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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VEA 마케팅팀 상무 백선아 동문 인터뷰

  • 등록일2019.01.02
  • 5425

마케터가 궁금하다! 이화인 커리어 인터뷰

 

백선아동문

 

Q. 안녕하세요, 선배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바이어스도르프 코리아의 NIVEA 마케팅팀 상무로 근무하고 있는 백선아라고 합니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서 KBS 작가로 일을 시작했었고요. 그 후 지금의 유니버설 뮤직에서 마케팅을 처음 접하며 광고대행사, 샤넬, 코카콜라를 거쳐 NIVEA에서 일을 하게 되었네요.
 
Q. 선배님께서는 현재 세계적인 기업인 바이어스도르프사의 NIVEA에서 마케터로 근무하고 계신데요. 마케터라는 직업을 희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또한, 많은 기업들 중 왜 NIVEA를 선택하셨나요?
제가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지금 마케터를 꿈꾸고 있는 후배님들께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 너무 좋아서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갔어요. 꿈이 라디오 PD였거든요. 졸업 후에  지금은 뽑지 않는 공채 작가에 합격하여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첫 직장이고 방송작가 일이 터프한 편이다 보니 고민이 많은 시기였는데, 그때 마침 신문에서 유니버설 뮤직 음반 마케팅에 대한 채용공고가 있더군요. 음악과 관련된 일이면 어떤 일을 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던 시기도 아니고, 아는 사람 중에 음반 마케팅을 하는 사람도 없고 해서 면접을 보면서 감을 잡아보자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의외로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듣게 하고, 사게 하고 하는 일이 저를 움직이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또 실적을 통해 사람들이 제가 기획한 음반을 사서가는 것을 지켜보고 하면서 내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또는 관계되어 있는 그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태도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면이 좋은 직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니베아를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내가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떳떳하게 마케팅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고요. 하나의 하찮은 립밤일 수도 있지만 주머니 안에 넣었을 때 안심이 되는, 학창시절 자신의 작은 추억이 떠오르는 그런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아직도 마케팅 업무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어요.


Q. 굉장히 드라마틱한 커리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사실은 제가 말씀드린 게, 요즘은 또 취업환경이 엄청나게 변했고 대학 1학년 들어오자마자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잖아요. 준비를 해야 하고, 스펙을 쌓아야 하고.. 저희 때는 그런 편이 아니어서, 지금보다 굉장히 나이브하지만 고맙게도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큰 그림이 그렸다기보다는 그때그때 부딪히면서 갔었는데, 그래서 힘든 부분도 확실히 있었죠. 아쉬운 게 있다면 장기적인 목표를 정해놓고 갔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에요. ‘이 길이 아니면 아니다.’라는 목표 설정이 아니라 ‘내가 왜 마케팅을 해야 하지?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지? 또, 그 길의 끝에 있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인지?’ 하는 장기적인 비전에 대한 질문이 요즘 취업환경에 또 본인 자신의 커리어에 좋은 태도가 될 것 같아요.

백선아동문 

Q. 선배님께서는 마케터로서 어떠한 일을 중점적으로 하시나요?
저는 현재 마케팅 디렉터로 근무하면서, 마케팅팀 전반에 대한 디렉팅을 하는 사람이에요. 전략을 짜고, 전략을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한 방향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죠. 좀 더 세부적으로 내려가서 이야기를 해보면 타깃 설정, 예산관리, 팀에 대한 관리, 마케팅 캠페인 계획의 구체적 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외국계 기업인 만큼, 글로벌 entity들과 전략적 협업, 피드백 교환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NIVEA 같은 경우 다양한 제품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 제품군마다 타겟팅을 달리하거나, 각기 다른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시는 지도 궁금해지네요.
NIVEA는 10대 립 케어부터 4,50대 바디 케어까지 다 생산하고 있는 브랜드이다 보니 2015년부터 마스터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그 캠페인의 립, 바디로션, 데오도란트 등 각각의 마케팅을 달리 관리하고 있죠.
 
Q. 현재 NIVEA에서 주력하고 있는 마케팅 캠페인이 있나요?
저희 NIVEA의 identity를 잃지 않으면서도 young user들을 유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력하고 있는 포인트 같아요. 그래서 립이나 데오도란트에 집중을 하고 있는 편이고요. 광고 같은 경우에도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습니다. NIVEA 립 케어 네온 에디션 역시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광고를 만들었고요. 좋은 케이스로 선정되어서 상을 받기도 했네요.(캠페인 보기 https://youtu.be/cmYE2_CJRm4)

 

Q. 선배님께서는 마케터가 지녀야 할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그러한 역량을 대학생활 동안 어떻게 함양시킬 수 있을까요?
호기심과 끈질김 같아요. ‘왜 그렇지?’하고 생각하는 힘과 포기하지 않고 그걸 찾아내는 것. 이 호기심과 끈질김은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우선 내부적으로는 본인에 대한 파악이 있어야 해요. 본인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파악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장을 파악하고 마케팅을 하겠어요. 비단 마케팅뿐 만에 이야기가 아니에요. 어떤 직무를 희망하든 자기소개서에 쓰는 나 말고 진짜 나의 모습을 아는 것이 먼저 우선 되어야 하죠. 그러면 이제 자신이 나아가야 할 구체적인 로드맵이 그려지게 돼요.

예를 들어, 자신이 생각했을 때 ‘나는 트렌디한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선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야.’라고 느끼게 되면, 외국계 마케팅 회사에서 좀 더 자유롭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겠죠. 그리고 나면 일반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이 눈에 보일 거예요. 그렇게 자격요건을 하나씩 갖춰가는 거죠. 그리고 또 이 자격요건에 너무  매달리지 않아도 좋아요. 중요한 것은 영어점수 몇 점 차이가 아니라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한 경험이 어떻게 본인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왜 하게 되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해요. 면접에도 굉장히 도움이 되고요.
외부적으로는 마케팅과 직접적으로 연결해 이야기할 수 있어요. 시장으로 눈을 돌려 현상을 읽는 힘, 이게 호기심과 끈질김이 바탕이 되어요. 마케터는 종종 주변의 사례들,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 등으로 인해서 오류에 빠지게 되는데, 여기서 ‘왜?’라는 질문을 통해서 데이터를 살펴보는 게 필요해요. 마케터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에서 이걸 어떻게 얼마만큼 소비자에게 닿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사람들인데, 이를 위한 시장 발굴, 타겟팅은 모두 데이터에 기반해야죠. 이를 통해 결정된 시장과 타깃에 어떻게 어필할지는 creativity의 역할이에요. 호기심과 끈질김으로 기반한 전략적 creativity만이 성공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시킬 수 있어요. 

 

Q. 이화에서의 배움이 선배님의 경력에 많은 도움이 되었나요? 도움이 되었다면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교수님이 되게 좋았었어요. 신문방송학과 정원이 60명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대학교의 느낌보다는 고등학교의 연장선 상이라고 느꼈었던 것 같아요. 서로서로 잘 알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학업 외적으로는 독립적인 자세를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학교 학생들은 확실히 독립적이고 책임감이 강하고 자존감이 높은 편이잖아요. 교수님들께서 학교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그 울타리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 많이 강조를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를 더 강한 여성으로 키우기 위한 사명을 가지고 계셨던 것도 같아요.
약간 슬픈 얘기일 수도 있는데, 제가 사회에 나와서 느낀 바로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사람들이 자신이 이대를 나왔다고 얘기를 하고 다니지 않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도 이대에 대한 스테레오 타이핑이 심하기 때문에 굳이 보여주진 않는다고 느꼈어요. 근데 다음 세대부터는 이화여대 졸업생들이 서로를 이끌어주고 키워주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저는 어린 후배들이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긍심을 느껴요. 선두에 서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Q. 니베아는 100여 년간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방법으로 “영맨(Youngman)이 키맨(Key-man)으로 성장하는 기업문화”를 손꼽았는데요. 이러한 기업문화가 선배님께서 마케터로서 일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끼쳤나요?
그 구절 자체는 인사적인 측면에 더 해당되는 말인 것 같아요. 이 회사에 입사한 신입, 즉 “영맨”이 오래 몸담고 계신 “키맨”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말인 거죠. 실제로 이 회사에 굉장히 오래 몸담고 있었던 사람들과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의 조화가 잘 되는 것 같아요. 함께 나아가는 기업 문화 자체가 저에게도 굉장히 좋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저희 회사는 로컬 문화에 대해서 많이 오픈되어 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희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면서도 변화하는 마케팅 환경을 빨리 받아들이는 편인 것 같아요. 외국계 회사인 만큼 로컬 전문가이지만 글로벌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브랜드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저희 회사의 핵심 가치는 “care”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Pampering보다는 배려에 초점을 둔 케어요. “케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신구의 조화가 잘되어 왔고 그렇기 때문에 저희 회사가 130년이 넘는 역사를 지켜올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마케터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나 일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한번 들어볼 수 있을까요?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라기 보다는요, 디지털화되는 흐름과 저희 브랜드를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앞으로도 계속 연구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희는 전자 제품, 혹은 디지털 프로그램을 파는 브랜드가 아니잖아요. 바이어스 도르프가 21세기, 22세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나가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백선아동문

Q. 선배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 DNA란 무엇인가요?
독립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마케터를 꿈꾸는 후배 이화인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정답은 없어요. 마케팅은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하잖아요. 금융 분야의 마케팅과 봉사 단체의 마케팅은 사실 굉장히 다를 거고요. 어떤 마케터가 되는 것이 목표인지를 명확하게 정하는지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롤모델을 갖되 그 사람의 인생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그 사람이 밟은 모든 과정을 똑같이 밟으려고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 각자의 삶이 있고 자라온 환경도 다른데 성공한 마케터가 했던 모든 활동들을 지표 삼는다고 해서 무조건 그런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가는 길은 다양하니까 치트키를 찾거나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되 비교는 하지 마세요. 그냥 꾸준히 분석력, 호기심, 사람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유지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셨으면 좋겠어요.

 

-이화투데이 리포터 강현서(9기), 함윤지(1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