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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뉴스

[이화투데이] 여름, 이화에서 만나는 하버드

  • 작성처
  • 등록일2010.08.09
  • 15171

5주년을 맞은 '이화-하버드 썸머스쿨'. 한국문화를 주제로 이화 안에서 세계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화-하버드 썸머스쿨'을 들여다보자.




하버드 교수의 수업을 이화에서 직접 수강할 수 있는 ‘이화-하버드 썸머스쿨’이 올해로 5회를 맞았다. ‘이화-하버드 썸머스쿨’은 이화-여름 계절학기의 일환으로 하버드에서 파견된 학생들과 이화인이 함께 수업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서 이뤄지는 수업이니만큼 주제는 '한국 문화'다. 

제5회 ‘이화-하버드 썸머스쿨’에 참가 중인 본교 국제학부 권서인(09)씨와 하버드생 Daniel Jerome Alba Martinez씨(이하 서인 & Diniel)를 이화투데이가 만났다.

인터뷰 진행을 영어로 해야할지, 한국어로 해야 할지 고민하던 리포터에게  Daniel이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진설명 : ECC 지하 광장에서 만난 권서인, Daniel 씨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나라의 문화와 비교하는 수업입니다. 다문화,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 죽음과 의례, 한국의 음식 등 다양한 주제의 문화에 대해서 배우는 거죠.

한마디로 다양한 주제의 문화에 대한 이론과 체험이 있는 수업 이에요. 수업이 강의실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 주제에 따라 밖으로 나가 수업할 때도 많습니다. 안동이나 경복궁 같은 역사적 현장으로 문화 체험을 가기도 하죠.




저는 일본에서 9년을 살다가 한국에 들어온 지 4년 정도 되었어요. 한국 사람이지만 한국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건 아니었죠. 한국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어하던 차에 이화-하버드 썸머 스쿨을 알게 되었어요. 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한국 문화 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하버드 계절학기 중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계획을 세웠었어요. 그 중 한국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한국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재미 교포 친구들이 많거든요. 2년 전에도 한국을 방문한적이 있습니다.




한국에 방문하기 전에는 이화 ‘여대’라기에 매우 개인적이고 폐쇄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학교 내에도 남자 외국인은 저희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저희 말고도 많은 남자 외국인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어서 놀랐어요.

다양한 외국인들이 캠퍼스 내에서 공부하는 것을 보면서 이화가 국제적인 학교라고 생각했어요. 학교 건물 같지 않은 ECC 때문에도 놀랐어요. 매우 현대적이고 편리한 건물이에요.




과제량이 너무 많아서 매주 일요일 밤만 되면 밤을 새야 했어요. 너나할 것 없이 기숙사의 컴퓨터실에 모여 밤을 샜죠. 그러면서 서로 정말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과제를 하다가 경비 아저씨 몰래 파티를 열기도하고, 춤을 추기도 하고... 정말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어요.

안동에 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안동에서 교수님과 함께 막걸리를 마셨어요. 교수님과 함께 노래방도 갔었는데 미국에서는 교수님과 이런 시간을 보낸다는 게 어려운 일이거든요. 제게는 정말 특별한 기억이에요. 교수님의 도움으로 안동 소주도 구입했어요. ^-^




하루치 공부해야 할 분량이 너무 많아서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제가 들었던 수업 중에는 이만큼 힘든 수업이 없었어요. 방대한 양의 참고 자료를 읽어가지 않으면 수업 자체에 참여를 할 수가 없는 거예요. 두 시간 수업을 위해 하루 종일 준비를 해야 했죠. 정말 놀라운 건 하버드에서는 이 공부량이 평범한 축에 속한다는 거예요.

이화에 오기 전에 한국어를 1년 동안 배웠어요.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아요. 듣고 말하기는 여전히 힘들거든요. 특히 ‘ㅓ’ 발음이 잘 안 돼요. 한 번은 떡이 너무 먹고 싶어서 마켓에 떡을 사러 갔는데, 제가 아무리 떡이라고 해도 직원들이 이해를 못 하는 거예요. ‘떡’이라고 매우 크게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떡을 살 수가 있었죠. 아직도 작게 ‘떡’이라고 정확히 발음하는 건 힘들어요.




학문적으로 얻은 것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외국인 친구들이 사고하는 방식을 곁에서 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어요.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제 자신이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걸 알게 되었죠.

저는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길지 않아요. 항상 진짜 한국 사람처럼 행동하고 사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한국인이 한국인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틀린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렇지만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깨달았어요. 저는 남들과 틀린 게 아니라 달랐다 는 것을요.

2년 전 한국에 방문했을 때는 정해진 코스에 따라 움직였었어요.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서울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죠. 이번에는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수업 외에는 제 계획대로 활동할 수 있었어요. 혼자 명동에 가기도 하고요. 서울의 참 모습을 보다 잘 알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이화-하버드 썸머 스쿨의 최대 장점은 하버드 교수들에게 직접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거예요. 하버드는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대학이잖아요.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세계 최고 대학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건 정말 매력적인 일이죠. 6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스스로 놀라울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답니다. 강력히 추천하고 싶어요.

도전하세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에요. 



윤서인씨와 Daniel씨는 '어려움은 고난이 아니라 또 다른 성장의 기회'라며 도전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들의 말투와 태도는 20대 초반이라는 나이에 비해 굉장히 어른스러웠다. 그러나 사진 촬영은 수줍어 하는 모습에서는 영락없는 20대 초반의 평범한 학생을 느낄 수 있었다.

날씨가 너무 덥다며 환하게 웃던 윤서인씨와 Daniel씨, 그들은 이화 안에서 누구보다 더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