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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국내 제약업계 최연소 여성 최고경영자(CEO), 한국BMS제약 대표 김은영 동문(약학·96년 졸)

  • 등록일201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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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계 최연소여성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을 얻은 이가 있다. 제약업계에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며 지난 9월 ’한국BMS제약‘ 대표로 선임된 올해 나이 마흔 살의 김은영 동문(약학·96년 졸)이다. 김은영 동문은 본교에서 약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한국노바티스‘에 입사하며 제약업계와 첫 인연을 맺었다. 입사 6년 만에 한국지사 상무로 승진, 노바티스싱가포르 지사장 자리에 오른 데 이어 한국BMS제약의 영업마케팅 총괄책임자로 영입된 지 5개월 만에 사장이 되기까지. 젊은 나이에 여성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 김은영 동문을 The Ewha에서 만나보았다.

 

능력으로 평가받는 시대, 전문성을 갖춘 준비된 여성이 필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입지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말은 이제 조금씩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유리천장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각 다국적 제약사 업계 내 여성 임원들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한국BMS제약의 경우에도 여성 임원의 비율이 절반 이상이거든요. 지금은 성별 구분 없이, ‘능력’이 평가의 우선순위가 되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여성 리더로서 활약하고 싶은 분이라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전문성’을 완벽히 갖출 수 있도록 기초부터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제2외국어는 필수이니 외국어 실력을 확실하게 겸비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과의 네트워킹도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줄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대내외 사람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배움을 얻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열린 마음을 갖춰야 하죠.

 

남성중심의 제약업계에서 여성 상사로 살아남기까지

 

남성중심의 제약업계에서 남성 직원들과의 관계는 ‘언제나 힘든 주제’였습니다. 업무의 결과를 중시하는 남성은 과정에 대한 공유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성 상사가 과정에 대해 궁금해 하면 ‘간섭’으로 느끼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제가 잘 모르지만 이런 점을 도와줄 수 있겠느냐”는 식으로 과정에 대한 공유를 요청합니다. 제가 먼저 손을 내밀 때 상대방도 마음을 자연스럽게 오픈하면서 업무를 공유할 수 있었거든요.

또한, 여성도 마찬가지지만 남성의 경우 체면을 조금 더 중시하는 탓에 깍듯한 ‘극존칭’을 썼어요. 자신이 존경 받고 있다고 느끼면 업무에 대한 충성도가 올라가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로서 실력을 갖추는 일입니다. 상대방이 저의 가치를 못 느끼면 관계가 발전이 없듯 자신의 실력부터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 다운사이징으로 제2의 성공궤도 올라

 

최근 들어 각종 M&A, 몸집 키우기 등은 제약업계뿐 아니라 산업군 전반에 걸쳐 두드러지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거대 제약회사, 이른바 빅파마(Big Pharma)가 소규모화 되고 있는 트렌드도 주목되는 현상 중 하나죠.

세계 제약업계 기업규모 2위였던 BMS는 Fortune 500 리스트에서 2012년 134위, 2013년 158위, 올해는 176위로 지속적으로 순위가 하락했는데, 사실 이는 전략적인 선택이었어요. BMS는 ‘스페셜티 케어(특수질환) 분야’의 높은 가능성을 미리 예측했고, 이에 따라 불필요한 비용삭감을 비롯해 전략과 상충하는 사업부를 매각하기도 했죠.

 

규모 축소뿐만 아니라 BMS가 진정 잘할 수 있는 몇 가지 질환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면밀히 검토했고, 결과적으로 ‘스페셜티 케어’라는 분야에 집중하며 바이러스성 간염, 면역조절항암 분야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왔습니다. 특히 BMS는 이처럼 스페셜티 케어 분야에 집중하며 2014년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대비 30.7%를 R&D에 투자하며, 다국적 제약사들을 통틀어 매출대비 R&D비중으로 최고 순위를 기록, 스페셜티 케어 전문 바이오파마로 성공적으로 도약했습니다. 저는 회사의 이러한 변화가 돈보다 가치를 중시한 결정이고 환자와 의료진에게도 더 적합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BMS의 전략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내 인생의 좌우명은 ‘즐기는 사람이 되자’

 

제가 좋아하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명언이 있습니다.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즉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말이죠. 그러한 삶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는 분이 바로 제 어머니세요. 전업주부이시지만 봉사 등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시고 삶을 즐기시는 모습을 보며 저 또한 많이 배웁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일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한국BMS제약’이 꼭 ‘필요한’ 제약회사가 되었으면

 

한국BMS제약은 세계적인 스페셜티 케어 전문 바이오 제약회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ristol-Myers Squibb)의 한국 자회사입니다. 앞으로 한국BMS제약이 스페셜티 케어 제약분야의 선두주자로서, “실제로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물을 개발하는 회사”로 사람들에게 각인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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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도전의 8할은 이화에서 배운 ‘새로움’

 

집안에 의약인이 많아서 자연스레 약대에 진학했습니다. 희망하던 이대에 입학해서 신나게 대학 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모든 것이 새로워서 참 재미있었죠. 처음 부모님의 품을 떠나 독립해서 살게 된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고요. 약학과 동아리 중 하나인 이대약대 오케스트라(EPHO, Ewha Pharmacy Orchestra)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어요. 이러한 경험들이 이후에 사회생활을 하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하는데 많은 보탬이 됐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일에 뛰어든 가장 큰 사건 중 하나가 졸업 후 대학병원에서 2년 간 약사로 일하다가 제약사 영업직원으로 진로를 전환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병원에 다국적 제약사 영업직원이 찾아와서 약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어요. 약 뿐만 아니라 질병에 대해서 저보다 많이 알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많이 부끄러웠죠. 약사로서 안정된 생활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제약사 영업직에 새롭게 도전하게 됐습니다.


성장의 발판이 되었던 ‘1세대 여성 영업사원’으로서의 삶

 

약사 출신의 여성 영업사원이라는 희소성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당시 다국적 제약사가 여성 영업직원들을 막 뽑던 시기였기 때문에 직장을 옮기는 데는 장점으로 작용했죠. 제가 여성 영업사원 1세대였고 실제 영업직으로 입사한 후 즐겁게 일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고객이 남성분들이고, 여성 제약사 영업사원이 희소했던 탓에 때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차별화로 극복하기 위해 제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제가 많이 성장했던 것 같아요. 이후엔 고객분들이 ‘약에 대해 궁금하면 김은영한테 전화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일욕심 많은’ 선배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이화의 후배들에게

 

“과장일 때 부장처럼 일하고 부장일 때 임원처럼 일하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과장일 때 과장 역할만 하면 그 이상의 자리는 주어지지 않아요. 자기 몫 이상으로 일하는 자세가 있을 때 기회는 옵니다.


자신의 업무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이 같은 업무를 맡기 위한 경력을 차곡차곡 쌓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젊을 때 업무가 과중할 수 있지만 자신이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요. 힘들다고 대충 일해서는 안 되고, 업무를 완전히 소화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The Ewha 독자들에게 드리는 말씀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인터뷰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수년간 해외에서 일하면서 한국을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되었는데, 제일 중요한 자세는 현재의 직업, 자리에 만족하지 말고 꿈을 키우는 것입니다. 언제나 즐기면서 일한다면, 세계 속의 한국인이 아니라 세계를 움직이는 한국인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출처 : 이화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