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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교수 저서 ‘서학’, 2025 올해의 최우수 학술도서 선정 N

  • 등록일2025.12.31
  • 21


철학과 김선희 교수의 저서 『서학』(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2025)이 한국대학출판협회가 주관한 ‘2025 올해의 우수도서’에서 최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회원 대학의 출판 활동을 장려하고 우수 학술도서를 발굴·홍보하기 위해 추진되었으며, 전국 17개 대학에서 총 130종의 도서가 접수됐다. 심사는 2025년 12월 11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으며, 그 결과 부문별 최우수 도서 4종, 우수도서 18종 등 총 22종이 선정됐다.


학술 부문 최우수 도서로 선정된 『서학』은 16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이루어진 서양 지식과 문물, 기술의 번역과 수용 과정을 ‘서학(西學)’이라는 개념을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한 연구서다. 이 책은 서학을 단순히 조선 후기 서양 문물의 유입이나 근대화의 과정으로 일반화해 온 기존 연구의 한계를 넘어, 동아시아 지식인들이 서양 지식을 ‘왜’, 그리고 ‘어떻게’ 자신의 사유 체계 속으로 재구성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선교사들이 전달한 철학·종교·과학 지식이 중국과 조선을 거치며 영혼(靈魂), 천주(天主) 등 중국 전통 어휘망 속에서 변용된 개념으로 ‘번역’되고 유교화 과정을 통해 본래의 맥락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지식장 안에 새롭게 자리잡는 과정을 추적한다. 조선 지식인들은 서학 지식을 접한 뒤 우리 전통 속 유사한 주제를 떠올렸고, 이를 매개로 외래의 지식을 도입한 뒤 일부는 수용하고 일부는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수용된 지식은 서양 지식이라는 원본성이 제거된 채 유학의 하위 지식으로 수렴되며, 조선 지식장의 새로운 지적 자원으로 정착했다.


『서학』은 이러한 분석을 통해 서학의 주체를 단순한 전달자인 ‘서양’에 한정하지 않고, 이를 능동적으로 해석·수용·비판한 조선 유학자와 척사론자까지 확장함으로써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지식이 형성되고 변화해 온 과정을 새롭게 조명한다. 나아가 서학 수용의 동기와 맥락, 과정을 입체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조선 후기의 지적·정치적 변화를 결과론이나 일반론이 아닌 보다 정교한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책은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가 기획·발간한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의 한 권으로, 한국 사상과 철학의 내적 논리를 통해 우리 사유의 지적 전통과 문화적 기반을 재조명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저자인 김선희 교수는 본교 철학과 교수이자 한국문화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숙종 시대 문명의 도전과 지식의 전환』, 『서학 조선 유학이 만난 낯선 거울』, 『마테오 리치와 주희 그리고 정약용』 등 다수의 서학 및 동아시아 사상 관련 저서를 통해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김선희 교수는 “그동안 서학 관련 연구에 집중해 온 연구자로서, 이 분야의 대표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며 “12년 전 첫 학술서가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 선정으로 다시 한번 연구의 가치를 평가받은 만큼, 그간의 지나온 길이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는 나름의 승인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