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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여성기업인 1세대, 주이디자인코아 대표 이명숙 동문 인터뷰

  • 등록일2019.06.12
  • 3382

안녕하세요, 이화인 여러분!

133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화의 역사만큼 이화에는 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동문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디자이너로 시작해 기업의 대표가 되기까지 커리어를 키워온 여성기업인 1세대 이명숙 동문의 스토리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선배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의류직물학과 71학번 이명숙이라고 합니다.

 

Q. 선배님께서는 현재 주이디자인코아 대표이신데요, 어떤 계기로 사업을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A. 졸업 후에 섬유학을 전공하신 교수님의 추천으로 #비비안 디자인실에 취직을 하게 됐어요. 사실 당시의 저에게는 현모양처가 장래희망이었어요(웃음). 결혼하면 아이들 옷을 만들어 줘야지 하면서 특강을 많이 다녔는데 교수님이 그걸 보시고 저를 추천하신 거죠. 그렇게 비비안에서 언더웨어를 디자인하게 되었고 가운, 파자마, 슬립 같은 란제리 파트를 맡게 됐어요.

그러다 임신을 하면서 퇴사를 했어요. 전업주부로 지내며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어느 날 사장님이 아이를 데리고 놀러 오라고 하셨죠. 그때 사장님으로부터 사업을 제안받았습니다. 제안을 듣고 주저하고 있으니 기계나 장비는 비비안에서 제공해줄 테니까 장소만 구하면 된다고, 해보라고 하셨어요. 남편과 의논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게 스물여덟살 때였어요.

저희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디자인기획사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이 커져서 직원들, 디자이너들도 많아지고 해외 공장 때문에 중국, 베트남까지도 가게 됐죠. 당시 주로 하던 일은 브랜드를 론칭하는 일이었습니다. 각 브랜드마다 러블리, 시크, 스포티 등 콘셉트에 맞춰서 자재도 선택하고, 디자인하고, 샘플을 만들었죠. 품평을 거쳐 제품이 선택되면 생산을 하게 되는 거죠. 저희가 하지 않은 브랜드가 거의 없을 정도였어요. 다시 말하면 기획부터 생산까지 모두 총괄을 하는 업무인 거죠. 그렇게 사업을 시작해 2002년부터는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주이디자인코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힘든 점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A. 우선 제가 여자라는 점이죠. 제가 시작할 때는 여자 기업인이 별로 없었습니다. 세무서에 갔는데 "무슨 여자가 오느냐, 남편이 대신 와라" 이런 답을 들을 만큼 폐쇄적이었어요. 두 번째로는 힘들었던 점은 회사에 다닐 때와 다르게 고용인에서 피고용인의 입장이 됐는데, 젊은 나이에 그런 변화가 어려웠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 했으면 조금 더 알았을 텐데 학교생활의 연장선 같았던 디자인실에서만 근무하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가 참 어려웠습니다.

 

Q. 그런 어려운 점들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당시는 월급을 봉투에 담아주던 시절이었어요. 저는 월급봉투를 전하면서 “여러분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이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았으면 좋겠고, 저는 돈을 주고 여러분을 고용했지만 역시 감사하는 그런 관계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어요. 서로 좋은 관계를 만들려면 결국 서로 사랑하고 감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Q.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뿌듯한 점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A. 제가 생산한 제품들을 기부할 수 있었던 점입니다. 이화와 연락이 닿았는데, 지금 여성 속옷 및 잠옷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런 제품이 혹시 필요하냐고 여쭤봤더니 '이화인의 나눔가게'에서 필요하다는 답이 왔어요. 2018년 임산부 및 유아용품 등을 기부하기도 했고,  우리 후배들이나 지인들 중에 다른 의류를 생산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과도 컨택해서 기부를 연결하기도 했죠.

 사이즈가 작거나 커서 재고가 남은 상품들을 다문화 선교 단체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고아원에 제품을 보낼 때는 아이가 몇 개월인지 데이터를 달라고 해서 제품을 개월 수대로 분류해 맞는 제품들을 보냈죠. 미혼모 시설에는 아기를 낳기 전과 후로 나눠서 제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편지를 받았는데,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Q. 선배님께서는 기업의 경영자가 지녀야 할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큰 그림을 보는 것이 중요해요. 결과나 수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큰 그림에 부합되게 직원들과 협력해야 좋은 회사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직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해요. 서로 감사해야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능력도 무척 중요합니다. 기업은 무수히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거든요. 결론적으로 회사 안으로는 직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동시에 밖으로는 열심히 트렌드의 흐름을 읽으려는 노력을 해야 성공적으로 회사를 끌고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선배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 DNA란 무엇인가요?

A. '진취적'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이화를 나왔기 때문에 진취적으로 사업을 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화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상황에 최선을 다하면 길은 열릴 거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조그만 꿈이라도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엄청나게 큰 꿈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도움의 손길이 오고 갈 길이 마련되더라고요.

 

여기까지 이명숙 동문과의 인터뷰였습니다.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계시는 동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인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업인을 꿈꾸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많은 이화인 여러분, 모두 이명숙 대표님의 계보를 잇는 멋진 기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길, 이화투데이가 응원하겠습니다.

 

 

- 이화투데이 9기 리포터 강현서, 백승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