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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한국인 최초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 백희나 동창 인터뷰

  • 등록일2020.06.17
  • 2068


[이화인의 서재]
경이로운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랑과 꿈의 씨앗을 심는 백희나 작가의 시선

한국인 최초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동화작가 교육공학 91학번 백희나 동창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고 둥실둥실 떠올라 아침을 못 먹고 간 아빠에게 구름빵을 배달해 주는 <구름빵>, 더운 여름날 녹아내린 달로 샤베트를 만들어 이웃들에게 먹이고 더위를 식히는 <달 샤베트>, 사탕을 먹으면 집 안의 소파, 같이 사는 강아지와 대화가 가능한 <알사탕>. 일상생활 이야기 속에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백희나 동창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백 동창이 지난 3월,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아동문학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Astrid Lindgren Memorial Award, 이하 ALMA)’을 수상했다. ALMA는 스웨덴 정부가 2002년에 제정한 상으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ALMA 심사위원단은 “백희나 작가는 재료를 통한 절묘한 느낌, 표정과 몸짓으로 고독과 연대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다. 그의 작품은 감각적이고 아찔하고 예리하며, 경이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이다.”라고 평가했다. ALMA를 수상한 백희나 동창을 만났다.


Q. 아동문학상 분야 세계 최고의 상인 ALMA의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는지요. 

사실은 오래 전부터 받고 싶었던 상이고, “언젠가 받으면 좋겠다”라고 농담처럼 많이 이야기했었습니다. 이 상은 책 한 권을 선정해서 주는 게 아니라 작가의 업적을 여러 각도에서 봐서 조건이 충족되어야 주는 상이라서 꿈은 꿨지만 기대는 안 했었지요. 예전에 후보에 올랐다는 건 알았는데 그것이 계속 올라가 있는 것인지도 몰랐고요.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전화가 와서, 괜히 기뻐하면 민망하니까 덤덤하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시 저작권 관련 소송에서 패소를 한 후라서 많이 절망적인 상황이었고 일도 거의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재기를 못하나 보다, 다시는 작품을 만들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상 소식을 듣고 기쁨보다 먼저 ‘안심’이 됐습니다. ‘다행이다. 내가 작가로서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한국에서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저는 아이들을 위한 문학 작품을 만드는 사람인데, 우리 사회는 아이들 자체가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입니다. 아이들의 인권조차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을 위한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의 권리를 주장하기에는 너무 먼 얘기지요. 아동에 대한 인권, 약자에 대한 보호 이런 것부터 생각이 바뀌어야 해요. 그래서 저는 행복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어두운 이야기는 안 하고, 악인도 안 나오고. 현실이 너무 어둡기 때문에 그림책에서는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Q. 구름으로 만든 빵, 달로 만든 샤베트, 워킹맘 대신 아픈 아이를 돌봐주는 선녀, 사물과 대화가 가능해지는 알사탕 등 작가님의 기발한 상상력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잡생각을 많이 했어요. (웃음)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면서 잡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잡생각이 그저 잡생각에 머무르지 않도록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Q. 인형과 세트를 제작하고 촬영 사진으로 그림책을 꾸미는 방법으로 작품을 만드시는데, 이러한 작업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재미있게 하는 사람이 있고 지루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어요. 이야기를 할 때 어떤 목소리 톤으로, 어떤 강약으로, 어떤 바디 랭귀지를 써야 재미있게 들리는지와 마찬가지로 책 속에 들어가는 그림이, 어떻게 해야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모든 작업의 목표는 스토리텔링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협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방법에 대해서 다양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독특한 작업 방식이 나온 것 같습니다. 


Q. 요즘은 많은 학생들이 유튜브 같은 미디어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최고의 콘텐츠를 보유하신 선배로서 성공적인 크리에이터가 되는 노하우를 들려주시겠어요?

끝임없는 노력이 중요해요. 더불어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작품에는 작가의 생각이나 마음이 고스란히 투사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아이들도 보는 매체라면 바른 마음을 가지고 만들어야 하고, 작가의 마음이 정확하게 드러나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니까 바르게 살려고 노력해야 됩니다. 


Q. 이화인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려요. 

여자들만 있는 곳에서 생활하는 일은 일생을 통해서 별로 없습니다. 사회에 나오면 보이지 않는 벽에 갇히게 되고 불합리한 대접을 받게 될 수도 있어요. 차별 없이 역량을 최대한 펼칠 수 있는 학창시절의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고, 또 이화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이화소식』 Vol.12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