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이화-현우 여성과 평화 학술상 시상식 및 기념전시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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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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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문제를 연구·실천해온 학자 선정해 시상
제1회 수상자로 김은정 미국 시러큐스대학교 교수 선정
한국 여성학을 선도해온 본교는 ‘여성’과 ‘평화’를 키워드로 여성학 연구를 자리매김하고 그 역사를 발전적으로 이어가고자 <이화-현우 여성과 평화 학술상>을 제정했다.
한국여성연구원(원장 강애란)은 11월 10일(화) (재)현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제정된 ‘제1회 이화-현우 여성과 평화 학술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한국여성연구원은 1977년 한국 최초로 여성학 수업을 개설한 이래 반세기 동안 한국의 여성학 연구를 선도해왔으며, 여성학 이론과 방법론에 대한 기초연구를 통해 여성학 연구가 활발해지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여성학을 통해 여성들이 모든 종류의 폭력으로부터 해방되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을 지향하고 있는 한국여성연구원은 ‘이화-현우 여성과 평화 학술상’ 제정을 통해 여성과 평화를 키워드로 하여 각 학문분과에서 한국 여성 문제를 연구하고 실천해온 학자들의 업적을 치하하고 격려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김혜숙 총장, 현우문화재단 최청규 이사 등 최소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강애란 한국여성연구원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행사는 김혜숙 총장의 축사와 시상, 정지영 아시아여성학센터장의 심사평과 수상자 특강 순으로 진행됐으며,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됐다.
격려사를 전하는 김혜숙 총장 | ‘제1회 이화-현우 여성과 평화 학술상’ 수상자 김은정 교수의 온라인 특강 |
(왼쪽부터) 최대석 대외부총장,정지영 아시아여성학센터장, 박승희 교수, 김혜숙 총장, 현우문화재단 최청규 이사, 강애란 한국여성학연구원장, 최유미 대외협력처장, 양혜원 교수
김혜숙 총장은 시상식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선도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이화여대의 사명 중 하나이며, 우리가 꿈꾸는 여성이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사회, 여성들이 평화를 이끄는 주체가 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한국여성연구원이 ‘이화-현우 여성과 평화 학술상’을 통해 앞장서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제1회 이화-현우 여성과 평화 학술상’을 수상한 김은정 미국 시러큐스대학교 교수는 장애·젠더·섹슈얼리티 연구 분야의 권위자이다. 김 교수는 본교 특수교육학과와 동대학원 여성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젠더와 여성학을 부전공하고 장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 『치유의 폭력;Curative Violence』으로 미국 여성학 학회 선정 ‘앨리슨 핍마이어 북어워드’(2017)와 미국 아시아학 협회 선정 ‘제임스 팔래이즈 북프라이즈’(2019)를 수상했으며 건강과 정상성에 기반한 사회에서 타자화 되어온 장애여성과 성소수자, 노인, 만성질환인의 경험과 인권에 대한 문화적 재현, 테크놀로지, 예술과 사회운동의 접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훌륭한 저서와 논문을 통해 한국 문화 속에서 ‘장애’가 다루어지는 방식을 분석하고 한국사회의 ‘치유와 재활’ 이데올로기 이면에 숨겨진 폭력성을 밝혀내는 등 여성학과 장애학 연구에 중요한 업적을 세우고 각 영역의 학문적 지평을 확장 심화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김 교수는 페이스북 생중계를 통해 ‘치유의 폭력: 근대 한국의 장애, 젠더, 성의 재활’을 주제로 그간 진행해온 본인의 연구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특강을 통해 “치유된 미래를 위해 장애를 가진 현재의 삶이 부정되고 유예될 때 이는 폭력으로 작용한다”며 반폭력과 평화를 위한 실천을 위해 “장애의 존재를 인간 다양성의 일부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며 소수자의 연대 및 학문과 국가의 경계를 초월하는 포괄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시상식 전날인 11월 9일(월)에는 ‘이화-현우 여성과 평화 학술상’ 제정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마련된 기념전시회 <A Larger Mind 우리가 지나쳐 온 그녀들의 공간> 개막식이 진행됐다.
기념전시회에서는 본교 한국여성연구원장이자 설치미술가인 강애란 교수를 비롯하여 권혜원, 박성연, 박영숙, 윤석남, 정정엽, 천민정, 막달레나공동체 판도라사진모임 등 국내 여성미술가들의 다양한 작품들과 여성의 문제를 다룬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근현대사를 관통해 현대로 이어지는 여성작가들의 내적 성찰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을 강조하고 여성작가들의 실천이야말로 보다 평화로운 사회를 위한 관계의 모태임을 보여주고자 기획됐다.
전시회 개최를 기념하며 강애란 한국여성연구원장은 “남성작가 일변도의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치열하게 작업해온 한국 여성작가들을 중심으로 서사를 구성했다”며 “본 전시가 젠더의식에 그리고 여성작가들의 작가 정체성에 대해 한국 사회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논의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1세대 여성주의 작가로 유명한 윤석남의 신작 <이화림 초상>이 공개됐다. <이화림 초상>은 국가독립이라는 목표를 위해 ‘단신 이주’를 감행한 이화림(1905-1999)을 그리며 윤봉길 의거나 김구의 역사에 지워진 여성 독립운동가의 행적과 위상을 격상시켜 보여주고 있다. 1세대 여성 사진작가인 박영숙은 <미친년 프로젝트>의 하나로 ‘몸은 갇혀 있으나 욕망에 의해 정처 없는 마음’을 달랠 길 없는 여성의 모습을 찍은 작품 등을 소개한다. 강애란의 <여성독립운동가 시리즈>는 유관순, 남지현 등 역사 안에 묻혀있던 근대여성들의 삶을 한권의 책 형태로 표현했다. 이밖에 정정엽, 천민정, 박성연 등 훌륭한 국내 여성작가들의 전시가 관객을 찾아간다. 본 전시는 오는 11월 18일(수)까지 교내 ECC 대산갤러리(B3)에서 진행된다.
(왼쪽부터) 강애란 作 <여성독립운동가 시리즈>, 윤석남의 作 <이화림 초상>, 정정엽 作 <최초의 만찬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