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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s)20 한국대표로 참가한 김효정 동문(광고홍보·15년 졸)

  • 등록일2015.11.20
  • 7528

김효정1


G20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제6차 'G(irls)20 정상회의’가 ‘2025년까지 여성 노동 인구 1억 이상 증진’을 주제로 10월 5일(월)부터 6일(화)까지 양일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렸습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국, 인도, 러시아 등 G20국가에서 선출된 26명의 젊은 여성대표단 G(irls)20에는 한국대표도 있었는데요, 그 주인공은 자랑스런 이화의 졸업생 김효정 동문(광고홍보·15년 졸)이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영하 40도도 얼릴 수 없는 김효정 동문의 열정을 함께 느껴보시죠!

“안녕하세요.

이화여대 졸업생 김효정입니다.

이렇게 이화투데이에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화투데이 반가워요!”

1. ‘G(irls)20 정상회의’에 지원하신 동기가 궁금합니다. 평소에도 여성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제가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해는 2013년입니다.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별다르게 여성의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해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2013년 파리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를 하면서, OECD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미디어 브리핑 팀 소속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제 주요 업무 중의 하나가 OECD에서 매년 발행하는 ‘OECD Factbook’의 자료를 번역하고 이를 기사 형식으로 올리는 일이었어요.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Gender Policy(성 정책)’였어요.

그런데 웬만한 자료에서 대한민국의 성 평등 지수가 정말 부끄러울 정도로 낮았어요. OECD 가입국 중에서 성 평등과 관련된 부분은 대한민국이 모두 꼴찌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매번 말로만 듣다가 직접 현장에서 성 평등 관련 자료를 제 손에 쥐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했고, 교육 혹은 IT에서는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한국이 이렇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여성 권리에 대해 실질적으로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 2013년 8월에 열흘간 대한민국 대표로 이스라엘 베르셰바(Be’er Sheva)에서 열린 청년 저널리즘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당시 이스라엘에 사는 팔레스타인 출신 베두인(유목 민족) 여성을 만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더라고요. “나는 다섯 가지 제약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스라엘에 사는 팔레스타인이자, 유목민족의 자손이자, 무슬림입니다. 무엇보다 나는 여성입니다.” 여성으로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제약들에 대해 듣고 있자니 제 자신이 답답해졌어요.

또, 이스라엘에 들러서 팔레스타인 지구를 방문했을 때, 당시 전쟁터에 있는 피난민들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거리에 내몰려 있는 것을 보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여성과 아동 문제에 특히 관심을 갖게 됐고,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효정2

2. ‘G(irls)20 정상회의’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 이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G(irls)20 정상회의’는 2009년에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linton Global Initiative, CGI)의 일환으로 파라 모하메드(Farah Mohamed)라는 분이 설립한 후 운영되고 있는데요, G20의 형식을 딴, 청년 여성 대표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만 18세 이상 23세 이하의 G20 국가 여성만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약 10일간의 워크숍과 강연을 거쳐, 회의 마지막 날에는 G20정상들에게 전달할 2025년 까지 여성 노동인구 1억 증진을 위한 성명서를 작성했습니다.

이번 제6차 G(irls)20 정상회의에는 G20 국가에서 젊은 여성 대표들이 각 1명씩 선출돼 모였어요. 여기에는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일본, 대한민국,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영국, 미국, 그리고 유럽연합이 포함됐고, 특별히 아프리카연합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그리고 중동·북아프리카(Middle East and North Africa, MENA) 지역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회의 참가 대표는 매년 1월에 뽑아요. 뽑힌 이후부터는 미디어 담당자를 통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고, MBTI 검사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리더십 프로그램 트레이닝을 받습니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비행기 왕복표 및 회의 기간 동안의 숙박, 교통, 식비 등 모든 경비가 다 지원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만큼 회의 고문단이 선별된 참가자를 지원하겠다는 뜻이겠죠.

3. 이번 회의 참가를 위해 세계에서 1000여명이 지원했다고 하셨습니다. 한국 대표로도 단 한 명이 선출되는 만큼 경쟁률이 굉장했을 것 같은데요, 다른 지원자들보다 자신 있었던 부분, 혹은 장점이라고 생각하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우선 여성 및 아동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 이를 위해 제가 멕시코에 한국어 교육단체인 ‘서울아모(SeoulAmo)’를 설립했다는 점을 G(irls)20 고문관들이 좋게 평가한 것 같습니다. 제가 멕시코에서 지낼 때, 라틴아메리카에 부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놀랐었어요. 그래서 실제로 멕시코에서 유튜브로 한국문화를 소개하면서 유명해진 멕시코 친구 디아나와 함께 직접 한국문화와 멕시코 문화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찍었는데, 그 이후에 400명이 넘는 멕시코 사람들이 제게 한국어 교육에 대해 문의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멕시코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스페인어로 된 교재나 학습의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스페인어로 한국어 수업을 제공하는 ‘서울아모’를 설립한 것이죠.

창립할 때는 3명이었던 서울아모의 회원이 현재는 330명이랍니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에는 제약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저의 열정을 고문관들이 높게 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당시에 여행에 대한 제 관심을 강조하면서, ‘나는 세상에 관심이 많고, 열려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려고 했어요. 현재까지 배낭여행으로 약 40개국을 다녔거든요. 그 중에는 보스니아-헤르체코비아, 팔레스타인과 같은 전쟁의 상처가 짙은 나라들도 포함돼 있어요. 여행을 다니면서 했던 ‘세계를 위해, 인류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진지하게 전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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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선배님께서 한국 대표로 뽑힌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저도 얼떨결에 별 기대없이 지원서를 보냈다가, 최종 두 명을 선정하는 인터뷰에 오라는 연락을 받아서 놀랐는데, 한편으로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요! 그리고 저를 한국대표로 뽑아주신 건, 제가 한국을 넘어서 다른 국가의 여성 및 아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는 것을 높이 평가해 주신 덕분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당시에 저는 제가 굉장히 무모하고, 도전심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실제로 2013년 겨울에 영하 40도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기차를 타고 유럽국가 약 10개국(독일,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헝가리, 보스니아,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을 여행한 후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 적이 있어요. 다들 처음에는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 ‘그게 가능하냐’며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마침내 블라디보스토크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이 여행은, 내가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세상 어디든지 가고 싶고, 그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계기였어요. 인터뷰 때 이렇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도전한다는 인상을 심어드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제가 미디어를 통해 여성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는 것을 강조했어요. 저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학부 2학년 때 제주도 영자신문사 ‘제주위클리(Jeju Weekly)’에서 인턴을 할 때, 제주도 다문화가정센터를 방문해 한국으로 이주한 여성들이 어떻게 한글 교육을 받는지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3학년 때는 이스라엘 회의에 다녀온 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지의 여성과 삶에 대해 썼고, 4학년 때는 한국에 사는 무슬림 여성들이 어떠한 대우를 받는지에 대해 외국 언론에 직접 기사를 쓴 적도 있어요. 이처럼 제가 관심을 가지는 여성, 아동, 교육, 다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글을 쓰고, 이를 대중과 공유하고자 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 것 같습니다.

  
4. G(irls)20 공식홈페이지에 있는 선배님의 프로필을 통해, 그동안 아주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여러 활동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으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자연보호연맹(ICUN)과 같은 기구는 물론, 2013 Israel Journalism Conference에도 참여하셨던데 이처럼 활발히 국제 활동에 참여하시는 동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활동들을 통해 어떤 경험과 배움을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아보지 않았다는 점이 저에게는 큰 동기가 된 것 같아요. 요즘은 아주 어린 친구들부터 제 또래 친구들까지 부모님을 따라 다른 나라에 가서 사는 친구들도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제 고향은 제가 볼 땐 감히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라 자랑하는 아름다운 부산입니다. 저는 가족들과 어려서부터 부산에서 지냈어요. 그런데 제 방 중간에 붙여놓은 지구 그림을 보고 있자면 세계가 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래서 스스로 마음을 먹었죠, ‘대학교에 입학하면 나는 일 년에 두 번 이상 비행기를 타겠다!’ 저는 지금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중동, 유럽, 아시아 등 모든 곳을 다 여행하며 살아보고 싶어요. 지구 반대편에 사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듣고 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 늘 궁금하거든요.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국제기구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외교관님, 전 세계 각지에서 온 환경 전문가 및 미디어 저널리스트들을 보면서 나의 꿈을 대한민국으로 한정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궁금증이 많은 사람이에요. 언제든지 ‘왜’라는 질문을 해요. ‘왜’ 그래야 하고, ‘왜’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스스로에게 물었고, 이런 도전 의식이 저를 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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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프로필에서 6개 국어 구사가 가능하시다는 내용도 봤습니다. 어떤 공부 방법을 통해 모국어를 제외한 5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는지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우선 저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외국에서 산 적이 없어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에서 2개월, 파리에서 1년, 그리고 최근에 멕시코에서 1년 산 것 모두 대학 입학 후의 일이죠. 제가 여러 가지 언어를 한다고 하면,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살아서 그런 거 아니야?”라고 많이들 물어보실 텐데, 저는 그 경우에 해당되지는 않거든요. 저는 외국어 학습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들한테 정말 도움이 되고 싶고, 나중에는 이와 관련해서 책도 쓰고 싶어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 언어를 유별나게 좋아한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천성적으로 다른 나라의 말과 문화를 좋아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다른 나라 말을 들을 때마다 희열을 느끼거든요.

 
현재는 한국어를 제외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가 구사 가능해요. 프랑스어, 중국어, 스페인어 모두 일상생활 및 일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고요. 신문기사나 뉴스를 직접 이 언어들로 보기도 합니다. 일본어의 경우에는 안 쓴지가 오래 되서 뉴스까지는 알아듣지 못하지만, 사전을 보면 문장이 이해되고 기본대화는 가능한 정도예요.

프랑스어, 스페인어는 개발도상국에서 국제협력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계기로 배우게 됐어요. 프랑스어 같은 경우, 한국에서 2개월 정도 기본적인 문법을 공부한 뒤에 프랑스에 교환학생으로 가면서 공부를 제대로 했어요. 다른 교환학생들이 모든 수업을 영어로 듣는데 비해, 저는 첫 학기 6과목 중 3과목은 영어로, 3과목은 프랑스어로 신청을 했어요. 이해를 했냐고요? 물론 프랑스어 수업은 이해를 못한 나머지 F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어로 수업을 신청할 때 든 생각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 다음 학기에는 모든 과목을 프랑스어로 수강했는데 프랑스어가 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사실 이 당시에 교내 뮤지컬 동아리에서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고 연극을 한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제가 워낙 노래를 좋아해서, 프랑스어를 잘 하지도 못하는데 무작정 뮤지컬 동아리 오디션을 봤어요. 그런데 운 좋게 캐스팅이 돼서 활동을 했죠. 그리고 2014년에 한국에 돌아와서는 우리학교 불어불문학과에서 꾸민 맘마미아 뮤지컬의 주인공 역 ‘도나’로 출연하기도 했었어요.

스페인어도 마찬가지예요. 프랑스에서 살 때, 제 룸메이트 6명 중 5명이 멕시코 친구들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스페인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한 학기는 프랑스어로 스페인어 수업을 듣기도 했어요. 이번에 멕시코로 떠나게 된 것도 그 이유였어요. 현지에서 오전에는 스페인어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스페인어로 한국어 강의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페인어 실력이 향상 된 것 같네요.

중국어는 고등학교 입학 후부터 공부해왔어요. 대학교 1학년 때는 베이징대학교 고급반에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고, 2학년 때는 시간 날 때 제주도에서 중문신문 기사를 쓰기도 했어요. 그리고 4학년 때는 KBS1TV의 ‘슈퍼차이나’라는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함께 일하면서 중국기사를 번역하고 브리핑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언어는 고리를 찾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모두 비슷한 라틴계열이라 발음은 다를지 몰라도 형태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는 한자계열이라 고급 언어로 갈수록 비슷한 발음이 많고요. 그리고 제가 볼 때 언어는 스트레스 받으면서 공부하기보다는, 친구들이랑 이야기하고 즐기면서 조금씩 늘려가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실제로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 전혀 다르게 현지에서 쓰이는 말도 많거든요. 그리고 모르는 게 있으면 주변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되고요. 그러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자극시키는 도전의식!


5. ‘2025년까지 여성 노동 인구 1억 이상 증진’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회의 결과, 어떤 솔루션이 도출되었나요?

우선 성명서(http://www.girls20.org/programs/girls20-summit/communique-to-g20-leaders-2015/)

를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여기 링크를 걸어두고자 합니다. 

또, 저희가 주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영상(https://youtu.be/f-kHu_-i_Pw)으로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참고해주세요.


저희는 여성 노동인구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을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봤어요. 첫째,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점, 둘째, 진입을 하더라
도 출산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커리어를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점, 셋째, 커리어를 유지하더라도 유리장벽으로 인해 높은 직위로 올라가기 힘들다는 점이었습니다. G(irls)20 청년여성대표 모두가 이 점에 동의를 했어요.영상 


그리고 최종적으로, 여성들이 서로 멘토-멘티로 연결되는 멘토링 시스템, 연락 데이터베이스 구축, 국가에 의해 권장되는 회사 자율의 여성/남성 육아 휴직제, 자유로운 노동 시간 조절 등이 결론으로 도출됐습니다.

김효정5

6.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 각국의 젊은 여성대표들을 만나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셨을 것 같습니다. G(irls)20 정상회의에 참가해서 경험하신 것들 중 무엇이 가장 인상 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상회의 기간 내내 저는 친구들 이야기를 듣느라 바빴어요. 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자들이 모두 개인 프로젝트를 이끄는 추진력이 강한 친구들이었어요. 그만큼 정말 가슴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혹시 여성 및 아동 국제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이화인이 있다면, 다음에 꼭 한 번 신청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신적으로 많이 자극이 되는 경험이었거든요.

저보다 어리거나 아니면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이 스스로 회사를 창립하고, 단체를 운영하는 한 CEO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대표로 참가한 친구는 직접 책을 쓰면서 글쓰기 워크숍을 여는 단체의 대표이고, 파키스탄 대표로 참가한 친구는 여성들에게 재봉틀을 빌려주고 이들이 직접 옷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대표는 만 20세인데, 다니던 웨슬리대학교를 중도 휴학하고 멕시코에서 현지여성들이 만드는 음식을 판매하는 벤처기업을 창립했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듣고 미래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있자니, 저도 한 단체의 CEO가 될 수 있는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제가 ''김효정'이라는 브랜드'라고 느끼는 순간었지요. 또 저와 같이 세계를 바라보는 여러 친구들이 각지에 있다는 동지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7. 이화에서 배운 가르침과 이화에서 보고 느낀 것이 사회에서 어떤 도움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이화는 제가 움츠러들지 않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준 곳이에요. 작게는 수업의 조모임 리더, 크게는 신문사 편집장에서 학생회장까지 모두가 여성으로 구성된 곳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들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하라는 메시지를 줬던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 어떤 것도 제가 잘하기 보다는 똑똑한 제 친구들 덕분에 제가 배우는 것이 더 많았어요. 또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에게 주는 기회에 계속 관심을 갖고, 교내에서 열리는 강연에 스스로 찾아다닌 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이화에는 참여할 수 있는 교내 프로그램들도 많아요. 저는 1학년 때 베이징대학교에서 하는 어학연수를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다녀왔고, 2학년 때는 영어토론동아리 DAE(Debate Association of Ewha) 소속으로 필리핀, 뉴질랜드에서 열린 영어토론대회에 참가했었어요. 또 하버드-아시아 교류 프로그램인 HCAP(Harvard College in Asia Program)을 통해 하버드대를 방문하기도 했어요. 그때 만난 친구들과 지금까지 인연이 돼서, 서로 연락하며 정보도 공유하고 있답니다.

저는 이화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내 꿈은 대한민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한민국을 넘어 더 많은 세상을 여행하고, 경험하고, 체험해서 세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이렇게 큰 꿈을 꾸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는 나이가 들면서 꿈이 작아진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철이 덜 든 것인지 몰라도 꿈이 무궁무진하게 커지고만 있답니다. 그런 점에서 이화의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많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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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선배님의 꿈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욕심이 많아요.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거든요. 궁극적으로는 국제 여성 및 아동의 교육과 인권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을텐데, 우선 국제기구 혹은 비정부기구의 여성 및 아동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제가 다녀온 나라들에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글도 쓰고,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구석구석의 세계 여러 나라에 강연도 다니고 싶어요. 우선은 서울아모에서 정기적으로 양질의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올리는 일과, 스페인어로 제작된 공신력 있는 한국어 교재를 제작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이 기회가 확장된다면 프랑스어나 중국어 등 다른 언어권 한국어 교재를 집필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오는 11월 12일(목)부터는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5’에 참가하는 이스라엘 회사인 ‘Persona.ly’를 도와서 한국인 코디네이터로 일하기로 했습니다. 그 프로젝트 준비로 매일 바쁘게 지내고 있는 중이랍니다. 2013년에 이스라엘 저널리즘 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방문했을 때 알게 된 친구가 게임회사 대표로 한국, 그것도 저의 고향인 부산을 방문한다고 하니 정말 놀랍더라고요.

이외에도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에서 제가 참여할 수 있는 또 다른 국제협력 분야의 일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약 6개월 후면 한국이 아닌 또 다른 어느 곳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50살이 됐을 때는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00인에 들고 싶어요. 그 만큼 국내외적으로 국제협력 및 인권향상에 힘써서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야겠죠. ‘김효정’이라는 사람이 브랜드가 되고, 저로 인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그만큼 많은 응원 부탁드릴게요!

이화투데이 리포터 박선정(사학·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