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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총장 언론 인터뷰-여성 리더십을 국제 브랜드로 키울 것

  • 작성처
  • 등록일2009.02.25
  • 17650
중앙일보는 2월25일자 '대학 경쟁력을 말한다' 지면에 '여성 글로벌 리더 길러내는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란 제목으로 본교 이배용 총장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 관련 기사 보기(중앙일보 2009년 2월 25일자)
- 관련 기사 보기(중앙일보 2009년 2월 25일자)




“여성 리더십을 국제 브랜드로 키울 것”

이화여대가 재학생 2만4000명의 세계 최대 여자대학 장점을 살려 여성 리더십을 국제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각국 여성 리더를 초청해 학생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열린 국제화’도 추진한다.

이배용(62·사진) 이화여대 총장은 2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2년 반 동안 세계 50개 대학 총장을 비롯해 300여 명의 국제 교류 담당자를 만나 국제화 협약을 했다”며 “‘세계 여성 리더는 이화와 통한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20일)에 이어 데버러 엘 스파 뉴욕 버나드칼리지 총장(3월), 앨리슨 리처드 케임브리지대 총장(10월)이 방문해 학생과 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2010년까지 뉴욕·런던·도쿄 등 해외 유명 거점 20곳 60여 대학에 재학생의 60%를 보내는 ‘글로벌 이화 201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해외 석학과의 교류도 확대한다. 이 총장은 “다음 달부터 ‘빅뱅 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지 F 스무트 교수가 강의한다”며 “5년간 매년 한 학기씩 이대에 머물며 한국 우주공학 연구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과 즉석 만남서 영어 술술 … 그게 우리 학생들 힘”

이배용 총장과 인터뷰를 한 23일은 이화여대 졸업식 날이었다. 캠퍼스는 졸업생과 그 가족들, 재학생들로 붐볐다. 이 총장은 “3722명이 졸업하는데 품 안의 자식을 내보내는 기분”이라고 했다. 졸업생들에게는 “취업난으로 힘들지만 인생은 긴 항해이므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의 등불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방문한 것은 이화여대의 위상을 보여준 것”이라는 자부심을 보였다. 역사학자답게 마음이 복잡할 때는 ‘유적지 답사’를 한다는 그는 “세계 여성 리더에게 한국과 한국 여성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문은 어떻게 성사됐나.
“지난해 10월 우리 학교를 방문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가 힐러리 장관에게 제안했다. 그때 스티븐스 대사는 ‘1886년 선교사가 뿌린 작은 씨앗이 이렇게 거대한 명문으로 성장한 게 가슴 벅차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을 방문하는 클린턴 장관에게 ‘이화여대를 꼭 들러야 한다’고 제안해 성사됐다. ”

-클린턴 장관과 처음 만났는데, 인상은.
“텔레비전이나 사진에서는 좀 냉랭하고 이지적인 느낌이었다. 그런데 만난 순간 그런 인상은 사라지고 굉장한 친화력과 따스함이 느껴졌다. 힘주어 손을 잡고, 인사가 끝날 때까지 시선을 집중해 마음을 사로잡았다. 강연 주제 ‘여성의 경쟁력 강화’도 클린턴이 선택했다. 준비한 각본은 통하지 않았다. 3000명 학생과의 미팅을 사회자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한 것은 클린턴 장관만의 에너지다. ”

-세계 여성 리더들과 친분이 돈독하다.
“최근 2년간 이대를 방문한 여성 리더는 한·미 FTA 6차 협상으로 방한한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 제인 구달 침팬지 전문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 등이다. 2007년에는 하버드대 최초의 여성총장인 드루 길핀 파우스트 총장 취임식에 한국 대학총장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동년배의 여성 역사학자 출신 총장이라는 공통점에 파우스트 총장이 끌렸다더라(웃음). 이후 한국 학교로는 유일하게 ‘하버드 인 아시아 프로그램’을 체결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여대로서 123년간 17만 명을 사회에 배출했다. 경쟁력은 뭔가.
“클린턴 장관 미팅에서 무작위로 지명된 학생들이 당당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것 자체가 우리 경쟁력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과 ‘글로벌 이화 2010 프로젝트’에서 견문을 넓힌 학생이 늘었다. 요즘 학생들은 표현력이 좋다. 리더십은 거기에 인성을 더해야 한다.”

-하지만 이화여대 출신 리더가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는 1886년 교육기관으로 출발해 대학 역사 중 가장 오래됐다. 제1호 이대 출신 변호사·의사·총리는 주목받았다. 지금은 여성 진출이 활발해 희소가치가 적어졌다. 사회적 진출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석학을 만들어야 한다. 예술·인문 분야에서 ‘이화학파’를 만드는 것이다. 신입생부터 석·박사를 통합해 26세면 박사가 나올 수 있게 한다. 결혼·출산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서다.”

-96년 세계 최초로 여대 공과대를 만들었다. 병원도 있고, 로스쿨도 있다. ‘백화점’식 아닌가.
“여성 특성을 살린 언어와 국제지역학, 홍보·언론·미디어 전공은 전통적으로 강하다. 자연과학·공학계열에서는 학문 융·복합이 활발해 전공이 많을 필요가 없다. 석·박사과정인 ‘바이오 융합과학과’는 9월 신설한다. 생명과학·약학·화학·의학의 첨단분야를 합친 개념이다. 이상과 실용성을 조화한 ‘감성공학’도 생각하고 있다. 여성의 섬세한 감성이 산업공학에 융합되면 또 다른 저력을 보일 수 있다. 이게 종합대의 장점이다. 공대도 있고 예술·인문대도 있으니 융합하고 소통하면 새로운 학문의 기둥을 세울 수 있지 않나.”

-대학이 발전하려면 교수 개혁도 필요하다.
“인문계열은 50세, 자연계열은 45세 이하의 젊고 유능한 학자를 ‘유망석좌교수’로 선정할 예정이다. 2년간 최대 1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교수업적 평가는 80년대부터 했다. 지난해 강화된 ‘교수평가시스템’을 만들어 근무연수에 관계없이 연구업적을 낸 사람은 승진시키고, 실적이 없으면 정년(테뉴어)을 보장받지 못하게 했다. 테뉴어 심사에서 탈락한 수치는 KAIST 못지않다. 2007년까지 52.4%이던 재임용률이 지난해는 43.3%로 처음 50%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지 스무트 박사를 초빙했는데.
“다음 달 20일 온다. 올해는 6개월간 머물면서 ‘초기우주연구소’를 창설한다. 우주의 시작부터 여성 우주인의 꿈과 미래에 대해 강의할 노벨상 수상자 강의에 학생들의 기대가 크다. 교수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이다.”

-대입 자율화 논란이 뜨겁다. 정권 말인 2012년 논의하겠다는 것도 문제다. 언제쯤 완전히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신중해지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TF팀을 구성해 검토하고 있다. 자율화에는 경영·시스템· 재정 등 문제가 많은데 입시에만 국한된 양상이다. 2011년이냐 2012년이냐를 놓고 논쟁인 것도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대교협에서 현장을 찾아다니며 3월 최종보고서를 만든다. 총장협의회에서 의견을 조율해 6월께 2011년 대학입시전형을 발표할 예정이다.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2012년의 자율화는 그때 이후 결정해야 순서가 맞다. 자율로 가야 하지만 사회적 공신력과 책무성이 따라야 한다.”

이 총장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과 대교협 입학전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TF팀에서는 어떤 논의를 하고 있나.
“3불에 대해선 총장마다 정의가 다르다. (내 입장은)고교등급제는 절대 안 되고 옛날식 본고사도 어렵다는 것이다. TF팀에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공신력을 가지면서도 잠재력 있는 학생을 발굴하는 경로를 찾으려 한다. 개인별 성장의 틀을 추적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가 만능도 아니다. 전문적으로 준비된 사정관이 많지 않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정관 인증제를 확대할 것을 정부에 제안한다.”

-이화여대 입시는 어떤 변화가 있나.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논술과 면접고사는 대학 단위별로 세부화할 것이다. 봉사활동과 인성도 반영해 공교육 정상화를 꾀하도록 하겠다.”

-등록금이 연간 880만원으로 4년제 대학 중 가장 비싸다. 적립금도 쌓아만 놓는다는 지적이 있다.
“분명한 것은 재학생의 60%가 해외에 나가게 되는 ‘글로벌 이화 2010 프로젝트’는 해외에 나가는 가장 저렴한 방법일 것이다. 올해는 등록금을 동결했다. 등록금 옴부즈맨 제도를 만들어 경제난을 겪고 있는 학생을 1대1로 면담하는 센터를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 후원자를 알선하고 대출이자를 깎아 주고 장학금도 확대할 계획이다. 적립금 문제는 재단 소관이라 아무 때나 쓸 수가 없다. 하버드는 적립금을 쌓아놨다고 칭찬을 받지 않나.”

-파주 제2캠퍼스 조성은 진척이 있나.
“매입 절차를 밟고 있다. 마지막 분단의 현장에서 평화를 논하는 후속세대를 만들자는 의미로 ‘세계평화센터’로 이름 지을 것이다. 빈곤 퇴치와 다문화 연구, 북한 여성 교육 등이 모두 포함된 종합 평화프로젝트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와 유엔 사무총장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남성 총장이 한 명도 없었다. 앞으로도 그런가.
“(웃으며) 아마도… . 학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다. 웨슬리대도 모교 출신의 총장만 13대째고 앞으로도 그렇다. 대신 남녀 교수 비율을 정확히 50대50으로 맞추고 있다. ”


내년 20개 ‘해외 캠퍼스’ 확보, 신입생 60% 세계 명문대서 공부

이화여대는 이배용 총장 취임 6개월 뒤인 2007년 2월 ‘이니셔티브 이화(Initiative Ewha)’를 내걸었다. ‘글로벌 이화 2010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화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였다. 이 총장은 “2010년까지 전 세계 거점 지역에 이화캠퍼스 20곳을 확보해 세계 명문대와 독자적인 지식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선포했다.

지난해 2학기에는 미국 뉴욕·보스턴·워싱턴 DC,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등 14개 지역 54개 대학에 재학생 1340명을 보냈다. 거점 지역별(3~7개) 대학은 미국 하버드대·컬럼비아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프랑스 파리 3대 등 화려하다. 학생들은 그곳에 ▶학기 단위 ▶서머 프로그램 ▶단기 연수 프로그램으로 갈 수도 있다.

김효근 기획처장은 “뉴욕 거점에는 5개 학교가 있는데 뉴욕 스토니브룩대에 매년 40명, 뉴욕대 서머 프로그램에 매년 40명이 일방향으로 가지만 뉴저지의 럿거스대에는 매년 10명이 가고, 10명이 오는 교류를 한다”고 말했다.

20개 거점은 국내 대학 중 최대 규모다. 이 총장은 “한국 학생들이 한 학교에만 몰리면 끼리끼리 노는 부작용이 있고, 일대일 교환을 하려면 해외 학생이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거점을 여러 곳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해외 학생을 유치하려 6개국 14개 대학 총장을 초청해 ‘세계총장포럼’을 열었다.

김 처장은 “올해 스페인·인도·중국 상하이 등이 추가되면 내년에는 20개 거점 센터에 신입생의 60%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교수도 파견해 거점 내 파견 대학생들의 학사지도와 상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지원하도록 했다. 학생은 지역에 따라 한 학기 등록금 450만원 또는 최대 510만원을 내야 한다. 자비 유학보다는 싸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