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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2018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최종 합격 김경미 동문 인터뷰

  • 등록일2019.05.28
  • 6670

많은 이화인들이 현재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계실 텐데요, 그중 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화인들도 많습니다. 국가고시에는 다양한 시험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고시 중의 하나인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이화투데이에서는 2018년도 외교관 후보자 시험에 최종 합격한 김경미 동문(국제학부 09학번)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국제학부 09학번 김경미입니다. 올해 외교관 후보자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Q.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에 합격하신 것 정말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일단 아직 잘 실감이 안 나요(웃음). 그렇지만 정말 기쁘고 앞으로 동료들과 배워나가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외교관이 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어렸을 때부터 외교관이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중학교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 칸을 보면 다 외교관으로 쓰기도 했어요. 외교관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교집합인 것 같아요. 영어나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좋아했고 유학을 한 경험은 없지만 세계문화에도 관심이 많았고 애국심도 좀 강한 편이었어요. 이런 것들을 다 생각하다 보니 외교관이 가장 하고 싶은 직업이었던 것 같아요. 일반외교 분야 외에는 특정 지역에 대해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거나 아니면 경력들이 필요한 특별전형이기 때문에 저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일반외교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Q.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은 정말 어려운 국가고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요, 시험을 얼마나 준비하셨는지 또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총 4년 정도 준비했는데, 첫해에는 학교 고시반에 쭉 있었어요. 그 다음에는 고시촌으로 이사를 해서 학원도 다니고 스터디도 하며 준비를 했습니다. 본격적인 수험기간 전에도 국제학부다 보니 학교를 다니면서도 미리 시험과목을 알아보고 관련 수업 들을 들어보면서 탐색 기간을 가졌어요. 사실 작년에 최종면접에서 탈락을 했어요. 2차 시험을 통과하고 나면 거의 다 붙은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최종면접에서 떨어지니까 많이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이번이 진짜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고시촌에 들어가서 다시 준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남들과 비교하게 되는 것이었어요. 이 사람은 나보다 늦게 시작했는데 훨씬 잘한다든지, 내가 못하는 과목이 있는데 다른 사람은 잘한다든지.. 이런 상황들이 주변에 보이니까 계속 비교하고 열등감을 갖게 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고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점이 나를 스스로 힘들게 하는구나’를 인식하게 됐다는 거예요. 원래도 그런 성향이 있었지만 이것이 제 삶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가 고시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힘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삶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도 된 것 같아요. 아직도 극복해 나가는 중입니다.

Q. 시험 준비 과정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시험 과정만 놓고 봤을 때는 저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가족, 두 번째는 친구, 세 번째가 일기 쓰기였어요. 일단 가족들한테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터놓을 수 있잖아요. 저의 힘든 점들을 표출하고 말하면서 많이 해소를 했고 정신적인 지지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은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어떤 점이 힘든지 정확히 알고 있고 다들 비슷한 문제들을 겪고 있어서 서로 공감을 주고받으면서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일기 쓰기는 오늘 제가 힘든 일이 있었다고 해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다 표출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혼자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오늘 왜 이렇게 힘들었지?’ 이런 것들을 써보면서 해소하기도 했어요. 이 과정에서 스스로 칭찬을 해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아요. 혼자 공부를 하다 보니까 부정적인 사고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하루 늦잠을 잤더라도 ‘12시에 안 일어난 게 어디야!’라고 하면서 칭찬을 하기도 했어요(웃음). 저는 이 방법들이 도움이 가장 많이 됐고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하며 힘든 시간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시험 준비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던 학교 프로그램이나 외교관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으신가요?
A. 일단 첫 한해 동안 고시반에 있으면서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좌석 제공이나 인터넷 강의 할인 등이 굉장히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고시반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 그리고 본격적인 시험 준비기간 동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학교 인재개발원 홈페이지를 통해서 외교부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이나 다른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활동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실제로 그런 프로그램들에 참여하면서 한국, 미국 외교관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고, 외교관이라는 목표에 좀 더 다가가고 구체화시키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Q. 국제학부를 졸업하셨는데, 학부에서 특별히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일단 국제학부 커리큘럼 자체가 시험과목과 많이 겹치는 편이에요. 만약 정치외교학과라면 경제학이나 국제법 같은 수업들을 많이 들을 수 없는데, 국제학부는 거의 모든 과목을 커버할 수가 있어요. 학부 수업을 들을 때는 본격적으로 수험 준비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고 실제로 시험 과목 중에 낯선 과목이 없었어요.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과목이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 등인데 학과 커리큘럼에 다 있는 과목들이었어요. 그래서 실제로 시험 준비 과정에서 수업에서 사용했던 교재를 많이 참고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국제학부는 다른 과에 비해서 외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많아서 이런 환경에서 자유롭게 사고했던 경험도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이화 재학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저는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특별히 뛰어난 학생도 아니었고 평범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외교관이라는 직업에 언젠가는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는 있었어요. 그래도 좋아하는 과목이 있으면 파고들어서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국제학부 수업뿐만 아니라 정치외교학과 경제학과 법대 수업을 듣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화에 온 외국인 유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을 지원하는 피스버디 활동을 했었는데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Q. 본인에게 있어 이화 DNA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우리 학교의 특징 중에 하나가 가치를 추구하고 옳은 길을 걷고자 하는 거라고 느꼈어요. 제가 외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실현 가능성이나 이익을 기준으로 많이 판단을 하는데 저는 ‘이것이 옳은가?’라는 당위론적인 생각을 많이 했어요. 생각을 해보니 이화의 특성이 그런 것 같다고 느꼈어요. 결국 도덕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이화DNA가 아닐까요?

Q. 앞으로  어떤 외교관이 되고 싶으신가요?
A. 먼저 우리나라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 지금은 아직 하고 싶은 분야를 정해놓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요즘 러시아와의 관계가 중요해져서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직무적인 분야로 보자면 저는 항상 공공외교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국이 사실 굉장히 힘이 강한 나라는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Soft Power라고 생각하고 이런 점에서 공공외교를 통해 힘을 많이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화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도전할 때, 열심히 노력했지만 사실 그게 잘 안될 수도 있잖아요. 언제든지 어떤 도전을 하던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작년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것이 정말 힘든 경험이었는데, ‘공부를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나?’라고 물어본다면 바로 그렇다고 대답할 수가 없는 거예요(웃음).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을 가졌을 때 떨어졌더라도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 것이고, 합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거죠. 그래서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하기'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시험에서 떨어졌어도 미련 없이 다른 직업을 찾을 수 있었을 만큼 열심히 했고, 지금 이렇게 운 좋게도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 이화투데이 10기 리포터 박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