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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뉴스

여성1호의 산실, 본교 창립 120주년 맞아

  • 작성처
  • 등록일2006.05.30
  • 15335
본교가 창립 120주년을 맞아 30일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갖고, 단 한명의 학생에서 시작해 세계 최대의 여성교육기관으로 성장한 120년 역사를 되새겼다.

신인령 총장은 "1886년, 이화의 창립은 이땅의 여성을 위해 하느님이 행하신 기적이었다"면서 앞으로 이화는 우리 사회를 한단계 도약시킬 프런티어의 배출과 세계 수준의 명문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중앙일보(5월 29일자)에 실린 본교 창립 120주년 기사이다.


첫 여의사, 박사, 총리...
여성 1호의 산실




1886년 5월 31일 단 한 명의 학생으로 출발한 이화여대가 30일 120주년 창립기념식을 연다.

이대는 그 사이 15만 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한 세계 최대의 여자대학으로 성장했다. 졸업생 중엔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인 한명숙 총리 등 많은 '여성 1호'가 포함됐다. 역대 여성 장관 25명 중 12명이 이대 출신이다. 17대 국회 여성 의원 40명 중 12명도 이대 동문이다.

이대는 또 다른 도약의 준비를 하고 있다. 120년 전 외국 선교사(스크랜턴)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전 세계에 되돌려 주려는 것이다. 박통희 기획처장은 "외국 여성 인재를 우리가 키우는 역할을 하겠다"며 "완전히 다른 개념의 프런티어 역할"이라고 말했다.



◆ 20세기 초반 여성 1호들
여성 1호란 얘기가 나오면 으레 이대 출신이겠거니하던 시절이 있었다. 20세기 초반엔 더욱 그랬다.

한국 최초의 여의사 김점동(박에스더)씨는 1887년 이화학당에 입학했다. 김씨가 1900년 볼티모어여자의대를 졸업하게 된 것은 선교사들의 도움이 컸다. 최초의 여성 박사로 알려진 김활란 박사는 1908년 이화학당에 입학, 70년 작고할 때까지 총장.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학교 종이 땡땡땡'으로 시작하는 동요('학교 종')를 지은 최초의 여성 작곡가 김메리씨도 이대 동문이다.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박사는 36년 이화여전 가사과를 졸업했다. 이 박사는 서울대 법학과 첫 여학생(46년)-사시 첫 여성 합격생(52년) 등의 기록도 갖고 있다. 남편(정일형)이 야당 인사란 이유로 판사 임용을 거부당해 변호사가 됐다고 한다. 그는 10년간 유일한 여성 변호사이기도 했다.

◆ "여성 주도적으로 일하면서 리더십 길러"
80년대 이후에는 이대 출신의 사회 활동이 두드러졌다는 평이다. 언론계에선 장명수씨가 여기자로선 종합일간지 첫 주필(98년)-사장(99년)이 됐다. 법조계에선 전효숙 판사가 2003년 첫 여성 헌법재판관이 됐다. 재계에서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활동 중이다.

여성계에선 '여성계의 대모'로 불리는 한 총리와 열린우리당 이미경, 한나라당 이계경, 민주당 손봉숙 의원 등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계경 의원은 "대학 4년간 여성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을 꾸려가다 보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리더십도 길러진다"며 "남녀공학 대학에 진학한 여학생들은 갖지 못하는 기회"라고 자랑했다.

이대 출신 영부인도 나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다. 사실 이 기록은 진즉 깨질 뻔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이대에 입학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학 중 결혼할 수 없다는 금혼(禁婚) 규정 때문에 자퇴해야 했다. 금혼 규정은 2003년 폐지됐다.

◆ 세계로 퍼지는 '배꽃'
이대는 올해부터 이화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EGPP)을 시작했다. 제3세계나 개발도상국 여성 인재를 뽑아 이화여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교육하는 것이다. 올 신입생으로 14개국에서 24명을 뽑았다. 4년 뒤 120명 정도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박 처장은 "이대는 선교사가 시작하고 외국인의 도움으로 세워진 학교"라며 "회갑을 두 번 맞는 지금, 우리의 성과를 개도국과 나누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120주년 엠블럼도 배꽃(梨花)이 세계로 퍼져 나가는 모양으로 정했다고 한다.

- 2006년 5월 29일 중앙일보 고정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