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이화여자대학교

통합검색
nav bar
 
Ewha University

People

[경제계] 패션 브랜드 RIU&VIU 대표 김예지 동문

  • 등록일2020.04.09
  • 4742

이화투데이는 오늘 특별한 분을 만나고 왔습니다. 바로 패션 브랜드 RIU&VIU의 대표 김예지 동문입니다. RIU&VIU 는 ‘시간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우리의 관점을 담다’라는 뜻을 가진 패션 브랜드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을 실생활 패션 아이템 속에 적용시켜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강점과 차별화된 전략을 이용하여 한국의 아름다움을 살린 브랜드를 제작한 김예지 동문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Q.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07년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에 입학, 의류학과를 복수전공한 김예지입니다. 학부 졸업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전통복식연구실에서 한국 복식사를 공부했고, 온지음 연구소와 디자인 회사인 레콜라지에서 근무한 이후 저의 브랜드인 RIU&VIU를 론칭하였습니다.


Q. 현재 구체적으로 어쩐 업무를 맡고 계신지 알고 싶습니다.

RIU&VIU의 제품인 의류와 신발에 대한 콘셉트 기획, 디자인, 생산 등 제품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기획 운영 파트로 분리하여 파트너 관계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의류 분야로 진출하게 되신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다양한 분야에 용기 있게 뛰어들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국립국악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시간 예술인 음악보다는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만들기와 그리기 등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편이었습니다. 또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보니 의류학에 관심이 생겨 복수전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졸업 이후 음악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취직이 쉽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그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나의 강점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하면서 한국음악을 전공하며 오래 입어온 #한복 이 저에게 강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한복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대학원 선배님의 추천으로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며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회사를 가고 싶지 않다고 느낀 적이 없을 만큼 이 분야에 내가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고, 제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저를 많은 분들이 좋게 평가하고 도와주셨던 덕분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회사는 우리 전통 한복이 아닌 서양 복식 관련 회사였는데, 사실 저는 그 분야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못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님께서 항상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내는 저와 일하고 싶다며 영입을 제안해 주셨어요. 그렇게 제가 스스로에 대해 의심할 때도 주변에서 신뢰해 주시고 이끌어주셔서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Q. RIU&VIU의 특별함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특별함을 가진 브랜드를 만들게 되신 동기가 궁금합니다.

RIU&VIU에서 ‘RIU’는 流[흐를 류]의 뜻을, ‘VIU’는 [VIEW:보다], ‘비우다’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시간의 흐름(流) 안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우리의 관점을 담은 패션 브랜드인데요. 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의 관점, 생각, 디자인을 담는 것이 RIU&VIU의 특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복이 패션이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한복은 패션이라고 하기엔 너무 일부의 사람들이 입는 전통복식의 느낌이 강하잖아요. 그런 점이 아쉬웠어요. 사람들은 한국적인 것, 전통적인 것이 아름답고 좋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좋은 이유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잘 사용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통에 대해 꾸준히 생각하면서, 스스로 패션에서 한국적인 요소들을 찾는 작업을 계속 해왔어요.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에 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고, 퇴사 이후에 시장을 탐색하던 중 전통신발 시장이 전무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전통의 아름다운 요소들을 과거에만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시대에 맞추어 살아 있게 하는 패션 아이템을 만들자는 생각에 RIU&VIU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전통을 살리고 스트랩과 신발의 색상을 조합할 수 있는 디자인의 제품


Q. RIU&VIU를 통해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저의 관점을 담은 제품을 통해 사람들이 전통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를 통해 전통의복이 하나의 패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고, 설득력을 가진 브랜드, 쉽고 재미있게 생각되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두루마기를 모티브로 한 옷(왼쪽)


Q. 창업을 꿈꾸는 이들은 많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창업할 수 있었던 요인과 성공 비결이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도움이 있어 지금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함께하고 계신 분들도 그렇고 영입 제안을 하셨던 두 번째 회사 분도 그렇고 모두 일하면서 만난 분들이세요. 항상 최선을 다하던 저의 모습에서 주변 분들이 좋게 평가해 주시더라고요. 때에 맞춰 저를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게 브랜드 창업에 큰 도움이 되었고, 이후로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금전적으로는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국가에서 창업을 지원해 주는 사업들이 몇 가지 있거든요, 그중에서 경기도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2천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짧은 시간 내에 창업을 한 건 맞지만, 저는 아직 이루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성공했다기보단 성공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사실 작년 10월 말에 오픈했기 때문에 뿌듯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이 아직 많진 않아요. 그래도 꼽아보자면, 오픈 팝업을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제 디자인에 대한 공감을 해 주셨고 판매 실적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에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한국의 상’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전시도 하고 기사도 게재됐는데, 이렇게 저희 브랜드에 관심을 두실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팝업 스토어를 열었을 때 어떤 분이 작품을 열심히 보시더니 저에게 “디자이너님은 천재인 것 같아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당시에는 부끄러웠는데 지나고 나니 정말 감사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 그런지 아직까진 힘든 순간은 없었던 것 같고, 재미있기만 합니다.


Q. 이화에서 배운 수업이나 각종 활동들 중 큰 도움이 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의류학을 복수전공하며 들었던 수업이 디자인에 도움이 되었어요. 또 이화에서 들었던 많은 수업들이 좋았지만, 교양수업 중에 <인간 발달과 가족>이라는 수업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 수업이 저의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어 주었거든요. 강의를 통해 제가 생각해본 적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고,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씀 중에 핵심적으로 스스로 경제력을 가진 주체적인 사람이 되라고 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전까지는 '경제력을 갖춘 여성으로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 수업을 계기로 ‘나는 경제력을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어요. 덕분에 내가 어떤 일을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다른 이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화를 둘 것인지 생각해보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Q. 아직 자신의 진로를 정하지 못한 이화인들이 많은데요. 진로와 관련한 정보는 어떻게 탐색하고 알아보셨는지 궁금합니다.

교내 복수전공 제도를 이용하여 관심 있는 분야의 수업에 참여하고 정보를 탐색했는데요. 저는 워낙 꿈이 명확했고 의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일찍 의류학과 복수전공을 시작했어요. 이화인 여러분도 본인의 전공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관심 가는 분야의 수업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복수전공을 선택할 때, 하나의 수업을 들어보고 결정하기보다 여러 수업을 들어보며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탐색해 나가는 걸 추천합니다. 


Q. 나에게 있는 '이화 DNA'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반골 기질, 무언가를 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며 제 뜻을 행하는 것이 저에게 있는 이화 DNA라고 생각해요. 또, 이화에서 배웠던 것은 '안주'하지 않는 것입니다. 안정을 바라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시도하며 뛰어들게 돼요. 제 경우에는 삶이 안정적이라고 생각될 때 오히려 불안해지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했고 이로부터 도전정신과 다양한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마음이 불안한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잘 이용해서 그저 안주하지 않고 도전한다면 큰 발전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동문님이 이루고 싶은 목표, 꿈이 궁금합니다.

이화에서의 배움을 토대로, 경제력을 가진 여성으로서 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사실 이 브랜드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더 성장할 수도 있고 다른 브랜드로 진화할 수도 있고, 다른 사업을 할 수도 있고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사회에서 하나의 경제력을 갖춘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사는 것이 제 꿈이에요.




지금까지 김예지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하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셨다는 선배님의 말씀을 통해 모든 이화인 여러분도 소망하고 있는 꿈과 희망에 도전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1기 배정현, 12기 정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