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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여성 법의관 정하린(의학과, 06년 졸)

  • 등록일2015.03.18
  • 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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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 열풍의 주역 ‘CSI 과학수사대’, 한국에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드라마 ‘싸인’.

 둘 다 과학 수사를 주요 내용으로 한 드라마로 미궁 속 사건을 과학적 방법으로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 또는 독자들에게 짜릿함을 안겨주었다. 과학적 기법을 통해 풀릴 것 같지 않던 사건을 극적으로 해결하는 

 드라마 속 법의관의 모습을 보며 ‘법의관이 되고 싶다.’ 생각한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8월 20일(토) 이화여대 포관 B153에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KAI-WISET)와 티브로드(t-broad)의 공동 개최로

열린 <지혜의 기부>에서 실제로 국과수에서 여성 법의관으로서 활약하고 있는 정하린(의학 06년 졸)씨의 강연을 통해 

법의관의 세계에 대해 들어보았다.

 

죽음을 다루는 의사, 법의관

 

현재 법의관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본교 선배 정하린(의학, 06졸)씨는 드라마 ‘싸인’에 나오는 법의관과 실제 법의관은 

다른 점이 많다고 한다. 실제 법의관은 수사관이 아니어서 직접 현장에 나가거나 사건 관련 인물들을 만나 조사를 하지

는 않으며, 범인이 잡혔는지 여부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법의관이 하는 일은 부검, 즉 사인

(死因)을 밝혀내는 것에 한정되어 있다.

 

법의관/ 법의학자(medical examiner)란 경찰의 범죄수사에 도움을 주거나 사인과 사망경위를 밝혀 인권을 도모하는 

일을 주요 업무로 한다. 즉, 죽음을 다루는 의사로, 일반적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와는 다르게 범죄나 

사고에 관련돼 사망한 사람의 시체를 부검하여 여러 가지 단서를 찾아내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의 사인(死因)을 밝혀주는 사람인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재판에서 법의관들의 의학적 진술과 판단이 판결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찰과 검찰, 그 밖의

어떤 권력과 압력으로부터도 독립돼야 하는 의무를 지니기도 한다.

 

시체랑 함께 하는 생활, 무섭지 않나요?

 

법의학책을 보면, 꿈에 나올까 무섭고 끔찍한 사진들이 많다. 정하린씨 역시 의대생 시절에 법의학을 접했을 때는 충격

적인 현장사진과 부검사진을 보고 선뜻 법의관을 직업으로 택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법의관 

생활을 하면서 부검이란 단순히 죽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 전체를 통해 한 인간을 파악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고 말하며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혀 유가족들이 평온한 얼굴로 장례를 치르러 떠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고 한다.

 

또한 정하린 씨는 “부검을 하는 과정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매번 주어지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하며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기에 법의관이란 직업은

한 번 꿈꿔볼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법의관은 어떻게 되나요?

 

법의관은 병리학을 전공한 의사만이 지원할 수 있으며, 법의관이 되기 위해서는 의사 면허가 필요하다. 의사 면허는 

6년제 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하거나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를 졸업해 의사면허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얻은 뒤,

시험에 응시해 일정 점수 이상을 얻으면 취득할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최소 의과대학 6년(또는 학부 4년+의전원 4년) 및 인턴 1년, 그리고 병리과 전공의 과정 4년을 

거쳐 병리학 전문의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정하린씨는 의과대학 6년, 인턴과정 1년, 레지던트 4년(최소 11년의 과정)

을 거쳐 법의관이 된 사례다.


'세상이 말하는 꿈'이 아닌 자신만의 꿈 갖는 이화인 되길

 

정하린씨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 늘 고민하고 탐구하는 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진정한 꿈을 

발견하기 어렵다.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눈과 귀를 열고 소통하면서,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 장애가 있다면

자신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한 순간의 성취감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어떤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위대한 원동력이 된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듣는 것은 필요하지만, 선택 그 자체

는 삶의 주체인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 그 순간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자기 자신을 만드는 여러분들이 되기 바란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막연히 드라마 속 주인공의 모습을 떠올리며 시작한 인터뷰. 법의관으로서 사인(死因)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하며 매번

삶과 죽음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정하린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법의관이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을 알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자신이 선택한 꿈을 당당히 이룬 정하린씨의 모습에서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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