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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림바 연주가 김서윤 동문(관현악·17년졸) 인터뷰

  • 등록일2019.07.02
  • 5557

이화인 여러분, 유튜브에서 통통 튀고 신나는17마림바 연주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마림바는 기존에 오케스트라 클래식 연주에 주로 쓰이는 타악기인데요. 유튜버 유니벗으로 활동 중인 김서윤 동문은 본인만의 특색을 살려 마림바를 현대 음악 멜로디에 맞추어 연주하고 있습니다.

19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마림바 연주가, 유튜버 UNI's Marimba 김서윤 동문을 함께 만나볼까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13학번 김서윤이라고 합니다. 저는 관현악기 중 타악기를 전공했으며, 2017년도 8월에 졸업을 했습니다. 현재는 유튜브 음악 채널 ‘YUNI’s Marimba’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유튜브를 통해서 마림바 연주 영상을 올리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유튜브에 마림바 연주 영상으로 처음으로 올릴 당시, 다양한 종류의 영상들이 유튜브에 업로드되고 있었어요. 피아노가이즈(PianoGuys) 혹은 투첼로(2Cellos)와 같은 연주 채널이 인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림바는 다른 악기에 비해 영상이 없는 것을 보면서 마림바 연주 유튜버의 선두자가 되고 싶었어요. 또한 평소에 제가 연주하는 마림바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유튜브를 통해 마림바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곳이 아닌 유튜브를 소통 통로로 장한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네요.
또한 제가 학창시절에 교내 수업을 들으면서 언어를 못해도 음악을 통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했던 적이 있어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튜브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저의 음악을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유튜브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고, 자신의 선호 채널에 따라 추천 영상이 개인별로 다르게 제시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조회수가 높은 영상만 접근성이 높은 게 아니기 때문에 저 같은 신입 유튜버들에게도 기회가 있었던 거죠.
제 채널의 경우 업로드 비율이 팝송과 K-Pop 반반 정도에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송만 두드러지게 조회수가 높은 것이 아니라 K-pop 음악의 영상도 조회수가 골고루 높아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에서도 제 K-Pop 연주 영상을 시청한다는 통계를 보고 유튜브의 글로벌 힘을 느꼈습니다.

Q. 매 동영상마다 각각 다른 노래의 연주를 선보이는데, 곡을 선정하는 유니 벗만의 기준이 있을까요?
곡을 선정하는 데 가장 우선되는 기준은 ‘과연 그 곡이 마림바의 소리와 잘 어울리는지’의 여부입니다. 마림바의 음색은 밝고 통통 튀는 가벼운 소리로 이슬이 유리에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연상되실 거예요. 처음에는 마림바가 무거운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발라드 류는 연주하지 않았아요. 그렇기에 주로 속도감이 있고 쳐지지 않는 리듬적인 노래에 집중을 했습니다. 인어공주 OST인 ‘Under the Sea’가 대표적으로 마림바와 잘 어울리는 노래에요.
하지만 계속 연주를 하다 보니 굳이 마림바가 원곡이 주는 느낌만을 살려야 할 이유는 없을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원곡에 마림바만의 선율이 합쳐지면서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노래를 선정하는 폭이 넓어졌어요. 더 나아가서, 마림바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곡에 도전하면서 제 스스로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웃음)

 

Q. 매번 다른 곡 연주를 촬영하기 위해선 어떠한 준비과정이 필요한가요?
하나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걸리는 과정을 편곡, 실제 연주 과정, 영상 촬영 시 고려하는 디테일 그리고 마지막 편집 과정까지 나누어서 말씀드릴게요.
[편곡] 연주할 곡을 선정한 뒤에는 저는 원곡의 느낌보다 마림바로 살리고 싶은 느낌을 생각해 편곡 작업을 거칩니다. 원곡을 듣고 직접 멜로디를 받아 적으며 '저만의' 악보를 만듭니다. 이후에는 피아노를 이용하여 데모를 통해 마림바 연주용 악보를 완성시켜 나가요.
[실제연주] 편곡 작업 이후에는, 실제 마림바로 연주를 합니다. 제가 머릿속으로 생각한 음과 실제 음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동영상 촬영 전 리허설 과정을 거칩니다.
[디테일] 곡이 완성되면 영상을 위한 디테일 역시 함께 고려합니다. 슈퍼마리오 테마곡을 연주할 때는 멜빵바지를 준비했고. 빌리 진에서는 흰 티에 검은 재킷을 입었어요. 마이클 잭슨이 연상되지요? 해리포터 OST를 연주 및 촬영할 때는 해리 포터와 비슷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안경도 착용했어요(웃음). 사실, 이마에 번개 흉터도 그렸었는데 카메라에 잘 나오지 않아 다시 지우고 촬영을 한 기억도 나네요. 단순히 옷 또는 분장과 같은 콘셉트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음색적인 부분도 고려를 해요. 마림바 같은 경우에는 연주하는 말렛(mallet)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각 곡마다 어울리는 소리를 만들어주는 말렛을 골라 연주를 하는데, 유심히 보시면 영상마다 말렛의 종류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편집] 촬영 전, 어떠한 편집 효과를 이용할지, 촬영 구도는 어떻게 잡을지 또한 매번 신경을 쓰면서 신중히 촬영해 동영상을 제작합니다. 제 동영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영상효과 중 하나가 분신술인데요. 음악에서 루프스테이션이라 해서 음을 쌓아갈 수 있는 기술이 있어요. 동영상 작업을 하다가 영상에서도 루프스테이션과 같은 편집 기능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루프스테이션 기술이 들어가는 부분에 분신술과 함께 편집을 해요. 이렇게 하니 시청자들께 청각과 시각적인 효과를 보다 선명히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제가 한 곡을 선정해서 영상 촬영 후 편집까지 하여 유튜브에 업로드하는데 3-4일 정도가 걸립니다. 제가 유튜브 이외에 본업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업로드가 되지는 않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웃음)

 

Q. 유니 벗은 마림바 연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떠한 감정과 느낌을 전달하고 싶은가요?
시청자분들이 제 마림바 채널에 클릭해서 들어오시는 자체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얻고 입가에 미소가 띄워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연주 영상을 직접 보기 전이라도요. 사람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여건이 되지 않을 때, 제 연주 영상이 그들에게 리프레시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그들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역할을 하길 바라요. 저는 틈을 내어 요가를 하는데, 요가 매트 위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에 안정이 오더라고요. 요가 수련이 저에게 안정을 주듯이 저의 유튜브 연주 영상이 사람들에게 일상 중의 커피 타임 같은 짧지만 달콤한 휴식이 되었으면 해요.
실제로도, 많은 구독자분들이 저의 영상을 보고 ‘힘이 된다’는 댓글을 남기세요. 한 고등학생이 남긴 댓글이 인상 깊게 남아있는데요. 중학교 때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타악기의 매력에 빠지게 된 학생이었는데 고등학교 진학과 함께 그 꿈을 접게 되었다고 해요. 음악인으로서의 진로는 접었지만 저의 동영상을 보면서 힘든 수험생활을 이겨내고 있다는 댓글이었어요.
저는 되도록이면 늦게라도 댓글들을 모두 읽어보려 해요. 저도 댓글을 보면서 에너지를 받을뿐더러, 댓글을 통해 구독자분들의 의견들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심이 중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건 태도인 것 같아요.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누군가를 대할 때의 태도이고, 진심이 제대로 전해지려면 태도를 바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태도가 진심을 읽어내는 가장 중요한 거울인 만큼, 저도 제 진심이 구독자분들께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태도로써 보여드릴게요. 항상 응원 부탁드립니다.

 

Q. 지금까지 유튜브에 올라온 연주 영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망설이지 않고 말할 수 있어요. 슈퍼마리오 테마곡(https://youtu.be/6X_jHV45KwA)입니다. 제가 처음 유튜브 채널을 기획할 때 두 분이 함께 마림바로 슈퍼마리오 곡을 연주하는 영상을 보고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거든요. 정말 그때는 막연하게 여유 시간에 마림바 연주곡들을 올려 보자 하고 생각만 했던 단계라, 이렇게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게 될지 몰랐어요. 이 곡은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고 나서, 저도 유튜브에 익숙해지고 난 뒤에 올렸습니다. 다른 곡들보다도 좀 더 완성도 높은 영상을 업로드하고 싶었거든요. 영상을 올리던 날에는 유튜브 실버 버튼을 받는 것보다 뿌듯했습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조회수에 신경을 아예 안 쓸 수가 없는데, 이 곡은 조회수와 관계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저에게 훈장 같은 느낌이에요.

 

Q. 유니 벗에게 ‘마림바’란 무슨 의미인가요?
마림바는 제 삶에 있어서 스스로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한 첫 디딤돌이에요. 저는 마림바를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치른 입시에선 아픈 결과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후 다시 대학입시에 임할 때, 주변에서 ‘음악 대신 공부로 입시를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는 회유가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마림바를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해보겠다고 결정을 했어요. 그 결과, 저는 마림바로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고 졸업한 지금도 마림바와의 연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마림바는 제가 선택해서 한 악기이기에, 음악을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노력과 끈기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학부생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수업이 있나요?
음악대학 전공과목 중 배종선 교수님의 '유럽뮤직컬쳐'라는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수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다 같이 독일에 가서 아리랑 연주를 한 적이 있어요. 아리랑을 한국의 꽹과리와 서양악기로 함께 연주했는데, 청중인 독일 학생들이 저희의 연주를 듣고 한국인들에게는 무언가 슬픔의 감정이 있는 것 같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아리랑을 처음 듣는 친구들이었고, 사전에 아리랑 민요에 대한 설명이 없었음에도 정확하게 포인트를 짚어내는 것을 보며 언어가 아닌 음악으로도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체감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Q. 본인에게 있어 이화 DNA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한 단어로 말하자면 주체성이요. 학교의 비전이 '미래를 개척하는 여성 지성'인 만큼 학부 생활을 하면서 내 인생을 내가 만들어 간다는 주체성을 습득하고 배울 수 있었어요. 저는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그 틀에 얽매이지 않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대중적인 음악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요하는 창작 활동을 하고 있어요. 또한, 대학 졸업 이후에도 음악인으로서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저의 선택으로 스스로의 음악적 성장도 이루어나가고 있습니다. 저의 주체성이 원동력이 되어 지금의 까지 올 수 있었고, 어떠한 결정을 함에 있어서 머뭇거리거나 두려워하는 것이 사라졌어요. 이대 동문 선후배님들이 사회에서 다양하고 영향력 있는 자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 또한 입학하고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주체성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화의 후배들에게 따뜻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요즘 읽고 있는 <기획자의 습관>이라는 책에서 메모해 둔 글귀를 소개할게요.

"어떤 일을 도모하고, 그 생각들을 나누어 보는 것. 기획이 없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은 기획한 대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 <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저, 홍익출판사

4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비슷한 일상의 반복이라,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대학 생활을 보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러기보단 여러분에게 주어진 하루를 의식적으로 살아보세요. 인생의 매 순간에서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고 삶의 주인 또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화인 여러분, 오늘은 마림바로 음악에 대한 자신만의 고유한 해석을 연주하는 김서윤 동문(유니 벗)을 만나보았습니다! 유니 벗의 생동감 넘치는 연주가 듣고 싶은 벗들은 유튜브에 접속하여 ‘YUNI’s Marimba’를 검색하고 마림바의 선율과 함께 힘들었던 하루에서 벗어나 달콤한 휴식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