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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한 걸음 길을 만든다

  • Date2020.04.06
  • 4288
김순옥 정책과학대학원 동창회장

여성 CEO의 이정표를 만들다


김순옥 동문(정책과학과 석사 19졸)은 우리나라 여성 CEO 1세대이자 여성정책 변천사의 산증인이다. 복사와 커피 심부름이 여성의 주업무였던 1970년 중반, 외국상사에서 선진화된 시스템과 비즈니스를 배운 그는 1980년에 텍스타일디자인 회사를 창업했다. 오늘날 중견 자동자부품업체의 대표가 되기까지 40년 동안 여성 CEO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80년대는 여자가, 그것도 결혼도 안 한 서른살 미혼여성이 사업을 한다는 건 엄두도 못 내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여자가 사업한다고 하면 무조건 남편의 보증을 요구했어요. 여성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도 극히 제한적이었고, 앞서 나간 선배들도 없었고요.” 

 

그녀는 스스로 길을 만들기로 했다. “여성 CEO 기업은 환경적으로나 규모면에서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여성기업을 위한 정책 수립이 절실했어요” 김 회장은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이하 여경총)의 창립 멤버이자 제7대~10대 회장으로 9년간 여경총을 이끌며 여성기업을 위한 정책 제안에 발 벗고 나섰다. 지금 우리가 당연히 누리고 있는 많은 여성기업 정책들의 상당수가 여성경제인협회들의 작품이다. “일단 저를 위해서 열심히 뛰었고요, 후배 CEO들을 위해 이정표 하나 찍고 간다는 생각으로 열정을 쏟았어요. 금방은 안되더라도 제 안이 하나하나 정책으로 실현되면서 여성들의 지위와 권익이 조금씩 향상되는 것이 정말 보람 있고 즐거웠거든요.”



여성 리더들의 필수 관문은?


정책과학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정책과학대학원 동창회장을 맡은 김순옥 회장. 2018 년 12월에는 정책과학대학원발전기금 5천만원을 기부해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클럽인 이화아너스클럽에 가입했다. “후원하게 된 계기는 단순해요. 첫째는 이화에 대한 사랑이고요, 둘째는 정책과학대학원이 능력 있는 여성리더를 더 많이 키워줬으면 하는 마음이죠.” 

 

우리나라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OECD 국가 중에서 꼴찌다. 여성임원 할당제를 제안하면, 관계 부처나 기업들은 임원 역할을 감당할 전문 여성리더가 없다며 난색을 표한다고. 그래서 김 회장은 “우리 여성들이 리더가 되려면 그 자리를 감당할 능력을 스스로 갖춰야 한다”면서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이 임원급 리더가 되고 싶은 여성들이 꼭 거쳐 가야 할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정책과학대학원 동창회장으로서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정책과학대학원이 올해로 21주년이 돼요.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동창들을 많이 배출했지만 아직 동창회 조직은 미약한 편이에요. 기업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선배들이 어느 분야, 어느 기업에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도록 네트워킹에 힘쓰려고요” 선배가 후배를 이끌어주는 여성리더들의 동창회를 만들고 싶다는 그녀. 40여 년에 걸쳐 제안하고 부딪치고 관철시키며 스텝 바이 스텝으로 현실 을 변화시켜온 김 회장다운 다짐이어서 더욱 신뢰가 간다.


인터뷰 말미, 앞으로의 꿈이 있냐고 물었다. “제가 사실 체력이 옛날 같진 않아요. 그래도 우리 여성들의 능력을 제대로 펼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만드는 데 남은 힘을 보태고 싶어요” 여성을 위한 그녀의 연대의식은 참으로 크고 넓다. 김 회장이 일구어낼 정책과학대학원 동창회의 변화가 자못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