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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무디스 코리아 이사 김국영 동문

  • 등록일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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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2021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에서 이화여대는 31명의 임원을 배출하며 4년 연속 국내 기업 여성 임원 최다 배출 대학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금융감독원 최초의 여성 임원 이성남 동문(영어영문학·70년졸), 한국 금융업계 최초의 여성 CEO 손병옥 동문(영어영문학·74년졸), IBK캐피탈 대표이사 최현숙 동문(행정학·86년졸), 한국씨티은행 행장 유명순 동문(외국어교육·87년졸) 등 금융계에서도 이화 파워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화투데이는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신용평가 회사 무디스 코리아 이사 김국영 동문(경영학·01년졸)을 만나 외국계기업 신용평가사 금융업계의 커리어에 대해 들어 보았습니다. 김국영 동문님과의 인터뷰 바로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선배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경영학과 96학번 김국영입니다. 현재 무디스코리아(Moody’s Investors Service Korea)에서 Commercial Group 이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Q. 무디스코리아 Commercial Group의 Vice President로서 'Relationship Management Team covering Korea and Mongolia'팀을 맡고 계신데요. RM 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한국 직책은 이사로서, 무디스 등급을 받고 있는 100여 개의 한국과 몽골리아 기업관리 및 전반적인 비즈니스 전략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파이낸스의 트렌드를 읽고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여 그에 따른 시장 개발(Business Development)을 하고 있으며 무디스의 다양한 신용평가 서비스를 외채 발행사 및 기타 시장 참여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이 주 업무입니다.

예를 들어 XYZ라는 기업이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는데, 그중 하나가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기업이 해외에서 해외 채권 발행을 고려할 때 필요한 전반적인 커머셜 프로세스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외에도 2021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ESG 전담 실무자로서, 아시아 기업들의 환경 사회 거버넌스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무디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ESG 관련 서비스를 연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꾸준히 관련 직종에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 쌓아오신 이력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외국계 은행에서 일하겠다는 꿈으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영국계 은행인 HSBC와 지금은 하나은행과 합병한 한국외환은행 런던지점에서 기업금융을 담당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국제금융(Banking and International Finance) 석사과정을 마치고, 2008년 귀국 이후부터 무디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무디스에 입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졸업 후 근 20년간 저는 세 군데의 직장에서 일했습니다. 평생 세 번밖에 입사 면접을 치르지 않았다는 점, 세 번의 커리어 전환점 모두 시기가 적절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세 번 만에 ‘드림 직장’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6년 출산 이후 남편이 미국에서 강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런던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녹녹치 않았습니다. 당시 직장에서의 많은 도움과 이직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해외에서 워킹맘으로서의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2008년 무작정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대책 없이 한국으로 돌아와 보니 부끄럽지만 현실은 거주할 집도, 모아놓은 돈도 없었고 심지어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당시 은행들의 상황 또한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당장 벌이가 시급했던 절박함으로 지금의 회사에서 말단으로 다시 커리어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무디스에서 13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절박함과 간절함이 늘 제 커리어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Q. 무디스 신용평가사의 기업 문화가 궁금합니다. 

정직성: 무디스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로서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신용 평가와 조사, 리스크 분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선도적 기업이며 'Fortune 500' 기업 중 하나입니다. 무디스는 신념과 전문성으로 투명하고 일관된 금융 시장을 만드는데 기여해 왔고 이의 밑바탕에는 정직성과 성실성을 매우 중요시하는 기업 문화가 있습니다.

워라벨: 입사 초기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워라벨 즉 ‘Work-Life Balance’ 또한 무디스의 많은 기업 문화 장점 중 하나입니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장 만족도에 대한 조사를 할 때 ‘Work-Life Balance’를 이루는 것이 예외 없이 항상 목록의 상위를 차지합니다. 아마도 이는 가장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는 30대에 독박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했던 저 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성: 금융업은 규제 산업이고 돈의 흐름이 빠르게 움직이는 곳이라 업무 특성상 보수적인 문화가 지배적일 수밖에 없는데 무디스는 해외의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동시에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조화롭게 이루어진 멋진 곳입니다.


Q. 긴 시간 동안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는 과정이 쉽지 않으셨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지금껏 있던 일들 중 손에 꼽는 힘들었던 기억 혹은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바쁘게 돌아가는 직장 생활 가운데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와 도전에 맞서게 됩니다. 실제로는 업무와 개인적 삶은 결코 분리되지 않는 게 현실이고, 하나의 궤도 위에서 많은 도전을 지속적으로 이겨내야만 합니다. 이제는 코로나로 오히려 그리워진 잦은 해외 출장과 자녀 양육 병행으로 늘 정신이 없었고, 제 업무 스타일이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라 과업이 주어지면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올 때까지 무조건 직진하는 편입니다. 그 과정의 결과로 모두들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어려운 거래(deal)들을 따내고, 중국의 그늘에 늘 가려져 있는 한국이 ‘아시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하이라이트 될 때 가장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Q. 선배님께서는 학부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이화에서의 기억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그러고 보니 졸업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네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열심히 놀고 아르바이트하며 공부하고 연애했죠. 너무 많은 추억들이 있어요. 예전에는 상경학부가 법정대 내에 있었어요. #헬렌관 을 지나 법정대 산꼭대기(?)에 올라 교수님들과 친구들과 미래의 삶에 대해 순수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던 시간이 그립습니다. 교정 내 흐드러지게 만개하던 벚꽃과 목련들, 그 짧고 찬란한 아름다움이 우리네 학창 시절과 같다는 뒤늦은 깨달음. 헬렌관에서 먹던 밍밍한 천 원짜리 스파게티(일명 고무줄 스파게티)와 김치전은 그 당시 이화인의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었죠.

이화에 방문한 엘리자베스 여왕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이화여대 방문 또한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2박 3일의 짧은 방한 일정 기간 중에 이화여자대학교를 방문하여 21세기 한국 여성의 역할에 대한 담론의 시간을 가졌는데, 마치 전 세계로부터 이화가 추구하는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았습니다. 대한민국 여성교육의 주도적 리더인 이화여자대학교의 일원이라는 엄청난 자긍심 그리고 앞으로 이화인으로서 해야 할 기대와 같은 것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담입니다만, 런던에서 수년간 거주하면서 영국인들의 로열패밀리에 대한 관심과 동경을 가까이에서 보고 접하며 살았습니다. 영국인들은 왜 여왕과 왕실 패밀리에 열광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영국인 동료로부터 이런 답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을 볼 때마다 우리가 왠지 격조와 품격이 있어 보이는 느낌을 받는다. 여왕과 왕실로 인해 영국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음을 느낀다.” 어쩌면 우리가 추구하는 리더십도 이와 닮은 것이 아닐까요.


Q. 외국계 기업이나 신용평가사에 취업을 꿈꾸는 이화인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이화인들이 갖추었으면 하는 역량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째, 제가 본 많은 글로벌 인재들의 공통점은 영어를 모국어처럼 유창하게 하는 것보다는 핵심을 정확하게 찌르는 조리 있는 화법을 구사한다는 것입니다. 짧고 명확하게 요약 설명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입니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듣는 사람들 대부분이 나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너는 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정확하고 쉽게 이해를 시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대화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저도 늘 고민하고 여전히 어려운 기술입니다.

둘째, 본인이 원하는 곳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스킬로 무장하고 사회에 나왔으면 합니다. 요즘 기업, 특히 무디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경력직을 선호하는데 신입사원이라 해도 업무 수행에 대한 방법을 일일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셋째, 학창 시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히시기 바랍니다.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에는 국적만으로 구분되지 않는 다양한 문화 인종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틀린 방식’이 아닌 정말 많은 ‘다른 방식’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공존한다는 사실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넷째, 흔히 글로벌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서 외국에 나가 살거나 꼭 외국회사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요즘은 - 특히 코로나 이후 - 집이나 사무실에서 전화나 Zoom 하나로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설령 내 맘에 꼭 들지 않는 회사 또는 업무를 배정받게 되더라도 내가 소속된 곳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신용을 쌓다 보면 원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훌륭한 사회인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생각보다 좁은 사회라는 점 꼭 기억해두었으면 좋겠습니다.


Q. 동문님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같은 자리에서 발전 없이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을 매우 지루해 하는 성격임에도 무디스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이유는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니즈에 발맞추어 새로운 호기심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었고, 이를 지지하고 장려하는 조직문화와 팀워크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꺼지지 않는 열정의 불씨를 계속 키워 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업무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또한 지난 5년간 무디스 한국의 WBRG(Women’s Business Resource Group) 리더로서 여성 인력의 고용 및 커리어 개발을 위해 많은 활동에 참여해 왔는데 아직 현실적으로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향후에는 좀 더 유용한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건의 및 도입하여 무디스 글로벌 여성인재 양성에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면 합니다.


Q.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화 DNA란 무엇인가요?

스스로 주도적으로 찾아서 알아서 하는 정신과 태도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아니면 누가 먼저 나서서 대신하겠지,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 여자대학교 생활을 통해 자진해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적극성을 갖추고 사회에 나갈 수 있게 되는데요. 이러한 적극성과 문제해결 능력은 글로벌 기업 문화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는 소감 및 후배 이화인들을 위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늘 유연하고 열린 사고를 가지고 긍정적 태도로 내 삷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멋진 이화인들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