 중요하고요. 어려운 상황이 극에 달할 때는 절망이 되는 순간도 있겠지만긍정적으로 잘 버텨내면 어떤 방법으로든 그 문제가 해결이 될테니 항상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 출처 : 이화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