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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전통차 브랜드 '지리산 청강원' 이유민 동문 인터뷰

  • 등록일2018.09.18
  • 5293

안녕하세요, 이화인 여러분!
오늘도 이화투데이는 이화의 다양한 동문들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를 졸업하고 가족과 함께 전통차 브랜드 '지리산 청강원'울 꾸려가고 있는 이유민 동문을 만나 보았는데요. 이유민 동문의 색다른 스토리, 함께 들어보시겠어요?

 

 

Q. 안녕하세요, 선배님!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언론홍보영상학부 08학번 이유민입니다. 농업회사 '지리산 청강원'에서 지리산의 약초들을 이용해 약초 차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낯선 분야인데요, 선배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청강원에서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참 다양해요. 다른 사람들의 일은 한마디로 정의가 되는데, 제 일은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농업(계약 재배), 제조가공, 브랜드 개발, 판매(광고·홍보), 유통, 서비스까지 일당백의 일을 하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관광과 접목해서 교육도 하고 있어요. 약초차 개발과 지리산이라는 위치가 가지는 특수성 때문에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성장을 위해 주춧돌을 다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언론 홍보와 심리를 공부한 학부생 때의 경험을 살려서 다양한 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이유민 동문


Q. 약초차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기존의 삶의 터전, 커리어와 접점이 적은 분야인 것 같은데, 쉬운 결정이 아니셨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서 북경대에서 중약과 침구학을 공부하셨기 때문에 저는 이 분야에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아버지가 해외로 발령을 받으셔서 온 가족이 네덜란드에 산 적이 있는데 그때 저희 어머니께서 한의원을 개원하셨어요. 그만큼 약초와 건강은 어머니의 오랜 열정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죠.
제 꿈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이로운 변화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약초차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도 활인(活人) 정신을 바탕으로 한 '좋은 변화'인 만큼 어머니께서 하시는 일의 방향성이 제 개인적 소신과 잘 맞았기 때문에 함께 하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어려운 결정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접점이 적다면 적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화여대를 다니면서 했던 공부가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언론 홍보와 심리학을 통해 배운 내용들과 창업 활동, 다양한 대외활동에 참여했던 경험들이 모두 지금의 저를 이루는 기반이 되었거든요.

 

Q. 어머니께 영향을 많이 받으신 것 같습니다. 어머님과 같이 일하시면서 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저는 태어나서 아빠 판박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생김새나 성격이 아빠를 많이 닮았다고 해요. 근데 지리산에 들어와 엄마랑 생활을 하면서 엄마랑 닮은 점도 많이 찾고, 실제로 많이 닮아가는 걸 느꼈어요. 서로 몰랐던 부분들도 알게 되고요. 물론 같이 일을 하다 보니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답니다.
에피소드로는 어머니께서 지리산에서 서울로 이동하실 때 차로 장거리 운전을 하시는데, 가족들 입장에서는 걱정이 많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연세도 있으시고, 위험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 무리라고 생각돼서 걱정이 되죠. 그래서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시면 하는데, 어머니는 대중교통을 타는 게 귀찮고 불편하다고 하시면서 자가용을 계속 고집하시더라고요. 재미있는 게, 저도 엄마를 닮는지 점점 차를 운전하게 됐는데, 엄마는 그런 절 보고 위험하다며 걱정을 하시는 거예요. ‘그 엄마에 그 딸이지’ 싶어요. 
  


사진 제공 : 이유민 동문


Q. 특별히 지리산으로 가신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저희 가족은 지리산과 연고가 전혀 없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이곳 분들이 아니고 저도 울산에 태어났어요. 지리산으로 들어가게 된 이유는 지리산이 '약초의 고장'이라서입니다. 지리산을 흔히들 '토산'이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 '엄마 산'이기도 하죠.  빼어나진 않지만 덕이 있는 산이라고 해요. 그래서 여기서 자란 약초들은 어느 곳보다 약성이 좋다고 해요. 청강원 대표이신 어머니는 좋은 약초를 보시면 눈에서 빛이 나는 분이라, 지리산에 터를 잡는 것이 오랜 꿈이셨어요. 사실 약초 하나만 보고 지리산에 터를 잡게 된 거죠. 

 

Q. 선배님의 하루 일과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생활에 루틴 한 부분이 없어요. 일을 해야 할 때는 힘들게 일을 하고, 비가 오는 날은 쉬어야 하고. 그 외에 사무적인 일, 서울이나 부산, 진주에 가서 미팅을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매우 유동적이죠. 건기철(차를 만드는 시즌)에는 가을 약초를 가지고 11월에서 3월까지는 차를 만드는데 이 시기 외에는 정말 유동적인 것 같습니다. 

 

Q. 지리산 청강원을 운영하기까지, 혹은 운영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 있었나요?
우리 일의 모든 베이스는 '노동'입니다. 처음에 이러한 부분이 정말 지치고 힘들었어요. 다른 데서 일을 하면 내 몫만 하면 되는데, 저희는 끝이라는 게 없어요. 업무가 프로젝트 형식으로 딱딱 끊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이 할수록 줄어드는 게 아니라 하는 만큼 생겨난다고 이해하면 빠를 거예요. 그리고 끊임없이 발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사에서의 생활 방식과는 많이 다르다고 볼 수 있어요.  
지리산이라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힘든 것도 있었어요. 해발 500미터 고지에 있는 만큼 장비가 고장 나면 바로바로 고칠 수 없다는 것? 수리하시는 분이 바로 오실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적어도 하루 정도는 업무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것 정도요. 아무래도 서울에 있는 것에 비해서는 불편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내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이 분명 있으니까요!

 

Q. 선배님의 학창시절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이화에 재학하실 때, 동문님께서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활발한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주변 친구들은 '공유'나 '좋아요' 등 마케팅에 이용당한 거라고 하네요.(웃음) 진짜 바쁘게 일을 했어요. 패션, IT, 잡지, 어플도 있었고, 블로그, 기자, 영상 제작도 했었고 정말 많은 경험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폭넓은 활동들은 그때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도 할 수 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정말 특권입니다.   

사진출처 : (왼쪽) 캠퍼스라이프 https://m.blog.naver.com/mycampuslife/130104991865
| (오른쪽) 잭앤질 https://www.facebook.com/jacknjillkorea/


Q.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다시 하고 싶으신 활동이 있으신가요?
대학 재학 시절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열정적인 사람들을 만나 자극을 받는 것이 제일 좋았어요.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그 열정이 ‘옮아서’ 나도 뭐를 해야겠다 싶다는 생각도 들고, 젊을 때의 자극은 진짜 영향력이 큰 것 같아요. 찾아보면 대단한 친구들이 많아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극이 되어 돌아가고. 우연한 기회에 창업을 해서 만났던 창업자 친구들도 기억에 남네요.
저는 '대학내일' 밖에 잡지가 없었던 시절에 ‘태그잇(Tag it)'이라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하려고 노력했었어요. 저희끼리는 그때 당시의 '피키캐스트'였다며 농담하곤 해요, 그때 너무 힘들었지만 계속 했다면 지금쯤 빛을 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해요. 

 

Q. 재학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조금 단순한 건데요, 저는 기숙사 살았던 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통금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 높은 곳에 있는 기숙사까지 열심히 뛰었던 것과 친구들과 한곳에서 모여서 배달음식 먹고 했던 소소한 것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또 이화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것들이 현재의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지리산'이라는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 있는 공간이 저에게는 새롭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도, 이화에서의 경험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 DNA는 무엇인가요?
이화의 DNA는 '지리산' 같아요. 이화 밖에서는 이화에 대한 편견이 많잖아요, 그런데 제가 경험한 이화는 그런 곳이 아니었어요. 내공이 쌓인 친구들이 많아서 지리산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지리산은 한자로 '지혜 지(智)', '다를 이(異)'와 '뫼 산(山)'을 쓰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으로 되는 곳'이라는 뜻이죠. 지리산이 직접적으로 뭘 해주는 것은 아니더라도, 풍요롭게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터를 만들어 주고 항상 그 자리에 있죠. 그 터에서 스스로 머무르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는 영양분을 주는 곳인데, 이화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이화는 학생들에게 지리산과 같은 터이고, 그 속에서 이화인들은 성장해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이화투데이 리포터 9시 박소현, 10기 함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