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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모더나코리아 대표이사, 손지영 동문

  • 등록일2023.01.05
  • 6896

오늘 이화DNA 인터뷰의 주인공은 모더나 한국 법인 대표이사 손지영 동문(약학·87학번)입니다. 지금까지의 커리어와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던 손지영 동문님과의 인터뷰, 바로 시작합니다!

손지영 모더나 한국 법인 대표이사(사진제공:모더나)


Q.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화여대 약학대학 87학번 손지영입니다. 저는 1991년에 졸업해서, 약사 시험을 보고 나서부터 1년도 쉬지 않고 30년간 회사에서 일을 해왔어요. 처음에는 1년 정도 약국에서 근무했었는데, 이후 회사 생활이 적성에 맞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회사에서 너무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Q. 2021년 모더나 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표이사 선임 이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축하 감사합니다. 모더나는 이제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회사가 됐지만, 사실 코로나 전까지는 그렇게 잘 알려진 회사는 아니었어요. 저희 모더나는 2010년에 설립되어, 약 10여 년간 메신저 RNA(mRNA) 분야의 선진화를 리드하며 신약을, 그리고 미래를 준비해온 연구중심 회사였다가, mRNA 기술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전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작년에 한국법인이 출범하게 되었어요.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어떤 분야의 선진화를 리드할 때는 그 기저에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어마어마한 노력이 들어갑니다. 저희 회사는 약 10여 년간 오로지 mRNA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던 기업이고, 그 연구결과가 축적되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모더나 코리아에 합류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도, 모더나라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미래 기술이 아주 매력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어려운 시기, 팬데믹 상황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큰 보람이 될 것 같아 결정하게 된 것이었어요. 앞으로도 모더나 코리아에서 근무하며 모더나에서 개발한 백신과 훌륭한 치료제 등을 국내에 더 빠르게 소개하여 국내 환자들이 잘 치료받는 데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표이사가 되자마자, 첫날부터 한 3개월 동안은 많게는 18시간까지 일을 했던 것 같아요. 거의 잠 자는 시간 빼고 일만 한 셈인데요. 그 시기가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을 신속하게 한국에 공급하기 위해 허가 상황을 챙기고, 모더나 본사와 밤낮으로 긴급 회의를 하며 협상하고 긴급 수송 일정을 조율하는 등 많은 일이 있었어요. 백신이 우리나라에 빨리 들어와야 하는데, 그러한 결정이 쉽게 내려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중요하고 보람 있는 일이었기에 피곤한 줄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제약회사의 대표이사는 알아야 할 것도, 지켜야 할 것도 정말 많습니다. 의약품은 공중보건과 건강, 그리고 생명에 직결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허가와 품질관리, 안전성에 대한 엄격하게 지켜야 할 규정 또한 매우 많아요. 의약품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광범위한 임상실험 또는 Real World Evidence(RWE)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이해하며 그 효과를 재차, 삼차 검증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지금은 회사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여러 인프라를 구축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Q. 많은 일들을 한번에, 그리고 홀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기업의 대표에게 필요한 역량 또한 있을 것 같은데요. 대표님의 어떤 역량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나는 제약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저 묵묵히 근무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건데요. 이 질문을 듣고 제가 어떤 계기들로, 어떤 스텝을 통해 차근차근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는가를 돌이켜 보았습니다. 

먼저 저는 매 순간에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열정을 가지고, 일할 때 완전 몰입해서 쏟아 부으니 결과가 잘 나오더라고요. 물론 실패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실패로 인해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이렇게 안되게끔 해야겠다'는 배움을 통해 그 실패를 잘 극복하고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러한 노력이 계속 쌓이면서 결과가 잘 나오게 되니 자연스럽게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승진도 따라온 결과 중 하나이고, 일을 잘하니 더 일을 많이 맡게 되었는데 그것도 좋았습니다. 새로운 일을 맡으면 제가 안 해 봤던 일을 하는 거라 더 재밌고, 더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제 역량이 그만큼 더 강화되는 것을 느꼈어요. 

30년을 일했지만, 저는 아직도 일이 너무 재미있어요. 신입 때도 그랬고, 대표이사인 지금도 일할 때는 완전히 몰입하곤 합니다. 열정이 있고,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열정을 담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더 큰 인정을 받아요. 더 많은 일들이 제게 맡겨지고, 저는 또 진심으로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계속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며 성장해요. 좋은 평가도 받고요, 그에 따라 좋은 기회도 계속 열립니다. 일종의 선순환인 거죠.

다른 하나는, 호기심과 도전정신인데요. 저는 하나의 일을 다 파악해서 장악하고 나면 다른 것이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도전해요. 예를 들어, 제가 한국로슈에서 전무로 근무하고 있을 때 돌연 스위스에 있는 로슈 본사에 가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어요. 실제로 발령(announce)도 났고요. 그때 저와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제게 "남 부러울 게 없는 전무님이신데, 왜 고생을 자처해서 새로운 길로 떠나시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그 질문을 듣고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왜냐하면, 제게는 새로운 걸 탐색하러 떠나는 것,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만약 제가 그 자리에 만족하고 있었다면 아마도 지금 모더나 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요즘 ‘방탈출카페’라는 것이 유행한다면서요? 그 안에 그대로 있기만 하면 그저 갇혀 있게 되는 거잖아요. 그렇지만 문을 계속 열고 나가면 나가는 길들을 찾게 되는 거고요. 저 또한 미지의 세계로 가는 것을 선택하고, 계속 달려나갔기 때문에 계속 문이 열렸고,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것 같아요.

수많은 직원을 뽑아봤고 또 직원으로 데리고 일하다 보니, 눈빛이 똘망똘망하고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키워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열정과 책임감,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잊지 마세요. 분명 20년 후에는 꽤 다른 위치에 있을 거예요.


Q. 대표님께서는 지난 30년간 한국화이자부터 한국로슈㈜, 로슈 본사 등 업무 영역을 점차 넓혀가며 커리어를 쌓아오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보람을 느꼈거나,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각각의 업무 경험 모두 버릴 수 없는 좋은 기억들이 총총 박혀 있어요. 물론 저 또한 울었던 적도, 너무 속상해서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닌 적도 있었죠. 어떻게 30년 동안 매일 좋을 수가 있겠어요. 그렇지만 그 기억들이 다 뼈가 되고, 피가 되고, 살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지만,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들 몇 가지를 뽑아 얘기해볼까 해요.

먼저 저는 화이자에서 12년을 근무했는데요. 여기에는 저의 30대의 추억이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제가 입사할 때까지만 해도 이름 없는 회사였는데, 퇴사할 즈음에는 당당히 업계 1위가 되었어요. 당시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간관리자로서, 회사의 중요한 결정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리드하며 회사의 폭풍 같은 성장에 기여하였기에 보람이 컸습니다. 그때 ‘10년 후 우리 회사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가’를 함께 고민해보는 것을 시작으로 비전을 만들어나가는 ‘비전 테스크포스’ 팀이 사내에 만들어졌는데요. 저는 이 TF의 리더를 맡아 비전의 힘을 알게 되었어요.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잡고 회사를 어떠한 방식으로 바꿔 나가야 하는지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비전이 그대로 달성되는 것을 보며 비전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자체가 정말 감동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회사도 키우고, 개인의 꿈도 키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기에 기억에 남았습니다.

두번째로 저는 항암제로 유명한 로슈에서 저의 40대를 보냈습니다. 한국로슈에서 50명의 직원이 소속되어 있는 큰 팀을 이끌었고, 이후 스위스 본사에 넘어가 7개 제품의 글로벌전략리더로 4년을 근무했어요. 이 시기가 저의 커리어 중 최고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 전까지도 저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디벨롭해왔지만, 거기에 더해 글로벌리더라는 역량을 강화시키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에요. 저의 사고와 업무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었고, 수많은 인재들을 만나고 배우며 리더로서의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의 본사 업무 경험은 제가 한국 법인을 새로 설립하는 대표이사를 맡아 본사와 함께 일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유럽에 있는 동안 휴일마다 가족과 함께 여행하며 행복한 추억도 많이 쌓았기 때문에 더더욱 좋은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저는 지난 해 겨울 모더나에 조인하여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기 위해 밤낮없이 일했는데, 이 시간이 저의 커리어에서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하는 과정이 어마어마한 보람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공중보건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습니다. 제가 제약회사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하는 일들이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공중보건에 이바지하는 방향이기 때문이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보람으로 연결되더라고요. 제가 일했던 제약회사들은, 상업적 목적을 우선시하지 않고 윤리적 기준(ethical standard)를 가장 중요시하는 회사들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직에서 필요한 니즈에 따라서 리더십의 역할이 좀 바뀐다고 느꼈어요. 저는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을 같이 가져갈 수 있게끔 하는 'people develop형' 리더였습니다. 그래서 항상 회사의 구호를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people develop'이라는 차원에서 항상 피드백을 주고 지원해 주는 등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았죠. 

지금은 매트릭스 조직 구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개인을 키워준다기 보다 개인이 스스로 성장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회사는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벽돌공 이야기를 예를 들자면, 매일 벽돌을 100개씩 쌓아야 한다는 눈 앞의 현실만 보며 '지금 내 인생이 너무 지루하다'고 느끼는 벽돌공과 지금 하는 일이 커다란 성당을 짓는 것이라는 큰 그림 속에 '내가 지금 쌓는 하나의 벽돌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마음을 가진 벽돌공이 있습니다. 둘 중 누가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요? 직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임팩트를 갖는지에 대해서 알고 일한다면 일이 훨씬 더 소중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더 재미 있고 보람 있고 행복이 되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어떤 일을 하든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효과를 낼 것이고, 무엇이 기대가 되며, 리스크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소통해서, 이 친구들이 하는 일이 그저 단순 작업이 아니라 큰 그림을 보고 일할 수 있게끔 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점차 다른 일을 배우고 확장하며 개인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편입니다. 현재는 이러한 의사소통, 목표의 소통과 공유 같은 것들이 제가 리더로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입니다. 


Q. 향후 모더나 한국법인의 대표이사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모더나는 미래 신약 개발을 리드하는 굉장히 선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사입니다. 연구개발의 역사는 10년 정도 되지만, 정말 기업으로서 시작한 지는 1~2년도 안됐거든요. 그래서 아직은 좀 아기 같아요. 좌충우돌도 많이 하고 새로운 탐험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시 10년 후에는 우리 회사가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탐구하고, 열정을 마음껏 펼치고,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mRNA 기술이 현재는 주로 본사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10년 후에는 한국에서도 해당 분야에 관해 더 많이 교류하고, 연구자들을 더 많이 육성하는 데에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모더나코리아’가 인정 받고 존경 받는 회사가 되어있기를 바랍니다. 


Q. 약학을 전공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약학을 전공하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 과학, 수학을 정말 좋아하고 잘했어요. 그래서 원래는 생화학, 미생물학 같은 순수과학을 전공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원서를 제출하는 마지막 순간에 부모님의 설득에 넘어가서 약간 현실적으로 생각이 바뀐거죠. 아무래도 약사가 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좀 더 안정적이지 않냐는 권유들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약학으로 전공을 바꿔 제출했습니다.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 건 아닌데, 막상 들어가니 '이거 하길 참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도 #약학 을 베이스로 해서 제약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제약 쪽의 일은 생명이나 보건에 관련된 일이다 보니, 어느 과정 중에도 사기를 치거나 거짓말도 안되는 윤리적인 부분이 있거든요. 또 데이터를 베이스로 과학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일 자체가 지적인 만족도도 높고,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도 큽니다. 그래서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이화에서의 대학 생활이 대표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대학에 들어간다는 것은 정말 새로운 세상에 나온 것이잖아요. 그래서 대입 후에는 최대한 많이 탐색을 하고 싶었습니다. 학교 동아리 활동이며 독서 토론, 또 사회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여러 사회 활동들에 열심히 참여했어요. 저는 이런 것들이 매우 중요한 자양이었다고 생각해요. 이화여대의 장점은 어떤 활동을 하던 간에 우리가 주축이자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잖아요. 특히 제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는 보통 남자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서 여자 후배들이 리딩을 하는 역할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아요. 저도 일을 주면 도맡아 열심히 하고 그러다 보니 리딩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지 막 나서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아마 제가 남녀공학에 있었다면 리더들 뒤에 가려 그 안에서 맡은 바 일이나 열심히 하며 조용히 지냈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이화여대에 있었기 때문에 제가 조금 더 진취적으로 앞서 나가야 하는 상황들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더 많은 용기를 내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화여대에 여성 리더로서 발전할 좋은 조건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일을 하며 후회 없이 지냈기 때문에, 사회에 나와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의 결정들을 조금 더 빠르게 할 수 있었고, 그 다음 결정들로 나아갈 때에도 주저없이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요새는 취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취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쓰느라 상황이 조금 다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재학 중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사고의 폭을 계속해서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볼 때 만날 면접관들이 바로 저 같은 사람들인데요. 저희가 볼 때, 공부만 해온 사람들을 인재로 뽑고 싶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작은 봉사활동이라도 사회 활동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매력이 없거든요. 물론 공부도 중간 이상은 해야겠지만, 다양하게 뉴스도 보고 본인 의견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여러 활동들도 해본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들을 원합니다. 아마 모든 면접관들이 그럴 거예요. 그래서 저는 대학교 때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는 것이 사회에 진출하고, 회사에 입사해서 더 잘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Q. 이화의 새로운 슬로건은 '그대가 바라는 미래, 이화'인데요. 대표님께서 바라시는 이화인의 미래 그리고 이화의 미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이화여대가 가질 수 있는 정말 큰 장점은, 그 안에서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뭐든지 해볼 수 있는 그런 환경들이 조성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기회는 이화여대에 입학하기 전에도, 졸업한 후에도 많지 않을 거예요. 이화 안에서 이런 장점을 최대한 많이 누리고 활용하면서 리더로서의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해 보는 시기로 삼았으면 좋겠어요. 

이화의 미래라고 한다면, 이화에서 더 많은 여성 리더들이 탄생하고, 각계에 더 많은 이화인들이 진출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지금도 이화여대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하긴 하지만 조금 더 강해졌으면 좋겠어요. 더 진취적인 리더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교수님들의 지원도 늘어나고, 커리큘럼도 더욱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화여대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화여대 안에서 누릴 수 있고 해볼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 그런 것들을 최대한 많이 누리고, 리딩(leading)도 해보고, 참여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는, 졸업 후에도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세상을 좀 더 넓고 크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이화여대에서 배우고 나와 사회인으로서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말이에요. 직장이 없어도 상관 없어요. 가족의 일원으로서든 아이의 엄마로서든 어떤 역할을 갖고 있든, 그대의 생각과 행동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중요합니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사람들이라면 유연하게 사고하면서 포용력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3기 김윤수, 김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