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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뉴스

[이화투데이] 이화봉사단-국내건축봉사를 다녀오다!

  • 작성처
  • 등록일2009.08.14
  • 13500
이화봉사단은 본교의 설립 이념인 기독교적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2000년도부터 시작된 이화의 대표적인 봉사활동이다...

"교육봉사도 해봤지만, 눈에 뚜렷하게 성과물이 보이는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었어요. 열심히 하고 돌아오라는 총장님 말씀처럼, 이번 활동에 최선을 다해보려구요!"

7월 23일 열린 '2009 여름 이화 봉사단' 발대식에서 이유리(지구과학교육06)씨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발대식에 참석한 봉사단원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밝고 활기찼다.

이화봉사단은 본교의 설립 이념인 기독교적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2000년도부터 시작된 이화의 대표적인 봉사활동이다. 매년 방학때마다 국내교육, 국내건축, 해외교육, 해외건축봉사, 해외의료봉사활동 등 5팀으로 나뉘어 봉사를 하게 되는데, 이화투데이는 올해 뜨거웠던 국내건축봉사 현장을 밀착취재했다.

과연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춘천에 도착한 이화인들을 기다린 것은 한창 짓고 있는 집 두 채와 기업과 타 대학에서 온 봉사자들이었다. 봉사자들이 맡은 일은 크루 리더(crew leader)들이 일주일 전에 미리 작업해 세워놓은 뼈대에 4박 5일 동안 틀을 만들고 지붕을 씌우는 작업이었다. 

봉사단 발대식에서 "우리 이화봉사단 모두는 이웃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이루어 가는데 앞장선다!" 라고 우렁차게 선서를 했건만, 막상 건축 현장에 들어가자, 불타올랐던 의욕은 온데간데없어 지고 걱정이 앞섰다.

이화 봉사단원들이 4박 5일 동안 참여하게 되는 건축 봉사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해비타트’ 사업 중 KBB 한국 번개 건축 사업이다. 이번 해비타트 춘천지회 봉사에는 이화봉사단뿐만 아니라 강원대와 명지대 학생들, 대한항공 직원, 푸르덴셜 직원, 그리고 일반인들이 다수 참여했다.

첫날은 시간 관계상 오후작업만 하고 숙소로 돌아가 조별 모임을 했다. 본교생들끼리 같은 조였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2~4명씩 각각 다른 조가 되어 봉사 기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같은 학교끼리 조를 구성하면 편할 텐데….’라는 생각에 아쉬웠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볼 기회가 됐다.

뿌듯한 성취감은 피로회복제

두 번째 날부터 본격적인 건축 봉사의 시작이었다. 초록색 안전망을 쇠파이프에 두르고, 합판을 나르고, 망치질을 하는 등 건축 현장은 해가 질 때까지 쉼 없이 돌아갔다. 폭우가 올 거라던 주말예보와는 다르게 구름 한 점 없는 뜨거운 날씨가 이어졌다. 야속한 날씨에 몇몇 학생들은 잠들기 전 내일은 구름이 있는 서늘한 날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그러나 뜨거운 날씨에 녹초가 되어가는 몸과는 달리 하루하루 완성되어가는 지붕, 그리고 형태를 갖춰가는 집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성취감은 '피로회복제' 그 자체였다. ‘내가 도와서 만든 이 집에서 어려운 사람들이 편안한 삶을 시작할 수 있다!'라는 생각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뿌듯했다.

건축봉사를 통해 느낀 점은 ‘보는 것과 경험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것! 건축 현장에서 지붕에 앉아 망치질을 해보니 아래에서 보는 것과 달리 위험하고, 보기에는 가벼워 보이는 건축자재들은 매우 무거워 다른 사람과 함께 들어야 했다. '경험만큼 값진 재산은 없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을 수밖에 없었다.

인기만점 분홍색 모자

이화봉사단은 양쪽의 집 두 채에서 4박 5일 동안 서로 다른 일을 했기에 같은 조가 아니면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일을 하다 숨을 돌리려 허리를 펴고 주위를 둘러보면 이화봉사단임을 증명하는 ‘분홍색 모자’들이 건축 현장에서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힘들지만 함께 고생하는 이화인을 보며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분홍색 모자'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는데, 자신에게 주면 안 되겠느냐며 탐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관심은 단순히 눈에 띄는 모자 때문만은 아니었다. 앞장서서 일을 찾고 솔선수범하는 이화봉사단의 태도 덕분이었다.  대한항공 사원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안종환 씨는 “대한항공 내에도 이대출신이 많은데, 항상 다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고 말했다.

4박 5일의 소중한 추억

춘천에서 4박 5일을 보낸 이화봉사단의 기억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면 '닭갈비'와의 4박이다. 이화봉사단은 그 유명한 춘천 닭갈비로 나흘 동안 배를 채웠다. 어떤 봉사자는 우스갯소리로 “닭이 되어 집에 돌아간다, 집에 가서 달걀을 낳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번 봉사에 참여한 이유리(지구과학교육 06) 씨는 “다른 봉사와 다르게 봉사의 성과물을 바로 볼 수 있어서 더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춘천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웃고 이야기하며 설레던 마음을 추스르던 것이 엊그제 같다. 햇볕에 달궈진 지붕 위에서 망치질하느라 발바닥까지 뜨겁던 기억도 생생하고, 쉬는 시간에 함께 먹던 아이스크림도 여전히 입 안에서 녹고 있는듯한데 지금은 함께 4박 5일을 보내며 새로 만났던 그 사람들을 추억하고 있다. 

이제는 공사현장을 지나가다가 안전망을 두른 곳이 있으면 ‘안전망이 잘 쳐진 건가?’ 살펴보게 되니, 4박 5일간의 건축 봉사가 단순한 봉사활동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 무더운 햇볕 아래서 일하면서도 찡그리는 표정 하나 짓지 않고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불편을 이겨낸 이화봉사단 이외 많은 자원봉사자에게 박수를 보내며 내년에도 그 건축 현장에서 또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해비타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habitat.or.kr/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봉사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volunteer.ew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