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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임원 1세대, 황영미 동문을 만나다

  • 등록일20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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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인 여러분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응원합니다"


이화인 여러분은 졸업 후 사회 속에서 본인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다양한 커리어가 있겠지만 사회 속 성공한 커리어우먼을 그리는 이화인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다양한 다국적 기업에서 인사 담당자로 활동하고  현재 말레동현필터시스템 인사책임을 맡고계신 황영미 동문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선배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1988년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독일계 자동차 부품사, 말레동현필터시스템에서 인사책임을 맡고 있는 황영미 전무입니다. 저는 졸업 후 첫 5년 동안은 재무분야에서 근무했으며 그 후 25년은 인사분야에서 근무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말레동현필터시스템 근무 이전에는, 주로 한국에 있는 다국적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바이엘코리아와 메르세데스 벤츠에서는 인사팀장을 지냈고 한국 피자헛과 존슨앤존슨에서는 인사임원으로 근무했습니다.
 
Q. 동문께서 회사의 많은 부서들 중, 인사부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가 재무분야에서 인사분야로 직무를 변경하게 된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재무팀에 있으면서 비용처리 및 월 마감 등 재무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제가 평소에 직원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것과 사람들과의 교류를 좋아했기에 주저 없이 인사부에 지원을 했었습니다. (웃음).
 
Q. 동문께서는 직장생활 초기부터 지금까지 인사업무를 놓으신 적이 없는데, ‘인사업무’가 동문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A. 인사업무가 저에게 의미하는 바를 말씀드리기 전에 저의 인생관을 말씀드릴게요. 조금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의 인생관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랍니다. 저는 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해요. 다시 말하자면,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제가 도움을 주는 것이 매우 보람차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채용, 인재개발 및 교육기획과 관련하여 해외 본사가 있는 미국과 독일에서 좋은 프로그램들을 활용해서 국내 업무환경에 적용시킨 것이 국내 직원들에게도 큰 도움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또한, 조직 내에서 업무적인 부분 외에도 개인 고충이나 ‘Working Mom’으로 살아가면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역시 저의 보람 중 하나입니다. 

Q. 동문께서는 직장에서는 커리어우먼으로, 가정에서는 따뜻한 엄마로 지내신다고 들었습니다. 직장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데, 두 곳 모두에서 성공을 일궈내신 동문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A.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저의 마음가짐에 대한 부분과 실생활에 관한 부분으로 나누어서 할게요. 첫 번째로, 제가 왜 일을 계속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찾게 되었던 계기가 있어요. 저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많이 방황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후, 잠시 휴식기가 있었고 그 시기에 저를 되돌아 볼 수 있었죠. 일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저에게 행복할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어요. 이후, 저는 일하지 않고 사는 것은 저에게 큰 고통이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정리하자면, 저는 저에게 어떤 삶이 맞는지 먼저 돌아보면서 향후 어려움을 극복했어요. 
두번째로, 저의 실생활 측면에서 답변을 드릴게요. 저는 아이 출산 이후 아이가 만 5세가 될 때까지는 회사에서 정시퇴근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아이를 돌봐주는 아주머니는 퇴근시키고 남편 역시 직장생활로 인해 육아를 도와줄 수 없었어요. 그 당시에, 회사 내 다른 팀장은 매일 10시-11시까지 야근을 하던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부서장님은 항상 정시퇴근을 하는 팀장인 저를 남들보다 1-2년 승진을 늦게 해주셨어요. 그러나 타 직원들의 사기도 고려해야하는 부서장님의 입장을 이해하기에 일말도 서운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만5세가 지나 6세가 되면서 신기하게도 저의 품을 떠나 자립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동안 못했던 야근을 많이 하기도 했어요.(웃음). 제 기억으로는 임원이 된 2007년까지 6-7년 간 거의 매일 밤 12시 전에는 집에 들어가지 않았던 거 같네요. 가족도 그동안 육아에 전념했던 것을 알고 잘 이해해주기도 했어요. 저 자신도 참아온 일에 대한 열정을 쏟아 부으며 여한없이 일에 몰두할 수 있었어요. 결론적으로 직업을 가진 여성으로서 결혼과 출산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생의 시기 별로 어떤 시기에는 ‘삶’에 집중하고 또 어떤 시기에는 ‘직업’에 집중하는 것이 저의 ‘워라벨’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Q. 동문님은 바이엘코리아부터 메르세데즈 벤츠 코리아 등 다양한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를 하셨는데요. 한 곳의 기업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기업에서 근무하신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좋은 질문이네요. (웃음). 제가 한 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것에는 시기마다 각각의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외국계 기업은 국내 기업과 달리 조직 내 순환 보직을 시키지 않으며 경력사원을 뽑아 하나의 전문 분야에 치중하여 그 분야로 계발을 했습니다. 제가 바이엘 코리아 인사팀에 있을 때, 저의 직무는 C&B(Compensation & Benefits) 였어요. 제가 인사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채용, 교육 등 분야의 업무 경력을 개발 해야 했는데, 회사가 규모가 있어서 제 직책을 맡아줄 기업 내부의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6년 동안 동일한 직책을 지냈답니다. 저는 그 당시, 사직 6개월 전부터 업무 조정을 요청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아 이직을 했습니다. 이직 후 벤츠 코리아에서는 첫 인사책임자 역할을 맡았었어요. 그때는 매일 12시 까지 야근을 하면서 자녀를 타인에게 맡겨놓기도 했어요. 그런데 자녀가 아프자 회사를 불가피하게 1년 동안 쉴 수 밖에 없었어요. 저는 그 시기에 오히려 제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었고 그래서 저의 딸이 향후 진로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Q. 동문님이 근무하는 말레동현필터시스템의 기업문화나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A. 자동차 업계다 보니 아무래도 여성 인력이 많지는 않아요. 말레동현필터시스템은 독일 말레가 100% 모두 투자한 회사예요. 가장 큰 장점은 말레는 개인 기업이 아니고 재단 이사회가 구성되어 운영되며, 번 돈을 재투자하는 회사입니다. 삼성이나 LG처럼 대주주, 오너가 없어요. 재단이 공동 운영하는 이사회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정직하고 단기 이익보다는 재 투자를 통해서 이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모든 것을 공동 의사 결정으로 하려고 하고 바른 사회방향으로 가려는 경향이 굉장히 강하고, 한국에서는 여직원들이 좀 적기 때문에 'Diversity'라고 해서 여성 인력의 활성화, 성장에 대해 많이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또한 회사 분위기는 전형적인 한국 회사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요. 상명하달 같은 딱딱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총 3명의 여직원이 1년씩 육아휴직을 신청했어요. 여성이 출산과 커리어를 충분히 같이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 회사는 말레의 원래 기업문화인 정직하고 올바른 것에 이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엔진을 만드는 것에 많이 기여를 하려고 해요. 그리고 사장님이 올해 새로 오셨는데 그 분도 여성 인력을 많이 지지하고 계십니다. 저는 정기적으로 여성 직원들과 미팅을 해서,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또 ‘여성 리더스 포럼’이라는 행사에 멘토로 참가하고 저희 회사 직원들은 멘티로 참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Q. 오랫동안 인사업무를 하며 생각한 인사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자질이나 역량은 무엇인가요?
A. 인사를 하는 사람의 자질은 사람에 대한 신뢰와 인내심인 거 같습니다. 모든 사람의 잠재력을 믿고 그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겠지요. 거기에 친화력과 배려가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합니다.
 
Q. 외국계 기업의 인사부 근무자로서 외국계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첫째 Team player(팀워크)입니다. 회사는 소수의 Star player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므로,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팀 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다른 자질들은 남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창의적 발상, 어려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성취하려는 기업가적 정신과 주어진 업무를 끝까지 해 내는 마음가짐이라고 봅니다.
 
Q. 동문님의 이화 재학 시절이 궁금합니다. 학부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꼭 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신가요?
A. 저는 학부시절에 아쉬움이 가장 많은 사람입니다. 지방에서 상경해서 어리버리 했죠(웃음). 지도 교수님의 일침으로 사투리는 고쳤는데 여전히 세련되지 않은 옷차림에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 박혀 학교, 집을 오가는 재미없는 생활을 했어요. 다시 그 시절로 갈 수 있다면 여러 가지 연합동아리 활동, 해외연수 및 여행, 그리고 아르바이트도 빼놓지 않고 하고 싶네요.
 
Q. 본인에게 있어서 이화 DNA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자립심인 것 같습니다. 임원이 된 후 사회에서 만난 많은 여성임원들은 이화출신이었습니다. 즉, 재학시절부터 가슴에 박혀 있는 여성 평등성과 모든 직책을 여성들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이화에서 제공받아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화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 아래 몇 가지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로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속한 회사가 아니라 내가 어떤 일을 하느냐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첫 시작은 20명도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회사였습니다. 작은 회사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워가는 것이 있을 거에요. 두 번째로 예의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신입직원들이 스펙을 쌓느라 사회인으로서의 예의 바른 Attitude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즈니스 에티켓에 관련한 책은 꼭 한 권씩 읽어보는 게 좋습니다. 매일 보는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인생은 의외로 실력보다 그 사람의 평소 태도로 결정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세 번째로 영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직장에 입사해서 가장 개발하기 어려운 것이 영어입니다. 그래서 많은 회사가 영어가 준비된 인재를 우선으로 채용합니다. 네 번째로 운동을 꾸준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실력은 체력이다”라고 할 정도로 건강한 신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니, 수영, 필라테스, 테니스, 헬스 등 일주일에 한 두번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0대 길러놓은 체력은 30-40대에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다섯 번째는 친구관계에 정성을 쏟는 것도 중요합니다. 좋은 네트워크는 취업이나 인생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큰 자산이 됩니다. 친구에게 밥을 사고 커피 사는데 주저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베푼 것은 언젠가는 좋은 되돌림이 있습니다. 이화인들이 ‘Be your best self’라는 말을 새겼으면 좋겠네요. 항상 최고 상태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고 타인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질 않길 바랍니다. 


취업과 더 나아가 인생에 대해 많은 실질적인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던 황영미 동문과의 인터뷰였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 여러분 모두 합격길만 걷길 이화투데이가 응원하겠습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9기 백승윤, 10기 이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