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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계] SBS 아나운서 이병희 동문

  • 등록일20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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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화DNA 인터뷰의 주인공은 SBS 12시 뉴스, 모닝와이드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아나운서 이병희 동문(영어영문학∙99년졸)입니다. 최근 유튜브 스브스 아나운서 채널의 콘텐츠 기획과 제작까지 그 영역을 넓히며 활약 중인 이병희 아나운서와의 인터뷰, 바로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영어영문학과 95학번 이병희입니다. 1998년에 SBS에 입사했고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톡톡 정보 브런치>라는 교양 정보 프로그램 진행과, <꾸러기 탐구 생활>이라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내레이션을 맡고 있습니다. 작년 11월까지 <모닝와이드 아침뉴스>를 진행했었는데 이제는 지금까지 주로 해 온 뉴스를 떠나 유연한 진행의 교양 프로그램을 맡고 있고 또한 유튜브 채널 <스브스아나운서>를 직접 제작, 운영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Q. 아나운서를 꿈꾸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후배들을 보면 어릴 때부터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오랫동안 준비를 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는 아나운서에 대해서 어릴 때부터 구체적으로 꿈꾸진 않았어요. 막연하게 텔레비전에 나오는 게 좋아 보여서 거울 보고 따라 해보고, 특파원들을 보면서 ‘나중에 나도 이런 일해보고 싶다’ 정도로 상상해 보았었어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일에 관심을 가져서 초등학교 때 방송반도 했었죠. 그러다 대학 때 우연히 방문했던 방송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4학년 때 취업을 고민하면서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조금 늦게 도전했는데 다행히 빨리, 잘 자리를 잡았어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들어왔는데 너무나도 즐거운 일이어서 여태까지 하게 된 거 같아요. 한 가지 아쉬운 건 그때 내가 좀 더 고민하고, 이 일에 대한 깊은 생각 후에 일하게 됐으면 그때 젊은 시절을 더 귀중하게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Q.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셨는데, 아나운서 일을 하시는 데 어떠한 도움이 되었나요?

영문학 전공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문학을 공부하는 것이니 간접적으로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후배들을 보면 세계화되는 시장에서 미국 할리우드 배우를 인터뷰하는 경우도 가끔 있답니다. 영어가 꼭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잘하면 언젠가 활용할 기회가 오는 거 같아요. 

사실 저는 부전공으로 비서학과를 공부했어요. 아나운서가 하는 일에 있어서 무슨 전공을 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면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주변 수많은 것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요. 세상 모든 것이 방송의 주제가 되고 또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 만나야 하기 때문에 주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적합한 일이지요. 방송에서 아나운서가 전문가일 필요는 없어요. 잘 모르는 시청자의 입장, 적어도 이 주제에 대해서 흥미가 있는데 뭔가 더 알고 싶은 시청자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거 같아요.


Q. 이른 나이에 아나운서가 되셨는데, 처음 일을 하시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서 야단도 많이 맞고 그랬어요. 선배들이 보기에 아직 어려서 부족한 게 많았을 거 같아요. 처음이라 미숙해서 우왕좌왕했긴 했지만, 또 나름대로 금방 어렵지 않게 적응했습니다.

꼭 아나운서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는 처음이니까 서툴고, 이 사람은 처음이구나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부족한 나 자신을 인정하기도 힘든데 거기에 더해서 나를 보는 시선까지 느껴지니까 더 서운할 수밖에 없어요.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오랫동안 한 길을 걸은 것 자체로 인정해 주는 사람도 있고, 제 안에 아주 작은 자신감도 생긴 것 같고 여러 가지로 익숙해져서 편해진 것도 있어요.


Q. 아나운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제 경우 화요일엔 방송 녹화를 하고 금요일엔 어린이 프로그램 더빙을 맡고 있습니다. 중간중간에 특집 방송이 있으면 진행을 담당하고요. 일주일에 한 번 새벽 라디오 뉴스를 담당해서 조근을 하고, 가끔 주말 근무를 하기도 해요. 또 후배 아나운서들의 뉴스 교육을 맡기도 하죠. 2월에 새로 생긴 유튜브 채널 <스브스아나운서>를 담당해서 나머지 시간은 주로 촬영과 편집으로 가득 차 있어요. 아나운서팀 채널을 만들어 보고자 해서 시작한 일인데, 원래 만드는 걸 좋아해서 제 나름대로 영상을 만들었다가 촬영부터 편집까지 맡게 되었어요. 하다 보니까 재미있어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보게 되었어요. 정말 오랜만에 어떠한 일에 열정을 가지고 몰두해서 일하고 있어요. 제 방송이 없는 시간에는 다른 아나운서 동료들 촬영하고 편집해서 퇴근하기 전에 업로드하고 나가는 게 조금은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보람되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어요.


Q. 아나운서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주변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중요해요. 관심은 있는데 차가운 시선으로만 바라보면 안 돼요. 아나운서는 그 내용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이 내용을 어떻게 쉽고 친절하게 잘 전달할 수 있느냐에 대해 고민을 하는 사람이 아나운서에요. 시청자에게 맞추어 그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려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죠. 그렇기 때문에 아나운서는 따뜻한 관심을 기초로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인터뷰이에게 궁금한 걸 알아내는 과정도 따뜻한 관심이 있어야 하고 이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친절하고 알기 쉽게 전달해 줄 수 있어요. 


Q. 아나운서를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세상이 너무 급변하고 있어요. 방송 환경도 마찬가지로요. 현직 아나운서인 저도 앞으로의 방송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어요.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동시에 기대가 되기도 해요. 변화하는 사회가 어떻게 보면 기회일 수도 있으니 이에 잘 적응하고 맞춰서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이제는 더 이상 방송을 방송국에서만 하지 않잖아요. 급변하는 환경을 보면서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송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Q. 학창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ESAOS 에서 퍼스트 바이올린(first violin)을 맡아서 활동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ESAOS는 저희 때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다들 열정적으로 했었거든요. '대학생활'하면 오케스트라 활동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조금 부족해도 다들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함께 연습하고 무대를 올렸던 추억도 있어요. 잘하진 못했어도 열심히 연습하는 과정에서 재밌는 일도 많았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사귀어서 돌이켜 봤을 때 즐거운 기억이에요.


Q. 학창 시절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은 무엇인가요?

<국악의 이해>라는 교양 수업과 <서양미술의 이해>라는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국악의 이해>는 가야금을 전공하시는 국악과 황병기 교수님의 강의였는데, 당시 명강의로 유명해서 주변에서 졸업 전에 한 번씩은 들으라고 추천해 주시는 강의였어요. 교수님께서 말씀을 재밌게 해주셔서 수업이 매우 흥미로웠는데 어느 날 교수님의 가야금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남아요. 

또, 교수님 성함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미술사를 다룬 교양강의 <서양미술의 이해>도 기억에 남아요. 교수님께서 대형 강의실에서 큰 화면에 작품을 띄어놓고 작품 하나하나를 재밌게 설명해 주셨어요.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그 수업이 너무 좋았고 수업을 들을 때 가슴이 벅차올랐던 기억이 나요.


Q. 선배님이 생각하시는 이화 DNA란 무엇인가요?

이화 DNA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독립성”인 거 같아요. ‘여대’라고 하면 외부에서 의존적인 이미지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화여대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아무도 우리를 대신해 주지 않아요. 모든 걸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합니다. 결혼생활, 사회생활 등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바로 이화인 만의 DNA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SBS 아나운서 이병희 동문님과의 인터뷰였습니다! 주변의 다양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데요. 오늘 이 인터뷰가 아나운서를 준비하시는 많은 이화인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화투데이 리포터 12기 정경은