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한국은행 금융검사실장 강남이 동문(통계·95년졸) N
- 등록일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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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화DNA 인터뷰의 주인공은 한국은행 금융검사실장 강남이 동문(통계·95년졸)입니다. 강남이 동문은 199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은행에서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시고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업무를 총괄하는 금융검사실장을 맡아 여성 리더로서 활약하고 계신데요. 강남이 동문님과의 인터뷰, 바로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동문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통계학과 91학번 강남이입니다. 95년도에 이화여대를 졸업한 직후에 한국은행에 입행하여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올해 2월에 한국은행 금융검사실장으로 임명되어, 현재는 금융검사실장 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Q. 한국은행 금융검사실의 역할과 맡고 계신 업무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중앙은행으로서 통화 신용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조직입니다. #금융검사실 은 통화 신용 정책을 직접적으로 시행하지는 않고, 국내 은행들에 대해 금융감독원 과 공동 검사를 진행하고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에 필요한 정보를 현장에서 취득해 수집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입니다. 금융기관에 대한 공동 검사는 수시로 나가는 건 아니지만, 은행들의 재무 상황과 위험 요인 등을 상시 모니터링해서 파악하고 있어요. 금융검사실은 이러한 업무를 통해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 전반에 잠재적인 위험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금융검사실이라는 조직의 장으로서, 부서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이 부서의 업무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서 업무가 잘 진행될 수 있는지 관리하고 있죠. 부서장이다 보니까 관련된 인사 업무도 있고요. 이렇게 부서 업무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총괄하는 것이 제가 맡고 있는 업무입니다.
Q. 졸업 후에 바로 한국은행에 입행했다고 하셨는데, 다양한 기관 중 한국은행이라는 조직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민망하지만, 처음에 어떠한 목적의식을 갖고 입행한 것은 아니에요. 대학교 3학년쯤이 되면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였고, 막연하게 내가 선택한 '통계학'이라는 전공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죠. 제가 졸업을 할 당시에는 통계학 전공자를 우대해서 채용하는 기업이 거의 없었어요. 정부 조직 중에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몇 안 되는 통계학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조직이었습니다. 기업 중에도 보험회사 외에는 사실 통계학 전공자를 뽑는 곳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한국은행에서 통계학 전공자를 채용한다는 공고가 뜨자 막연히 통계학 관련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의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한국은행이 조직문화와 분위기 등에서 민간 기업과는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또 한국은행 안의 업무도 굉장히 다양한데, 저희는 먼저 채용을 한 후에 담당 업무를 줍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통계학이라는 전공을 살리고 싶었기도 했고, 당시에는 통계학 전공자를 한 명 뽑을 때라서, 자연스럽게 경제통계국이라는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또 다르지만, 30년 전쯤의 한국은행 통계 업무는 제가 생각한 통계 업무, 그리고 제가 배웠던 전공 지식과는 괴리가 조금 있었어요. 그래서 통계가 아닌 다른 부서의 업무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육아휴직 후 복귀하면서 통계와는 전혀 다른 부서, 국제국으로 이동하게 됐습니다. 그 부서에서 업무하면서 제 커리어의 방향을 완전히 틀었습니다. 그렇게 국제국을 시작으로 다양한 부서와 업무를 거쳐왔고, 이번에도 완전히 새로운 업무인 금융검사실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미 재무장관 재닛 옐런의 한국은행 내방 행사 진행을 맡은 강남이 동문
Q. 3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국은행에서 업무를 하며 겪은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통계학 전공자를 뽑는다는 이유만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입행할 당시에 한국은행 업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한국은행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선배들이나 동기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어요. 또, 30년 전에는 한국은행이 굉장히 남성 중심의 조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구성원이 남자 직원이고 또 중앙은행이다 보니 조직 문화도 상당히 보수적인 편이라, 그런 부분에서 겪는 어려움도 있었어요. 제가 처음 입행했을 때는 여자 직원이 정말 몇 분 안 계셔서, 서로 의지하고 했습니다.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그래도 지금은 은행 내 여자 직원이 많아져서 좋아 보이더라고요.
Q.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느낀 보람이나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한국은행이 공적인 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오는 보람이 있습니다. 조직의 목적 자체가 공공의 안위를 위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업무를 하면서도 스트레스나 괴로움을 감내할 수 있기도 하고요. 또 맡은 업무가 어렵더라도 잘 마무리했을 때 오는 안도감과 소소한 뿌듯함이 있습니다. 그래도 힘들 때는 월급 명세표를 한번 들여다보기도 해요. (웃음)
Q. 금융권, 그중에서도 한국은행 입행을 희망하는 이화인들이 많은데요. 실제 업무를 하시며 중요하게 보는 자질은 무엇인가요?
동료로서, 상사로서, 부하직원으로서 많은 분들과 같이 일을 하면서 개개인 모두가 각각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 분들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느낀 '인재'란 기본적으로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사람입니다.
더불어 다른 동료들과 협력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에 대한 의지를 갖춘 사람과 함께 일할 때 효과를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독단적으로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소통을 통해 내가 잘하고 있는지, 또는 조직의 목표나 방향성의 부합하는 방법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이라는 곳에서 하루의 상당 부분을 지내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원활한 소통 능력이 정말 중요해요. 소통에 오류가 일어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것이 업무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그렇기에 서로 소통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한국은행의 경우에는 민간이 아니라 공적인 부분에서의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있어야 한국은행의 구성원으로서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 DNA는 무엇인가요?
저는 '자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화에서는 학과나 학교 전체 행사와 같은 대학 생활을 하면서 역할에 경계를 두지 않고 우리 이화 구성원 모두가 맡아서 일을 하잖아요.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도, 행사 기획도,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 힘으로 해내는 경험을 하고 학교를 졸업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가 다 해야 하는 일이다."라는 생각이 몸에 많이 배는 것 같습니다. 졸업 후에도 이런 부분이 굉장히 도움이 되었고요. 사실 이렇게 자립적으로 생활하는 데가 의외로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자립성이 우리 이화의 특성이자 자부심이라고 생각해요.
- 이화투데이 리포터 17기 김서정, 정성은 [기사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