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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에이스바이옴 대표 김명희 동문(독어독문·85년졸) N

  • 등록일2024.10.31
  • 161

에이스바이옴은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인정받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으로 국내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부동의 1위에 올라선 기업입니다.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한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에이스바이옴을 이끌고 계신 김명희 동문(독어독문·85년졸)을 만나 창업과 한 기업의 대표로서 경영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명희 동문님과의 인터뷰 바로 시작합니다!

에이스바이옴 대표 김명희 동문(독어독문·85년졸)

Q. 안녕하세요 동문님, 간단한 자기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 81학번으로 1985년에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 미국 회사 한국현지법인 이튼 코리아 설립 멤버로 시작, 10년 근무하면서 Manager-Finance & Accounting으로 일했고, 이어 에이스바이옴의 모회사인 바이오니아에서 20여 년 간 근무했습니다. 에이스바이옴 설립 직전까지 바이오니아의 미국 현지법인 대표로 11년가량 일했고, 2017년 초에 한국으로 돌아와 에이스바이옴을 설립, 현재 에이스바이옴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7년 차에 접어들어선 에이스바이옴은 건강기능식품 업계 최우수 기업으로 성장해서 자리 잡았습니다.


Q. 독어독문전공으로 유전자 관련 바이오 기업에서 근무하시고, 이어 관련 분야 기업을 설립하시는 등 독특한 커리어 패스가 돋보입니다.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대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탁월하게 우수한 학교였어요. 그러나 당시에는 대학을 졸업해도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적고, 좋은 배우자로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일을 하고 싶었던 사람이었어요. 처음에는 교수를 하고 싶었죠. 그런데 1학년 때 학교 취업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졸업생 초청 취업 세미나에 참가했는데 미국 대사관이나 외국계 기업, 법률회사 등에서 일하는 선배님들이 정말 멋있어 보였고, 이후 여성 직장인으로서 커리어 우먼의 진로를 걷게 됐죠. 처음부터 창업을 꿈꾼 것은 아니었지만,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며 경험이 쌓이자 진로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히고 창업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초기에는 외국계 기업에서 일했어요. 이튼 주식회사(Eaton Corporation)의 한국 지사, 그리고 이후 현지 법인인 이튼코리아의 설립 멤버로 10년을 일했습니다. 중간에 결혼을 하고,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더 하여 재무 회계분야에 전문성을 키웠습니다. 그리고는 이튼에서 10년 경력을 마친 후 한국 바이오벤처 1호 기업인 바이오니아(Bioneer)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십여년 가량 한국 바이오니아 본사에서 근무하다 바이오니아가 코스닥 상장을 한 다음 해인 2006년 바이오니아의 미국 법인으로 이전하여 회사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던 중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체지방감소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가세리 비엔알17(Lactobacillus gasseri BNR17)의 사업을 위해서는 별도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위해 회사를 분리하게 되었습니다. 모기업인 바이오니아는 분자생물학, 질병 진단 사업, 신약개발연구 등을 하는 회사입니다.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 분야와 시장이 다르고 소비자의 특성이 다르기에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별도 법인으로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회사는 질병을 진단하는 바이오니아와 정체성을 혼동하게 하면 안되므로 '에이스바이옴'으로 이름부터 분리했어요. 좋은 프로바이오틱스로 장내 균총(microbiome)을 최고(ace)의 상태로 만들도록 도와준다는 회사의 미션을 가지고,  에이스-마이크로바이옴(Ace-Microbiome)을 생각하게 되었고, 최종적으로 회사명을 에이스바이옴(AceBiome)이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Q. 현재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유산균 원료 최초로 해외에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시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계신데요, 기업의 대표로서 어떤 보람을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삶 속에서 겪는 어려운 점과 불편한 점을 어떻게 해소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할까?'에 대한 고민입니다. 인간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완벽하지 않잖아요. 저희는 그 부족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채워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하게 하는데 기여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저희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으며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저희로서는 정말 큰 보람이지요. 저희 회사의 제품은 체지방 감소 기능을 하는 유산균임과 동시에 장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여러 차례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했어요. 설사형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체적용시험에서 참가하신 분들이 실제로 화장실 가는 횟수가 하루 다섯 번 이상에서 한두 번으로 줄면서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또한 인체적용시험에서 비정상적이던 장내 균총이 정상인의 균총으로 바뀌었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설사형 뿐 아니라 변비로 불편을 겪던 분들이 며칠에 "한번 화장실 가던 걸 매일 가게 되어 세상 행복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 체중이 감소했다거나 허리둘레가 줄었다는 고객분들, 혈당수치가 좋아져서 만족한다는 등의 고객 사용 후기를 볼 때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매출 증가보다도 고객이 제품을 드시고 변화를 느끼고 만족한다는 내용을 저희에게 공유해 주실 때가 훨씬 행복합니다. 

또, 저희가 2018년에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미국 시장에 해외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는데요. 한국의 건강기능식품이 해외에 나가서 인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서 자부심이 큽니다. 요즈음은 우리가 해외 고객에게 제품을 직접 공급할 수 있는 e-commerce (전자상거래) 채널도 다양하고 활발해져서 온라인 채널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집니다. 다만, 자본 투자가 요구되는 생산 분야는 외주 형태를 유지하다 보니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파트너를 찾아 정하는 게 중요한데요. 에이스바이옴은 글로벌 유산균 전문 기업인 미국소재 '크리스찬 한센(구. UAS Labs)'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최고의 파트너십을 맺고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한국 유래 원료로 만든 저희 제품을 수많은 세계인들이 섭취하는 유산균으로 성장시키는 게 저의 큰 목표입니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 목표하는 것을 이루어내는 것에 성취감을 느낍니다.


Q. 창업, 사업의 확장 등은 큰 도전인 만큼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시기마다 늘 새로운 도전 앞에 섰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여자들은 결혼하면 가정을 지키고, 남편을 돕고, 애를 키우는 것이 미덕이라는 사회적 관념이 분명하던 시기에 여자로서 직장에 나가 일한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부담감이 항상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자녀를 키우면서 일을 병행한다는 것도 엄청난 도전이었습니다. 많이 울었죠. 아이를 집에 두고 회사가 나가 일을 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일할 때는 거의 싱글맘으로 일하는 수준이라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면서 힘들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귀감이 되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중학생쯤 되니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었어요. 또,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보니 엄마가 어떻게 그렇게 힘든 일들을 할 수 있었는지 놀라워하면서 "우리 엄마도 했는데!"하며 스스로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가 생겼다고 합니다.

사업적으로는 남녀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 큰 도전이었습니다. 제가 커리어를 시작하던 당시는 남자가 항상 주도적인 위치에 있는 시대였어요. 하지만 우리 이대에서는 꼭대기부터 다 여자고, 제한이 없잖아요. 그 부분이 우리의 강점인 것 같아요. 고정관념이 형성되어 있는 회사에서도 저는 제 능력을 성장시키는데 중점을 두며 당당하게 임했습니다. 제가 이화인이었기에 성별에서 오는 도전은 더 유리한 상태여서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사업 하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바이오니아와 에이스바이옴에 한정해서 말씀드리자면, 산모의 모유에서 분리해서 개발한 BNR17 균주가 식약처 최초로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는 프로바이오틱스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를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미생물 배양을 하고 산업화 규모로 키우는 것이 국내에서는 아주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프로바이오틱스 기업들에 의뢰해서 개발을 해보고자 했으나 별로 신통치 않았어요. 그중에서 우리 균주 생산에 가장 적당하다고 여긴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기업 UAS Labs이 있었지요. 바이오니아 팀에서 연락을 취했는데 답이 잘 오지 않는다고 하는 거예요. 제가 당시 바이오니아 미국법인에 있었는데 전화로 담당자에게 연락하니 "우선순위에 있는 다른 것들이 있어서 BNR17 균주는 한 1년 반쯤 후에나 공정개발을 검토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도의 반응이 전부였죠. 결국 사장과 미팅을 요구해 피칭의 기회를 얻었어요. 이 발표에서 상대를 완전하게 설득하고 우리와 파트너가 되는 길을 열게 되었지요. 발표 후, 이 회사의 개발우선순위가 바뀌어 우리 회사의 균주 공정 개발이 진행되고 라이센싱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 가을에 UAS Labs에서 만든 BNR17 균주로 첫 제품 비에날씬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대량 판매 채널인 홈쇼핑에서 공급할 만큼의 대량 공급 준비가 된 것이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저희에게 사업적으로 가장 큰 도전은 균주를 산업화 스케일로 생산하는 게 가장 어려운 도전이었어요.

그 다음으로 프로바이오틱스의 유통기한 설정, 제품 용기 선정 등 프로바이오틱스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부분도 공이 많이 드는 과정이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습도와 고온에 취약해서, 습도를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비에날씬의 용기, 즉, 외벽과 내벽 사이에 흡습제가 있는 ‘모자 쓴 용기’(용기 뚜껑을 닫고도 내부 벽에서 습기를 빨아들여 유산균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용기)를 초기에는 한국에서 쓸 수 없었습니다. 식약처에서 한시적으로 비에날씬에 이 용기 사용을 허락했는데, 이후 다른 프로바이오틱스 회사들도 이 용기를 채택하게 됐죠. 


Q. 에이스바이옴의 다양한 계층을 타깃으로 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이 있는데요. 가장 애착이 가거나 기억에 남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역시 회사를 설립하고 최초로 낸 제품인 '비에날씬'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BNR17 유산균주는 모회사인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것이지만, 당시 에이스바이옴에는 직원이 별로 없을 때였기에 제가 제품 이름 선정과 용기, 디자인 등 제품 개발의 모든 과정에 참여했어요. 이것이 브랜드가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며 다이어트 유산균 대명사가 되었기에 여러모로 애정이 갑니다. 지금은 훌륭한 직원들이 많이 있어서 각자의 역할을 아주 잘 해내고 있습니다. 


Q. 2021년 ‘자랑스러운 여성벤처인’ 표창을 받으시는 등 높은 제품 기술력과 경영성을 인정받고 계십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큰 상을 수상하게 되어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것을 실제 업계 외국인들한테 인정받을 때 더욱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코로나 끝난 지난봄, 유럽 최대 건강기능식품 박람회인 비타푸드(Vitafoods)에 갔을 때였는데, 글로벌 대기업 부스에서 만난 어느 박사가 BNR17 유산균주와 해당 제품 비에날씬(BNRThin)의 성공을 잘 알고 있다며 저를 인터뷰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을 때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대기업들에서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중요한 것은 남들이 하는 것과 똑같이 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식품영양학이나 과학 분야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바이오니아에 몇 십 년을 근무하며 분자생물학, 바이오 분야 시장을 공부하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보통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는, 즉 관행적으로 사업을 하는 그런 일반적인 트랙을 밟지 않았습니다. 에이스바이옴의 사업화 과정에서도 그렇습니다. 글로벌에서 자원을 찾아서 세계적으로 가장 생산을 잘 하는 회사와 손잡고 라이센싱 해 거기에서 초기부터 생산 및 판매를 하고 사업 규모를 키워 성장했습니다. 우리만의 방식대로, 처음부터 시작점이 다른 거죠. 대부분의 많은 건강기능식품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길로 나아간 것이 저희 회사가 다르게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제 경험을 통해 후배들한테 얘기하고 싶은 것은 꼭 남들이 하는 방식대로 나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실패하더라도, 해도 되는 실패는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꿈,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세요. 뜻밖의 성공을 할 수도 있고, 또 실패를 하더라도 그것을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어요. 저도 매일매일 실패합니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실패를 통해  여러분들은 교훈을 얻게 돼요. 이게 궁극적으로 성공에 이르는 거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또 하나는 엘리트 의식, 이화인이라는 자부심이 여러분의 시야를 가릴 수 있어요. 자부심은 가지되, 절대 교만하지 않고 누구나 다 존중해야 합니다. 어떤 것도 사소하거나 무시할 만한 게 없다는 열린 자세를 통해 훨씬 더 좋은 것들을 보게 되고 그것을 통해 작고 큰 성공에 이를 수 있습니다. 


Q. 기업가로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대표 건강기능식품 박람회를 방문하면, 프로바이오틱스 업계 전문가들이 이미 에이스바이옴과 BNR17 유산균을 대부분 알고 있을 정도로 에이스바이옴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금년부터는 해외 박람회 전시도 직접 하면서, 수출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목표나 계획을 크게 앞세우기보다는 앞에 보이는 일들을 해 나가며 결과로서 서프라이즈를 선사하는 걸 좋아합니다. 우리 대표 균주 'BNR17'을 세계인이 가장 많이 즐겨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으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체지방 감소, 체중 관리 뿐 아니라 당뇨와 같은 각종 대사질환 관련 건강 개선에 기여하고,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의 장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또,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과 함께 베이비 부머(baby boomer) 세대의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근 출시한 아나파랙틴 (AnaParactin) 제품으로 많은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Q. 학창 시절, 동문님께서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기억에 남는 이화에서의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친구가 말하길, 밝고 씩씩하고 신기할 정도로 사소한 모든 것에 자부심이 있었다고 해요.  매사에 적극적이고 잘 웃고 쾌활했다고도 하고요. 놀기도 잘하고 우등생 장학금을 받을 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했어요.  

에피소드라면,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머리가 뜨거워지고 집중이 잘 안될 때 밖에 나와서 노래를 하고 다시 들어가곤 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한 번은 목련화가 교정에 가득 핀 봄날이었어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나와서 목련화 노래를 불렀는데, 사서 선생님이 뛰어나와 조용히 하라고 말씀하셔서 장난기와 함께 찔끔한 기억이 있어요. 요즈음은 학생들이 학교 교정에서 노래 부르는 일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때 우리는 종종 노래하고 친구들과 중창도 하고 놀았어요.    


Q. ‘Ewha West Campus 건립기금’을 기부하시고, 이화여대에서 공부하는 북한이탈주민 학생들에게 유산균을 기부해 주셨습니다! 나눔의 계기와 소감이 궁금합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나누는 삶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접근이 어려워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도움이 될 때 보람을 느끼지요. 이런  마음으로 북한이탈주민 학생들, 여성 노숙인들에게 작지만 도움이 되는 것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Q. 창업을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일 것입니다. 창업을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해 나가다 보면 매일매일 크고 작은 어려움과 성공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성공이라는 표현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계획한 대로 잘 된 것이 하나의 성공이지요. 창업을 꿈꾸다 보면 시련이나 실패 등 어려운 상황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한 많은 글로벌 기업가들이 말하듯, 실패는 다음 성공의 꽃을 피워내는 밑거름이 될 수 있어요. 실패 없이 첫 시도만에, 혹은 계속 성공하기만 하는 기업인은 없어요. 따라서, 실패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실패로 인해 실망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다만, 정체되지 않고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겠지요. 또, 허드렛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창하지 않은 작은 경험들도 후에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Steve Jobs가 얘기한 'connecting the dots'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데, 이는 ‘점’과 같은 경험이나 사건들이 어느 시점에 서로 선으로 연결되어 미래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해석하면 될 거예요. 즉, 자아 실현이나 거창한 목표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 어떤 일도 나중에 쓰임이 될 수 있으니 이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소홀히 할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지요. 여러분이 경험하는 모든 일들이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좋은 쓰임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꿈을 설정하고 실현해 나가면 좋겠어요. 


Q.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 DNA’는 무엇인가요? 

성별에 따라 기대되거나 요구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스스로 리더가 되고, 어느 자리에나 올라갈 수 있다는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CEO이든, 전문직 종사자이든, 사회사업가이든, 극작가, 문학가, 영혼을 맑게 도와주는 사람이든, 교직에 있든, 선교사이든, 행복한 우리집을 만드는 주부이든, 모두가 각자 자기가 속한 곳에서 주인이 되고 자기 삶의 CEO가 되는 자신감의 DNA가 바로 이화 DNA 이지 않을까요?


외국계 기업에서 시작해 바이오 기업을 거쳐 창업에 도전하고,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 기능성 유산균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인정받는 김명희 동문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개발하여 회사를 성장시키기까지 도전과 성취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필연적으로 실패와 어려움의 순간을 마주하겠지만,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김명희 동문님의 말씀처럼 이화인들이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공의 꽃을 피워 나가기를 바랍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5기 송하은, 염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